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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볼 때마다 늘 "겁나 섹시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빵집 2019. 5. 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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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볼 때마다 늘 "겁나 섹시하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 비슷하게 늙어가지 않는 않는 것이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 '폴'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키웠다. 매우 똑똑한 강아지였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함께 놀았다. 어느 날 집에 와보니 보이지가 않았다. 엄마는 집을 나갔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먹이를 잘못 먹어서 죽었는데 엄마는 차마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못 하셨다.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는 모습을 본 이후로 다른 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사실은 여유가 없었다. 돌 봐줄 사람도 없었고, 환경도 받쳐 주지 않았다. 보기에 그럴듯한 이유 뒤에는 반드시 정직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대부분 그럴듯한 이유에 속아 넘어간다. 정직한 이유는 잘 말하지 않는다.

 

'겁나 섹시해요' 라고 사랑하는 감정을 이렇게 또박또박 무섭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너를 보니, 불륜이고 뭐고 잘못된 게 뭔지도 모르겠고 무한 지지하고 싶다. 네가 옳다.(2014 JTBC 드라마 '밀회' 댓글)

 

양자역학의 평행 우주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가끔 삶이 그때그때 다시 시작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니까 어떤 계기들은 꼭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한 순간도 가볍지 않고 오만 진지하게 의미있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으면서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 보내도 좋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다시 시작한 건지, 18살 이전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게 아빠의 술주정이나 부부싸움, 고등학교 때 내 방에서 함께 자취하던 형과 친하게 지낸 일, 7명이 한 집에서 지낸 가족들에게선 즐거웠던 적이 거의 없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굳이 지난 일들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일을 반추라고 한다. 글을 쓰게 되면 그런 일을 자질구레하고 집요할 정도로 묘사하고 설명해야 한다. 마음이 편치 않거니와 내키지 않는 일이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무조건 완성하는 일이 중요한데, 완성하는 글은 드물다. 앞으로 나는 글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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