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청춘을 사로잡는 선명한 매혹
20대 중반, 군대는 다녀오고 할 일도 없는 심심한 친구들끼리 모임을 만들었다. 대부분 모임을 만들고 늘 하는 일중의 하나는 글모음집을 만드는 일이다. 합심해서 그럴싸하게 문집을 만들었다. 발간사를 썼는데 표지그림이 매미였다. 아마도 이현세 만화책 시작 부분에 죽은 매미가 개미에게 둘러싸인 그림이었다. 만화책 매미 그림 위에 설계도나 밑그림을 비춰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트레이싱 페이퍼를 대고 선을 따라 그린다. 다시 그 위에 하얀 종이를 대고 밑그림을 따라 그렸다. 그런대로 만화에 나오는 그림과 글을 비슷하게 그렸다. 이 그림과 글이 발간사가 되었다. 발간사의 내용은 7년을 땅속에서 기다려 허물을 벗고 땅 위로 올라왔는데, 겨우 일주일만 신나게 울다가 죽어가는 매미의 일생에 울분을 토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매미를 알고나면 누구나 그놈의 존재를 매혹적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인내 끝에 누리는 강렬한 짧은 삶, 생명의 분명한 유한성, 지독한 열정의 울음소리는 마치 인간의 삶과 비견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젊은 날 한 때나마 청춘을 사로잡는 선명한 매혹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거의 순간적인 아름다움이기에 매혹적이다.
늘 매미의 울음소리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마치는지 습관적으로 적는 나는 이번 여름에는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몰랐다. 오히려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굳이 내가 나선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매미도 그들이 누리는 짧음의 선명함을 의도한 것도 아닐 테고, 나 역시 매미와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세계는 짧음이 주는 아름다움과 선명한 마지막보다는 지루함으로 가득 찬 균형과 타협, 다양성을 가장한 생명의 보존이 훨씬 더 많이 차지하는 세계이다. 우리는 전혀 매혹적이지 않은 세계를 살고 있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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