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그냥 보는 거지.
바람에 날려가는 거지.
용써봤자 지 손해지.
힘만들고.
토요일 아침, 연휴 시작 첫 토요일 아침, 여자는 당직업무로 출근한다고 했다. 아침 일찍 선바위역에 내려주고 나는 달리기를 하러 간다. 여자는 일찍 출근 해 밀린 업무를 하고 나서, 토요일 오후부터 사무실 당직이었다. 사무실 입구에 앉아서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다.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하고 나서, 다시 새벽 3시부터 다음 날 9시까지 같은 일을 한다. 남자는 덕분에 하루 종일 편하게 지낸다. 운동을 하고 나면 특별한 일은 없다. 동료와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한 잔 하고 사무실로 일을 하러 간다. 사실 일은 아니다. 그냥 노는 일이다. 이것저것 소일하고 책도 보고, 아이디어도 내고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엄청 빨리 간다.
일요일 아침이 되어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다고 전화가 왔다. 10시쯤 버스를 타고 오는 중이라고 한다. 읍내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기로 한다. 보통 휴일에는 면도도 안 하고, 씻지도 않는 남자는 생각을 한다. 여자가 집에 오면 피곤하다고 잠을 잘 텐데 내가 굳이 집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입욕을 하고 면도도 한 김에 남자는 출근 준비를 한다. 그리고 시간 맞춰 과천 성당 옆에 있는 스타벅스 과천 DT점으로 간다.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 샌드위치 한 조각씩 먹고 커피 한잔 하고 2층 별빛 미술관에 섬유작가 정지은의 전시회를 보러 간다. 밋밋한 풍경을 보는 것처럼 둘러본다. 섬유가 주는 색감이 작가의 호가 왜 安穩(안온, 편안할 안, 평온할 온)인지를 알게 해 준다. 과천 스타벅스 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잘 어울린다. 그림 밑의 좋은 글들은 무엇인가 조화롭지 않다. 세세히 순 우리말 한글을 설명해주는 데 그런 것은 구태여 알려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見河-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작게나마 보여지는 현상(現象). 이를테면 주변 이야기나 익숙함에 귀 기울이고, 무심코 지나가 버린 풍경들, 그것을 담아내는 그림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지은(ARTIST, JUNG JIEUN) 개인전 2회와 한국현대미술방법전, Art Apart Fair Singapore, Fountain Art Fair New, 서울오픈아트페어, Home Table Deco, 장흥아트마켓 JAM(장흥아트파크), SCOPE MIAMI, KOLN ART FAIR, AAB 2012 SPRING, BEIJING(베이징/798 时态空间), 성북예술가를 찾습니다(갤러리 오뉴월/서울), Design & Art Fair(예술의전당/서울), 제4회A&C아트페어 (SETEC/서울), 제2회 대한민국 선정작가전(서울시립미술관/서울) 등에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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