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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햇살같은 비행, 별양파이에서 킨포크

지구빵집 2020. 2. 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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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햇살 같은 비행, 별양 파이에서 킨포크

 

  깨질 듯 파란 하늘이 조금도 숨김없이 드러난 날 아침이다. 햇살도 맑고 투명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날이라서 집안 청소를 하고, 달래 된장국, 두부전, 계란 프라이에 아침을 먹고, 대공원을 산책했다. 사람들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까 하고 놀랐다. 중국에서 발생한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바이러스 코로나 19 영향이었다. 바람은 불었지만 바람, 땅, 물, 나무 모든 것들이 싱그러웠다. 자연이 만물을 추구(蒭狗) 한대도 지금 여기는 상관없어 보였다.

  산책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어쩐 일로 민서가 일찍 들어왔다. 어제 집에 안 들어오고 오전에 주행 운전 연습을 하고 들어왔다. 오늘 오후에 들어오니 일찍 들어온 건 맞다. 영화 기생충으로 갑자기 유명해진 '짜파구리'를 끓여준다. 조금 지나자 씻고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 사실 지금 나이에 반겨 줄 사람은 친구밖에 없다. 만나면 즐거운 사람도 친구밖에 없고. 일찍 들어오라는 빈말로 내보낸다. 낮잠도 자고 책도 읽다가 장을 보러 시내에 간다. 시내도 조용하다. 아이쿱 생협과 초록마을에 들러 장을 보고 사과파이 전문점인 별양파이 가게에 들러 커피와 파이 하나를 주문한다. 마침 옆에 킨포크 잡지가 있다. 킨포크(kinfolk)는 친척ㆍ친족을 뜻하는 명칭으로 가까운 사람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넓은 의미로 느긋하면서도 소소한 생활 방식을 일컫는 말로 바뀌었다. 작은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이미 큰 행복을 확실하게 가진 사람이다.

  해도 뉘엿뉘엿 지는 시간이라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해야 한다. 아침, 점심 모두 집에서 먹으면 이상하게 빨리 배가 고파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도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몇 가지 반찬으로 해결하니 소화도 잘 되고 몸에 부담이 안 가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일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하는 거라고 알고는 있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다는 일도 어렵다. 생각을 하게 되니까 말이다. 순간에 모든 생각을 집중하는 일을 순차적으로 행한다. 보는 일이면 보는 일에 집중하는 일이다. 보는 것과 자신이 하나가 될 정도로 집요하게 본다. 느끼는 방식도 동일하게 하려고 한다.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구멍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구멍 속에서, 또는 그것을 관통해 작동을 실행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우리는 그 속에 거주하고 그 안을 적극적으로 살아감으로써만 구멍들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레자 네가레스타니《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

 

별양파이 메뉴는 한 가지다. 파이 한 개 커피 한 잔 세트 6,000원

 

가장 특별한 요리는 가장 간단한 기술에서 나온다.

 

식사하기 전에 잠시 감사의 마음을 갖는 습관이 음식을 의식적으로 즐기게 만든다.

 

킨포크 데이블 ONE

 

매일 아침, 아무리 바빠도 한 시간 동안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었다.

 

미리 뭘 할까 고민하면 자꾸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독창성은 사라진다.

 

사람은 자기가 만나고, 경허하는 모든 것으로 형성된다. 날것의 경험과 자극으로 뭘 할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신성하든, 헤프든, 사소하든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킨포크 테이블 ONE

 

킨포크가 전반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 참 편안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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