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요가란 여여(如如)를 받아들이는 수행 - 요가 수트라 1 비움

지구빵집 2019. 8. 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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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히 앉아 있으면 봄이 오고 풀은 스스로 자란다.

  그가 조용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었다. 특히 좋았던 문장이나, 나에게 필요한 글을 찾아 한 페이지를 읽는다. 그의 책 읽는 소리가 좋다며 웃었다.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를 읽을 때마다 활자 병정 한 무더기가 줄을 맞춰 행진하는 듯했다. 그가 한 페이지를 읽는 동안 소리에 집중한다. 우리가 찾고 있는 내용이 읽는 글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가 한 페이지를 읽으면 남자는 책을 받아 읽은 부분이나 앞으로 읽을 곳을 찾아 한 페이지를 읽었다. 천천히, 부드럽게, 또박또박 숨을 가다듬고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었다. 사람은 내면의 태도가 중요하다. 태도가 사람을 훌륭하게 만든다고 아들에게 여러 번 말했다. 세상에 돈이 무한대인 것처럼 행복도 무한정이다. 행복할 줄 안다면, 행복을 누리고 그 행복을 나눌 줄 안다면 우리는 부정적인 마음을 떨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오쇼 라즈니쉬가 요가 경전 파탄잘리를 해석해 쓴 요가수트라를 읽고 있다. 책은 빨리 읽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내용을 음미하고, 곰곰이 생각하며 읽는다. 재미없는 책은 읽지 않아야 한다. 재미있는 책만 읽어도 부족한 시간이다. 항상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잘하기 위해선 마음을 쏟고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인다. 

 

  요가를 설명하는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보통 요가학원에서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을 보고 수련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몸에 관련되고, 유연성, 스트레칭이 중심이고, 몸의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가수트라를 읽고 나니 요가의 본질은 참선이나 명상수련과 같이 마음을 다스리는 일과 같았다. 다른 모든 곳에 길이 있는 것처럼 요가에도 길이 있었다. 요가수트라 책 1권은 비움이고 2권은 쉼이다. 1권은 삼매와 수행에 대해 말하고, 2권은 성취와 독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장실 갈 때든지, 라면 먹을 때 언제든지 아무 곳이나 펴서 읽어도 좋은 책이라서 마음에 든다. -見河- 

 

  요가수트라는 고대 요가의 근원이 되는 문헌이며, 기원전 2세기 파탄잘리가 썼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 철학에서 요가는 6대 철학학교 중의 하나의 이름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요가란 생각과 느낌이 확실히 유지되는 마음의 상태이며, 수트라는 줄(끈)이라는 뜻이다.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장 삼매의 장(Samadhi Pada)은 51절
수행을 시작하는 열정을 가진 초보자들에게 요가에 대한 이론과 삼매 수행의 최고 높은 단계들에 대해 설명
제2장 수행의 장(Sadhana Pada)은 55절
라자 요가의 전통적인 8단계들 가운데 다섯 가지 기본 단계들이 주는 유익함과 장애물을 극복하는 길에 대해 설명
제3장 성취의 장(Vibhutk Pada)은 56절
라자 요가의 마지막 세 가지 내적인 단계와 성실한 수행자들에게 올 수 있는 모든 능력들과 성취에 대해 설명
제4장 독존의 장(Kaivalya Pada)은 34절
우주적이고 철학적인 견지로 요가를 논의

 

  과거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현재이지만, 사람은 결코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꿈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요가는 꿈 없는 마음으로 가는 방법이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과학이다. 마음이 더 이상 미래로 움직이지 않는다. 무얼 희망하지도, 자신의 존재를 앞서 가지도 않는 것이다. 요가란 실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p.12

 

​  자신의 마음에 대해 완전히 절망했을 때, 요가의 길로 들어갈 수 있다. 아직 마음으로 무언가 바라고 있다면, 들어갈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철저한 절망이 필요하다. 요가란 더 이상 희망도, 미래도, 욕망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참만이 나를 자유롭게 하며, 진리만이 해탈의 문으로 인도한다. 진정 자신의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끼면,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 희망은 고통을 지속시킨다. 희망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요가는 무엇을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체험을 이야기한다. 과학이 실험을 이야기하듯. 실험이 바깥세상에서 하는 것이라면, 체험은 내면세계에서 하는 것이다. 체험은 내면의 실험이다. 진리에 도달하는 방편은 믿음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과 깨우침을 통해서이다.

 

  요가의 아사나는 몸과 관계하지 않고, 존재의 능력과 관계있다. 요가수트라의 저자 파탄잘리는 말한다.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고요히 앉아 있을 수 있다면, 존재의 능력이 깊어진다". 수행을 과학적으로 하려면 소마(soma) 즉, 몸에서 시작해야 된다. 몸이 변하면 호흡이 변화된다. 호흡이 변화되면 생각이 변화한다. 생각이 변화하면 모든 것이 바뀐다. 가장 거친 부분이 몸이고, 가장 미묘한 부분이 마음이다. 미묘한 부분부터 수행하지 마라. 이는 너무 어렵다. 몸의 자세를 바꾸고 싶으면 식생활을 먼저 바꾸라고 파탄잘리는 말한다. 육식을 하면 붓다와 같이 앉을 수 없다. 채식은 동물을 사랑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 요가는 마음을 멈추는 것이다. 마음이 실재하는 것이라면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겠지만, 마음이 단지 움직임에 불과했을 때는 그냥 움직임을 멈추기만 하면 된다. 걷다가 걸음을 멈추기만 하면 되듯이. 

 


"아침 햇살에 사라지는 이슬방울을 보면서
세상은 환영이며 덧없다고 말하지 않는 자는
복 받은 존재이다." - 하이쿠 시인 바쇼 마쓰오(1644-1694)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히 앉아 있으면 봄이 오고 풀은 스스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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