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저

지구빵집 2021. 8. 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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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지를 상실한 청년에게 다가온 위험하고도 특별한 제안

 

원래 높은 곳에서 보는 경치란게 저속하고 천하듯, 아름다운 젊은 시절이 여러 인생에서 더 아픈지도 모른다. 관계에서나 돈벌이에서나 깊이가 다른 다양한 경험도 없고, 짊어지고 헤쳐가야 할 일이 많지 않으니 얻는 것은 오로지 상처투성이다. 아름다운 시절은 전혀 아름답지 않게 지나간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하류 노인' 등 주목받는 사회 에세이를 발표한 바 있는 청년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굿바이 헤이세이'에 이어 두 번째 소설 무수한 밤에 뛰어올라'를 냈다.

 

도쿄의 고층 빌딩 유리창 닦는 일을 하고 있는 23살 청년 쇼타는 대학 시절까지 순탄하게 살아왔지만 취업에 는 번번이 실패하고 친구와 가족들의 관계를 단절한 채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간다. 게다가 얼마 전 유리를 닦다 추락해 죽은 선배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느 날 고급스러운 고층 맨션에서 작업하던 중 3706호에 사는 노부인과 눈이 마주치고 쇼타는 그녀로부터 이상한 초대를 받고 방문한다.

 

호기심에 낯선 노부인의 집을 찾아간 쇼타에게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바로 쇼타가 일하는 고층빌딩 안쪽의 사진을 찍어 자기에게 전해 달라는 제안을 한다. 노부인은 혼자 살고 있으며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 데 쇼타의 사진은 유일한 즐거움이 된다. 기대 이상의 많은 돈도 돈이지만 노부인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 된다. 

 

회사에 소문이 나 일을 그만둔 쇼타는 영상과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고 다른 일을 알아본다. 한참이 지난고 방문한 3706호 노부인은 없었다. 지방 위회에 출마하는 어머니 사진을 찍기 위해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지구가 둥근 이유가 무언지 알아요? 우리가 너무 멀리 보지 않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 멀리까지 보고 싶으면 직접 어딘가로 찾아가라고..." p.204

 

"죽은 사람하고 언제까지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요. 죽으면 헤어졌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날 수도 있고 못 만날 수도 있어요.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에도 만날 수 없었던 사람이 많이 있잖아요. 그러니 죽고 나서 반드시 만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분명 저쪽 편이 이쪽보다도 넓을 테니까 말이에요."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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