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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춘천마라톤 배번과 준비 물품이 도착했다.

지구빵집 2018. 10. 2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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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국제마라톤 대회가 10월 28일 열린다. 준비물품이 도착했다. 열흘 전에 도작했다. 안내책자와 기념티셔츠, 옷을 맡길 때 필요한 물품보관 비닐팩, 배번이 들어 있다. 진짜 경주가 시작된다. 목표로 정한 기록은 sub-4를 기록하는 일이다. 4시간 내에 마라톤 풀코스인 42.195킬로미터를 달려야 한다. 매 킬로미터를 5분 40초의 속도로 달리는 일이다. 5분 40초는 340초가 되니 100미터를 34초에 뛰는 속도로 1킬로미터를 달리고, 계속해서 42번을 달리면 된다.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나보다 먼저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4시간 완주를 달성하지 못한 동료와 내기를 했다. 무려 30만원 내기다. 둘 다 완주를 하든가, 동시에 못하면 내기는 성립이 안되지만 둘 중에 누군가 목표를 달성하면 그 사람에게 돈을 줘야 한다. 이런 걸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한다. 내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은 자기와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3개월을 훈련에 집중하고 한달 전 풀코스를 뛰어보고 2~3주 동안은 훈련도 줄이고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 2주 정도는 술도 거의 하지 않아야 한다. 어떤 계기가 되는 일은 그 자체로 새로운 기회가 된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정해져 있다는 말은 결과가 이미 어떻게 되든 된다고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둘 중에 하나다. 4시간 안에 완주하느냐, 못하느냐다. 결과를 향해 질주하는 과정이 성장하는 길이다. 도전하는 자체로 이미 달성한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언제가는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 달리기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억지로 해본다. 누구나 늙고 꺽이는 시절이 온다. 그런 모습을 보는 일은 숨이 헉 막히며 벌써 가슴엔 찬바람이 분다. 누구라도 좋으니, 아니 혼자서라도 아무말 없이 술잔만 채우고 비우고 하고 싶은 심정이 된다. 한 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서 특별히 변하지는 않는다. 달리는 일이 없어지면 분명히 다른 좋아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집에 티비가 없이 20년 정도 지내는 중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책을 보네, 알차게 지내네 하면서 말을 하면 '없으나 있으나 똑같아요.' 한다. 사실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티비가 없다고 그 시간을 건전하게 보내거나 알찬 일을 하면서 보내지는 않는다. 삶에는 비밀, 공짜, 정답이 없다고 하는데 삶은 차이도 없다. 


일상은 간혹 파도가 높게 일고, 골이 깊을 때가 있지만 멀리서 보면 늘 잔잔하고 일정하게 지나간다. 일상은 사소하고 별로 가치없어 보이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연꽃이 피는 진흙과 위장된 축복으로 가득하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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