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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짐승 같은 성질만 남지.

지구빵집 2020. 3. 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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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짐승 같은 성질만 남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짐승 같은 성질만 남지. 전쟁이 꼭 총 쏘고 포탄이 터지는 그런 곳이 아니라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이 전쟁이야. 유혹, 사랑, 끌림, 가족, 동료, 가난, 욕망, 육체, 직업, 성공, 성취, 업적, 권력 모두가 전쟁을 치르면서 하나씩 얻어야만 하는 것들이지. 하나도 빈틈없이 치러지거든. 어차피 다 잃어버릴 것들이지만 얻기 위해선 열심히 해야 하고, 치열해야만 하지. 그렇게 다들 살아가는 거야. 그래서 어느덧 나이가 들고 전쟁을 많이 치른 어른이 되면 짐승처럼 변해버린 자신을 보게 돼. 정말 잔혹한 일이지.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이 짐승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어야 더 큰 전쟁에 뛰어들 수 있잖아. 사실을 감추려고 하니 더 힘든 전쟁을 치르게 되는 데 이건 거의 막장이라 볼 수 있지. 생명 유지 본능이 이런 게 아닐까? 짐승처럼 구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수많은 짐승이 모여 건설하는 사회, 이건 사회를 이루고 사는 생명에서는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일이라서 비난할 여지도 없어. 자명한 사실 앞에서 절망하지는 말아야 해. 

 

  질렸지만 나도 어떻게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해. 다행인 것은 한편으로 얼마든지 평온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지. 좋아하고 즐거운 일로 만드는 일을 우린 할 수 있거든. 가끔씩 하는 명상을 통해 우주로 나갔다 들어오는 일을 자주 할 수 있어. 정기적인 운동, 육체를 혹사시켜 강하게 단련시키는 훈련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의 순환, 또는 가만히 우리가 느끼고 흘려보내는 시간을 지켜보는 일도 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 그러면서 전쟁에서 다치고 부상당한 마음과 육체를 조금씩 회복하는 일이야. 이걸 꾸준히 해나가야 해.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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