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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가 안좋다. 10월 3일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풀코스 참가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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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손기정 마라톤 대회가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두 달동안 많이 달리고 훈련도 꾸준히 해왔는데 마음이 쳐지니 몸도 고단하다. 2주 정도는 통제하고 강력한 규율에 따라 지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 사업하는 일과 겹치고, 성과에 집중하다보니 잠도 부족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해 본다. 일요일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혼자 트랙을 한 시간 정도 뛰었다. 바로 오른쪽 발바닥 뒤꿈치가 조금 아파서 2~3일 조심했는데 아직도 약간 아프다. 왼쪽 발목 인대 부분은 뛰고 나면 나빠지다 좋아지다를 반복하고 있다. 왼쪽 어깨와 가슴 통증이 약해지고 있다. 한쪽으로 압박해 잠을 자다보니 근육이 뻐근한 모양인데 오래간다. 


일단 트랙이든 양재천 주로에 나가서 2~3km를 달리다 보면 여기저기 통증은 사라진다.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무릎 아래에 생기는 당김이나 통증은 말끔히 사라지고 달리기에 익숙한 상태가 된다. 몸이 그렇다. 처음은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된다. 사실 4시간 이상 쉬지 않고 오래 달리는 일은 너무나 단순하다. 호흡을 가쁘지 않게 고르게 쉬면서 몸의 리듬에 맞춰 발을 교대로 내딛는 일이 전부다. 누구나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쉬운 규칙이 하나 있다.  


"한발을 내 딛는다. 땅에 닿으면 다른 발을 내딛는다. 도작지점까지 반복한다."  


얼마나 간단한가? 위대한 화가나 원을 그리는 어린아이도 단 하나의 점에서 시작한다. 하나의 점을 찍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과는 점을 찍은 사람과 찍지 못한 사람의 차이다.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달리는 시작은 스텝 하나다. 그리고 다음 발을 또 내딛는다. 같은 동작을 끝까지 반복한다. 그러면 된다. 사실 반복해서 하지 않으면 어느 단계에 이르기 위해선 반드시 반복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끝까지 반복하는 게 두렵고, 반복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재느라 도전하지 못한다. 두렵지 않아도 시작하지 않는다.


손기정마라톤 대회 안내 사이트에 들어가 코스와 시간을 확인한다. 대회날은 오전 5시 30분 정도에 기상한다. 긴장한 상태에서 준비물을 점검하고 나선다. 아침 7시까지 잠실 종합 운동장에 도착해서 동료들을 만나고, 체온을 유지하고, 조금씩 몸을 풀고, 준비운동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싱글렛에 배번을 달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커피를 마시고, 단체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출발선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대회 때 마다 다른데 풀코스 주자들이 먼저 출발하고 다음 하프와 10km, 5km 주자들이 출발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현실을 부정한다. 아니 부정하고 싶다. 부정한 채 살아도 된다. 삶은 그래도 상관없다. 그러나 부정한 채 주저앉아 있고 싶지는 않다. 문을 나서고 발을 내딛으면 모든 좋지 않고 낮은 감정은 사라진다. 이제는 달릴 일만 남았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나 이외의 것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다. 평점심을 잃지 않고 담담히 달릴 뿐이다. 나에게 남겨진 일이다.-見河-


참고 :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홈페이지 http://sonkeechungr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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