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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적동 출근, 어쩌면 이런 완벽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지 자꾸 의심을 한다.

지구빵집 2019. 5. 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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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적동 출근, 어쩌면 이런 완벽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지 자꾸 의심을 한다.

무슨 일이든 잘하는 사람이 있다. '도대체 못 하는 게 뭐니?' 이렇게 묻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다. 이 말이 담고 있는 또 다른 의미는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제대로 하든, 못하든 일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수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영어, 수학 잘하는 사람이 다른 과목 공부를 못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대인관계 좋은 사람은 대인관계 뺀 업무나 사적인 영역에 속한 다른 일도 잘한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확률이 크다는 말이다. 잘하는 일은 어떤 일을 익숙하게 잘하는 것이다. 전문 분야건, 적성에 맞건, 오랫동안 해 온 일이든 잘하는 일이다. 여러 일을 잘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일을 잘하느라 하나의 일에 엄청나게 많이 몰입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못하는 일이 없는 사람의 장점은 다양한 일에 대한 경험이 많고, 적어도 다방면의 지식을 어느 수준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4월 19일 Iceball Maker 개발하기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22일부터 상적동으로 출근한 지 3주가 지나고 있다. 하나도 길지 않은 시간이다. 녹이 스는 작은 부품을 3D 프린터로 인쇄하여 테스트하는 일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험했다. 드론 개발할 당시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났다.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허를 상세히 검토하고, 변리사와 미팅을 하고 출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다른 개발 건으로 여기저기 미팅을 다니고, 빌려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다른 어른들(?)과 동료들과 즐겁게 지낸다. 무엇하나 둘째로 줄 세울 게 없이 모두가 맘에 든다. 집에서부터 오는 길, 도로 양 옆의 꽃집과 원예작물 농장, 연한 녹색으로 물드는 청계산, 요리 솜씨가 좋은 여사님의 점심식사와 간식, 환하고 깨끗한 건물, 주변 산책길, 휴일이라도 언제든지 나와서 놀 수 있는 사무실까지 어쩌면 이런 완벽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지 자꾸 의심을 한다. 좋은 기분과 상황을 그대로 느끼지 않고, 멈칫하는 버릇은 그를 만나고 생겼다.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은 아닐 텐데 자신에게 과분하다는 생각인지 간혹 충분히 누리기를 주저하기도 한다. 아니면 태워서 남는 것은 재 밖에 더 있겠냐? 하는 좋은 습관을 쌓아가는 중일 수도 있다. 

 

  아침 7시 30분에 아내의 출근 시간에 맞춰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까지 데려다준다.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1인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정신없이 출근을 준비하는 일은 생소하다. 3주 전부터 청계산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생긴 변화 중의 하나가 일찍 출근하는 일이다. 여자에게 좋은 일은 대부분 나에게도 좋은 일이다. 나에게 좋은 일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더군다나 지하철 역에 내려주고 곧장 회사로 가면 8시 10분에 도착한다. 여유 있게 커피를 두 모금 정도 마시고, 매일 20분 명상을 한다. 멈추지 않으니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든다. 하루 할 일을 중요한 순서대로 정리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남은 시간은 읽는다. 혼자 사업을 유지하고, 혼자 일하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조금만 집중하지 않으면 엉망이 돼버리기 일쑤고, 스스로 선택한 일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은 많지 않다. 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제안하는 내용이 강한 힘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옳은 결정이어야 한다. 여러 가지 일중에서 어떤 일을 선택하는 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도 나의 결정이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도록 선택을 해야 한다. 혼자이기 때문에 선택의 순간이 주는 압박감이나 초조한하게 마감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고 싶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見河-

 

건물 앞에 정자가 있는데 예전 지명으로 새긴 바위가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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