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카르페 디엠(Carpe diem),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아모르 파티(Amor fati)

지구빵집 2023. 9. 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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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Amor fati는 독일 철학자 니체(1844~1900)의 책 ‘즐거운 학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파티(fati)는 ‘운명’이란 뜻이니 ‘운명을 사랑하라(운명애)’로 통상 번역된다. 니체는 인간이 다시 산다 해도 생애의 고통과 기쁨, 모든 좋고 나쁜 것들이 동일한 순서로 되풀이될 것이니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게 아모르 파티라고 했다. 그러면 삶은 그 순간부터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의 바다로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니체는 인간이 운명을 알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보았다.  

 

아모르 파티 Amor fati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우리가 오래 전부터 이 영화 덕분에 많이 알게 됐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년, 피터 위어 감독)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한 존 키팅 선생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명문사립학교 영어 교사로 부임한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있지.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 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인 거야. 오늘을 잡아야 해.”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으로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네 길을 가라.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카르페 디엠’은 흔히들 “현재를 즐겨라”라고 옮긴다. 그런데 그건 자칫 세속적 즐거움을 연상시키는 오류를 줄 수 있다. 의미를 정확히 하면 “이 순간에 충실해라”가 더 맞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메멘토 모리’는 ‘카르페 디엠’보다는 좀 뒤늦게 알려진 말이다. 2018년에 개봉한 이철민 감독의 독립 영화 제목이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유명한 스릴러 영화 ‘메멘토’(2001년)가 귀에 익숙하다. 얼마 전 KBS ‘도전 골든벨’의 마지막 50번 문제로 출제돼 그날 바로 실검에 올랐다. 최근에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교 동기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페이스북으로 축하를 하면서, 이 말을 기억하면서 정치를 하라고 당부해 화제가 됐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메멘토 모리’

 

고 스티브 잡스는 그 유명한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2005년)에서 ‘메멘토 모리’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내가 죽는다는 걸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내 삶의 많은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다.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남의 인생을 사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라고 했다. ‘욜로’(You only live once)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는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Hodie mihi, cras tibi)’ 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뜻이다. 오늘은 내가 관이 돼 들어왔지만, 내일은 네가 들어올 것이라는 말이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당신의 삶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다. 로마에서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네 마리의 백마가 이끄는 전차를 타고 화려한 시가행진을 한다. 이 때 비천한 신분인 노예 한 명을 장군 옆에 태워 끊임없이 이 말을 외치게 했다. 왜 그랬을까. 오늘은 당신이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이지만 언젠가 당신도 죽는다, 그러니 오만하고 우쭐대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였다.

 

‘메멘토 모리’는 ‘카르페 디엠’과 동전의 양면이다. 하나는 죽음을, 하나는 현재를 말하지만 그 메시지는 결국 같다.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잊지 말라’는 건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라는 강렬한 경구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라는 ‘아모르 파티’도 다르지 않다.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이 라틴어 세 문장 모두는,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라틴어 격언이자 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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