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성학십도(聖學十圖)

지구빵집 2021. 1. 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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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문헌으로 조선전기 문신·학자 이황이 1568년 12월 왕에게 올린 문서. 선조가 성군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군왕의 도(道)에 관한 학문의 요체를 도식으로 설명하였다.

 

『성학십도』는 서론의 내용이 담긴 「진성학십도차」에서 시작해 10개의 도표와 그 해설로 되어 있다. 도표는 태극도(太極圖)·서명도(西銘圖)·소학도(小學圖)·대학도(大學圖)·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인설도(仁說圖)·심학도(心學圖)·경재잠도(敬齋箴圖)·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이다. 

 

우리는 개별적 지식을 넘어 보편적인 진리나 보편적인 인간성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거의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근현대 이후 과학의 발달, 산업 문명의 발달로 모든 문화는 상대적인 것이 된 반면 객관적 경험과 검정에 기초한 과학적 지식만이 진리로 받아들여지게 된 경향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과학적 지식은 대상적 지식이다. 거기에는 주체는 인식 주체이기만 할 뿐 주체의 존재성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대상적 지식만이 중시되기 시작하며 주체는 오히려 주관적이고 객관적 인식의 장애가 되기 쉬운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주체에 대한 불신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인간과 인간의 주체에 대한 탐구를 가장 중시하는 인문학에 대한 천시 풍조를 낳게 되었다. 주체를 중시하고 주체에 기초한 삶을 중시하는 인문학적 진리관은 성립될 수 없을까? 

 

"처음에는 마음대로 안 되고 서로 모순됨이 있는 근심이 없을 수 없고, 또 때로는 지극히 괴롭고 불쾌한 병통도 있겠지만"

 

"진리가 많이 쌓이고 노력이 오래되면 자연히 마음이 진리와 서로 머금게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융회(瀜會)하여 관통(貫通)하게 됩니다. 그리고 익힘과 일이 서로 익숙해져서 차츰 모든 행동이 순탄하고 자연스럽게 됨을 보게 될 것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오늘도 두려운 마음으로 '숙흥야매잠'을 외우며 음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자료

성학십도(聖學十圖)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성학십도(聖學十圖))] 

 

상세한 자료 설명은 위 자료를 참고한다. 스캔한 성학십도 이미지를 첨부하고 9도와 10도는 경공부에 관한 내용이라 내용을 옮겨둔다.

 

9장 경재잠

 

1.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상제를 마주 모신 듯이 하라.

 

2. 걸음걸이는 무겁게 하고 손은 공손하게 하며, 땅을 골라 담는 것이 개미 둑 사이로 말을 달리듯이 하라.

 

3. 문을 나가면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일를 처리할 때는 제사를 모시듯이 하며, 조심조심 두려워 하여 감히 잠시도 안이하게 하지 말라.

 

4.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 막듯 하고 잡생각 막기를 성문 지키듯 하며, 성실하고 공경하여 감히 잠시도 경솔하게 하지 말라.

 

5. 마음을 동쪽을 갔다 서쪽으로 갔다 하지 말며, 남쪽으로 갔다 북쪽으로 갔다 하지 말고, 일을 만나 마음을 보전하여 다른 데로 가게 하지 말라

 

6. 두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둘로 나누지 말고, 세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세 갈래로 나누지 말며,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펴라.

 

7. 이것에 종사함을 경(敬)을 지킨다고 하니, 움직일 때나 고요히 있을 때나 어기지 말고, 밖이나 안이나 번갈아 바르게 하라.

 

8. 잠시라도 틈이 나면 만 가지 사욕이 일어나, 불길 없이도 뜨거워지고 얼음 없이도 차가워진다.

 

9. 털끝만큼이라도 틀림이 있으면 하늘과 땅이 바뀌게 되니, 삼강(三綱)이 침몰하고, 구법도 썩어버린다.

 

10. 오호! 아이들이여! 생각하고 조심하라! 먹글로 써서 경계를 삼아 감히 영대에 고하노라.

 

 

10장 숙흥야매잠

 

닭이 울 때 깨어나면 생각이 차츰 달리기 시작하니, 어찌 그 사이에 마음을 고요히 하여 생각을 정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 지나간 허물을 살피고 혹 새로 얻은 것의 실마리를 찾으면, 순서와 조리를 묵묵한 가운데 또렷하게 알게 될 것이다.

 

근본(마음)이 이미 확립되거든 이른 새벽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차리고 단정히 앉아 몸을 단속하여라.

 

이 마음을 수습하면 떠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고, 몸을 엄숙하게 정돈하여 가지런하게 하면 마음이 텅 비고 밝고 고요하여 전일하게 될 것이다.

 

이에 책을 펴고 성현을 마주 대하면, 공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자, 증자가 앞으로 서 있게 된다.

 

성인이신 선생의 말씀을 친절이 경청하고, 제자들의 묻고 따지는 말을 반복해서 참고하여 바로잡아라.

 

일이 생겨 그것에 응하면 행위에서 징험할 수 있으니, 밝게 빛나는 하늘의 명을 마음의 눈으로 항상 잘 살펴야 한다.

 

일에 응접함이 끝나면 나는 조금 전 그대로 되니,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정신을 모으고 생각을 쉬게 하라.

 

움직임과 고요함이 순환할 때 오직 마음으로 일을 살펴, 고요할 때 보존하고 움직일 때 살피어 두 갈래 세 갈래로 나누어지게 하지 말라.

 

독서 하다가 쉬는 여가에 틈내어 노닐며, 정신을 편안하게 하고 성정을 휴양할지어다.

 

해가 저물어 고달프게 되면 흐린 기운이 이기기 쉬우니, 재계하고 정중하게 가다듬어 정명한 정신을 북돋을지어다.

 

밤이 깊어 잠잘 때는 손발을 가지런히 거두어,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심신을 잠들게 하라.

 

밤기운으로 기를찌어다, 정(貞) 다음에는 원(元)으로 돌아가나니, 언제나 이렇게 하기를 생각하여 밤낮으로 부지런히 노력할지어다. 

 

 

 

성학십도(聖學十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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