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지금처럼 징글징글한 적은 처음이다. 가을이 이처럼 빨리 지나가길 바랬던 적이 있었는가 말이다. 낙엽이 거의 지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거의 노쇠하고 늙어가는 계절이다. 가을이 지나야 겨울이 오고 누구나 죽음으로 더 다가가고, 연약한 육체는 한 단계 더 야위고 초라해지는 절차를 기꺼이 밟아가는 게 가을 아닌가 말이다.
할 수 있는 일의 분야가 넓은 사람에게 좋은 점은 밥은 굶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전염병이 돌든 안 돌든, 더구나 세상이 아무리 평화로와도 없고, 약하고, 불행한 사람들은 늘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는 역할을 고스란히 감내한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 심하다. 문제는 가진 게 많고,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만든 문제를 불공평하게도 누군가가 훨씬 더 많이 떠안게 된다. 오랫동안 해왔던 생업을 접기도 하고, 하늘이 내려준 -속지 마-직업을 바꾸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
태풍의 한가운데 있으면 태풍을 보지 못한다. 헤어진 남자의 이름을 목 뒤에 문신을 새긴 여자를 알고 있다. 영원히 남자의 이름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비대면 사회로 진입하면서 많이 변한다고 하는 데 변하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변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모든 게 불편하니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불편한 일은 더욱 빨리 돌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은 바쁘다고 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코딩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동영상 편집하고 올리는 작업을 훨씬 많이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 본 이야기를 해준다. 노트북도 재미있게 봤고, 어젯밤 2시에는 노트북에 나온 노아의 연인 앨리(레이철 아담스)가 나오는 영화 '어바웃 타임'을 봤다고 했다. '처음은 이렇게 시작되고, 결말은 이래요. 교훈은 이런 점에 있고요.' 하고 수업 시간처럼 이야기를 해준다. 더 이상 다가갈 수가 없다. 무엇이든 우리를 규정한다. 자유는 미친놈들이나 추구하는 것이다. 유전자는 건너뛸 줄을 모른다. 고로 우리는 전승되고 물려받은 존재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시간 여행을-오로지 과거로만, 자신의 인생에만 영향을 끼치고, 애가 태어나기 전에만- 할 수 있다면 좋을까? 그런 일은 없다. 개인에게 최악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게 최악이기 때문이다. 존재와 생명에게 최악의 일은 역사상 일어난 적은 없다. 앞으로도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불사(不死)라든가, 부활, 시간여행 같은 최악을 초래할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 죽고, 지구는 존재하고, 시간과 공간은 영원할 것이다.
돈에 집중하는 것은 은총이자 저주다. 전혀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다. 돈 때문에 망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진심으로 행복한 부자를 본 적이 없다. 그냥 필요한 정도로만 유지하라.
교훈 1 - 아무리 시간 여행을 한다 해도 누군가 날 사랑하게 할 수는 없다.
너무 자주 연락하지 마라. 네 엄마는 방해받는 것을 아주 싫어하니까. 이별할 때는 Fuck you 손 짓을!
왜 영화에서는 항상 여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많을까? 남자는 비하해도 안 웃긴데 여자를 그런 식으로 하면 웃겨서 그런가. 사진을 가리키며 "여긴 내 딸이야. 원한다면 예랑 섹스해, 안 해본 놈이 없는 거 같으니."
무엇이든 했어야 했다. 멍청하게 반짝이는 구두만 쳐다보거나 흰 와이셔츠 소매 깃만 잡아 늘이는 짓은 쓸데없는 짓이다.
그래, 같이 산다고? 네, 하지만 오럴 섹스는 안 해요. 정말입니다.
너무나 예뻐서 같이 섹스라도 하면 죽을 거야. 그냥 죽어버릴 거야.
아무리 시간 여행을 한다 해도 누군가 날 사랑하게 할 수는 없다.
징징대지 마 나 자고 있잖아, 이 나쁜 애야.
여자가 너무 예쁜건 안 좋은 거야. 유머감각이나 개성을 키울 수가 없거든. (그래서 안 예쁜 인간이 개차반인 건가 모르겠지만)
네 결점은 머니? 그러니까 약점 같은 거 말이야.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그것, 끝엔 우리 모두 다 비슷하다는 거, 과정은 다를지 몰라도 종착역은 같다는 것.
시간여행을 해도 그날은 비가 오고, 태양이 빛나고, 태풍이 오고, 홍수가 난다는 거. 중요한 거야. 안 바뀌어!
민서가 태어날 때 특별히 '내 책임이구나.'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존중, 헌신, 자립 같은 단어가 생각났다.
갑자기 시간 여행이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인생의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너무나 즐거웠기에
그 시간으로 가는 순간 전부를 잃어버린다. 장난이 아니라 전부, 심지어 그날 생긴 정자와 난자 까지도. 결국은 바꿀 수 없다는 것. 많이 살면 살 수록 바꾸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런.
헤어져야겠지? 영원히, 술도 끊고, 일 때려치우는 것도 그만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야겠지? 착하고 지겨운 사람.
순전히 네 책임이고, 네 문제야. 병들어 죽든가, 건강하게 살든가 네가 결정해!
행복을 위한 첫 번째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똑 같이 하루를 다시 살라고 말씀하셨다. 처음엔 긴장과 걱정으로 볼 수 없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
여기 정말 아름답지 않아?
모든 게 괜찮다. 진짜로 끝없는 우주, 저너머까지 모든 것들이.
몸에 왜 이리 점이 많냐?
하루를 완벽하고 즐겁게도 아니고 낭비해서라도 무사히 지내면 다행이라고 하면서 지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너무 웃겨서 죽을 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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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