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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뒤에도 호수에 가을비 - 이면우

지구빵집 2020. 11. 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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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뒤에도 호수에 가을비 - 이면우 

 

가을비 소소한 수면 위로 쪽배 밀고 나가며

산중턱 단풍을 보네 저기 굽은 길 따라

자동차 단풍에 취해 숨었다 나왔다 하네

여기서 차 보이니 거기서도 쪽배 보일 터

물길과 찻길로 나뉜 삶이 단풍과 가을비에 함께 젖네

지금 저 자동차,단풍길 차마 못 빠져나가겠는가 가다서다

나는 노 놓고 물살에 배 맡긴 채, 붉은빛 번진

호수에서 십년이 눈 깜짝 새 지나갔다고

섬뜩 무언가 베고 지나가는 아픔을

가슴 위로 만져보네.

 

시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작과비평사.2001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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