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고양이 이야기 '문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지구빵집 2021. 8. 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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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잊힌다. 문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고양이 여신은 잊힌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상에 불멸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들의 역사를 글로 써서 기록하고 싶어 하는 고양이 여신 '바스테트'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여정이 '문명' 이야기다.  쥐에게 점령당한 세상에서 영적 소통을 통해 인간, 새, 돼지, 독수리, 쥐 등 모든 존재와 소통하려는 주인공은 결국 인터넷에 연결되는 제3의 눈을 갖게 되고 결국 쥐떼를 피해 배를 타고 다른 섬을 찾아 이동하게 된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니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된다. 다른 보상을 기대하고 행동하면 실망하거나 좌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바스테트의 연인 피타코라스에게도 냉정하고 쌀쌀맞게 군다. 오히려 피타고라스가 자신을 미워해야 자신이 사라지더라도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한다. 바스테트는 피타고라스에게 연민은 있지만 대놓고 표현하는 일은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막카리 고살라의 숙명론: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어차피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어떠한 종교행위도 어떠한 형태의 헌신도 아무것도 바꿔놓을 수 없다. 어차피 존재의 흐름이 다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해탈에 이르게 되어 있다. 숙명론은 자유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인간을 책임에서 자유로운 존재로 규정하는 반면 부처는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이 결과를 초래하니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p242 

 

베르베르의 연작 소설인 '고양이'와 '문명'을 통해 가장 현명한 사람(?)은 바로 바스테트의 엄마 고양이다. 물론 엄마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바스테트 암고양이가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매 순간마다 엄마가 한 이야기는 행동의 기반이 된다. 대충 아래와 같은 말들이 어머니가 바스테트에게 해 준 말이다.

 

- 어떤 문제든 항상 최악의 순간에 최악의 방식으로 일어난다.

- 내가 무엇을 하든 자연은 다 알고 있단다.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자연으로부터 상을 받을 수도 벌을 받을 수도 있어. 

- 삶과 죽음의 결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란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네가 내린 결정은 불평하지 말고 감내해야 해. 

- 바스테트야, 절대 생각 없이 행동에 나서면 안 된다. 직감과 반대로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더러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 되기도 한단다.

- 네 행복이 다른 사람의 결정에 좌우되는 순간 불행은 시작이야. 

- 큰 위험 없이는 큰 성취도 불가능하단다.

- 낙관론자들은 정보에 어두운 사람들

- 어떤 문제든 해결책은 있단다. 모든 건 상상력에 달려있어.

- 진실은 관점의 문제일 뿐

- 이 세상에 네 자리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네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란다. 

- 네가 남에게 시켜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내일로 미루지 말거라. 

- 오랫동안 주의 깊게 살펴보면 하찮아 보이던 것도 흥미진진하게 변한단다.

 

바스테트는 고양이가 인간 문명을 대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랑, 유머, 예술에 대해 숙고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느끼는 딱 그만큼만 이해한다. 고양이의 짝짓기와 쥐를 해부하는 일, 웃음인 줄 모르고 웃는 고양이에 대해서다.  

 

우리는 언젠가 별에 닿을 것이다. p.141

 

삶은 골칫거리들이 줄줄이 엮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고통은 감각을 벼리고 감춰져 있던 우리의 능력을 드러내 준다. 평온하기만 한 삶을 살다 보면 정체되고 말 것이다. 적이 나타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가진 용기인 넓이와 깊이를 헤아리게 된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쉽고 편하기만 한 관계는 신비함과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p.106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글쓰기는 꼭 필요하단다. 그걸 명심해. 글을 쓰는 순간 네 생각이 정리되고 흐름이 생기면서 단단해지는 걸 느낄 거야. 글쓰기는 네 정신에서 약한 것은 내보내고 옹골찬 것만 남겨 주어 네가 가진 진정한 힘이 뭔지 깨닫게 해 줄 거야. 네게 닥치는 불행을 숙성시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게 해 줄 거야. 글쓰기는 그 어떤 깊은 대화나 성찰보다도 너를 더 멀리 도약하게 해 주지. 글을 쓰는 동안 잊고 있었거나 일부러 감추고 있었던 네 내면의 지층들을 탐색하게 될 거야. 그러면서 그동안의 자기 성찰이 너 자신에 대한 표면적 이해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될 거야. 글로 쓰지 않는 한 네 생각은 모호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 버리고 말 거야. 명심해. 너는 그 가치도 모른 채 그저 사소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거니 생각할 거야. 하지만 네 감정이 문장이라는 형태를 갖추는 순간 그때 비로소 너라는 존재는 예민한 수신자이자 강력한 발신자가 되는 거야. p.237 

 

내가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싸우다 보면 지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땐 이렇게 말해 버리고 싶다.

"자, 됐으니 이제 그만 합시다. 날 죽여요. 빨리 끝냅시다. 그동안 번거롭게 했다면 미안해요."

애초에 내가 틀렸고 적들이 옳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p282 

 

그건 내가 세상 보는 시각이 좁아서야. 행복은 감각을 잠재우고 불행은 감각을 일깨운다는 걸 네가 알 리 없지. 너나 피타고라스 같은 평화주의자들은 안정과 평온만을 희구하지. 하지만 우리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건 긴장과 충돌이야. 그것이 우리의 지능과 용기를 자극해 주거든. 게으른 자들만의 평화에 집착하는 거야. p.299

 

 

 

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잊힌다. 문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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