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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달리기, 달리기도 춤이라면 우아하게

지구빵집 2024. 2. 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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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월. 32.22km, 3시간 15분, pace 6:03, 관문 운동장에서 잠실 철교 왕복

 

대망의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아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커져간다. 못 이룬 게 많아서인지 하고 싶은 게 많아서인지... 어제 번개 달리기 공지를 올리고 아침 7시 30분에 종자현자를 만나 잠실 철교를 향해 달린다.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라서 바닥은 눈이 녹아 얼어서 빙판이다. 중간에 상자수자를 만나고 한강으로 접어들 즈음 강자신자를 만났다. 잠실 철교에 도착해 잠깐 쉬고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마라톤은 아무리 멀리 갔더라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늘 어떤 구간이든 달리고 나면 드는 생각은 "아, 좀 더 열심히 달릴걸..." 하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달리는 중간에는 진짜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고, 어떻게든 이 순간은 참아보자고 다짐하고, 아무리 쥐어짜도 팔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친 상태인데,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거나 훈련을 마치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힘을 돌아올 비축하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그게 꼭 잘못된 달리기 습관은 아닐 텐데 그렇다고 꼭 힘을 아낄 이유도 사실 없는데 하는 말이다.

 

우리가 실제로 몸을 굴려 실행하는 것들과 마음이나 정신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대회를 나가든 장거리를 달리든 "완벽한 달리기"였다고 생각하는 달리기는 만나기 힘들다. 자주 하는 것, 일관성과 끈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생은 바로 그것이다.

 

"늘 해왔던 쉬운 것을 하지 말고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한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달리지 않았던 길을 달리고, 다른 방식으로 달리고, 더 멀리 빠르게 달린다." 

 

 

 

 

1월 2일 화요일 훈련. 13.5km 1시간 15분 49초, pace 5:37

 

과천팀 감독 말에 따르면 조깅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조깅을 메트로놈 180에 맞추고 5,000m 달리고 나서 5분 페이스로, 그러니까 400미터 트랙 한 바퀴를 120초에 달리는 빠르기로 8km를 달렸다. 감독 부부와 정자택자가 나왔지만 조깅 후 일찍 들어갔다. 남자는 다른 사람에게서 찾기 힘든 특이한 태도와 기질을 갖고 있는데 무한히 감사한다. 특히 우유를 소화시키는 유당 내성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한다.

 

어제 32km를 달리고 오늘 훈련도 '조금만 할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일정을 모두 씹어먹었다. '이 순간을 잡아라'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단순히 '성실하고 열심히 임하는 자세'가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그리고 그것을 방해하는 남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의 상황에 굴하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백절불굴의 의지를 되새기고자 할 때 이 말을 떠올려 보자. "Carpe diem, even if it kills me!"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훈련할 때도, 대화할 때도, 사람의 말을 들을 때도, 전시회에 가서도, 음악을 들을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집중하고자 애를 쓰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한 순간도 가볍게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흘려보낸 세월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고 와서 바로 글을 쓰면 이야기가 많아지고 길어지지만, 지나고 나서 적으면 매우 적다. 이것도 카르페 디엠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 같다. 순간에 집중하고 그 순간을 잡아라.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월 4일 목요일 관문체육공원 훈련. 3.2km 조깅, 1000미터 100초(4분 30초 pace) 리커버리 200미터 120초 - 7 set

13km, 1시간 17분 04초, pace 5:58

 

관문 운동장에 7시에 우리 커뮤니티에서 5명이 나왔지만 조깅하다가 8시에 마무리하고 식사하러 떠난다. 인터벌을 두 개 하니 5번이 더 남았다. 그들을 보냈다. 그들과 다르다는 데 감사하고, 다르게 행동하니 늘 표적이 된다. 겸손함이 해결책이다. 모든 훈련을 끝내고 함께 양평 해장국이나 김치찌개집으로 밥 먹으러 가는 것과, 자기들의 느슨한 훈련을 끝내고 아직 남은 훈련을 일찍 끝내고 같이 가자는,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다행이다. 누구나 스승이라는 사실을 또 배우게 해 준다. 순간을 잡으려면 어떤 순간에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그게 일이든, 달리기든, 사랑이든, 돈이든 말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달리기는 과학이고 춤이며, 리듬이고 예술이다. 요즘 메트로놈 앱을 깔아 케이던스(분당 땅을 디디는 횟수로 러닝에서는 평균 180)를 180으로 맞추고 달리는 훈련을 한다. 새롭게 배우는 중이라 너무 즐겁다. 그 리듬과 박자, 빠르기와 발을 디디는 감각을 몸에 새길 때까지 반복한다. 잘만하면 330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가민 245에서 작은 탭소리로 메트로놈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을 알고 시계를 조작해 본다.

 

오늘 훈련 목표를 완벽하게 했다. 기자철자 선배와 나란히 달리며 페이스를 맞추고 7 set를 달리고 몸을 풀고 돌아온다. 오자마자 저녁을 먹고, 땀에 젖은 빨래는 당장 하는 것도 좋지만 잠자는 시간을 지키기 위해 내일 하기로 한다. 글을 조금 쓰고 10분 명상하고 잠자리에 든다. 무엇인가 잡힐 듯이 뿌옇게 보이는 게 무엇일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루틴을 배워가고 있다.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고 싶은 게 솔직한 남자의 마음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6시간 글을 씁니다.
오후에는 10km를 뛰고, 1500m를 수영한 뒤,
책을 읽고 음악을 듣다가 밤 9시에 잠이 듭니다.
저는 이런 일상을 조금의 변화도 없이 매일 반복합니다.
반복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면과 같은 겁니다.
더 깊은 내면으로 저를 이끌어 줍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1월 6일 토요일, 훈련 안 나가고(임시총회)

 

남자의 아침은 분주하다. 충분히 잠을 자고 잠자리에서 두 가지 운동을 하고 일어난다. 집안이 조용하니 10분간 명상을 하고, 물을 1리터 마신다. 물을 끓여 커피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 30번 팔을 번쩍 들어 올려 심신을 깨운다. 계란을 6개를 넣고 시간은 6분으로 맞춘다. 남자가 씻는 사이에 아들은 출근한다.

 

훈련을 나가면 동절기라 8시에 모임이니 이미 나가서 달리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12시가 넘어야 들어온다.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줄이기로 한다. 분주한 아침이 지나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Review를 정리한다.

 

1월 7일 일요일, 관문 체육공원에서 등용문(영점)까지 왕복 21.45km, 1시간 57분, pace 5:28초

 

어제 달리지 못해 아침 7시에 과천팀 정모에 갔다. 밤에 눈이 제법 내려서 운동장은 눈으로 뒤덮였다. 어두운 날씨였지만 바로 해가 뜨고 빙판길을 달린다. 양재천 주로는 얼어붙었지만 서울에 속하는 구역부터는 마른땅이라 제법 속도를 낸다. 핵심적인 자신감의 원천은 자제력과 통제력이다. 술이고, 커피고, 폰이고 편한 것에 끝까지 인내하면 자신감이 솟지만, 그렇지 않고 욕구와 도파민에 굴복하면 자신감은 바닥으로 내려간다. 항상 그렇다. 올바로 가고 있지 않다고 느끼면 반드시 무언가에 굴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걸 찾아내 즉시 멈춘다. 그럼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게 바로 자신감이다.

 

아침에 하프를 달리니 하루가 그저 원만하다. 사기막골 카페에도 가고 "당장 써먹는 AI 프롬프트 사전" 3차 교정안도 보냈다. 디자인 시안을 검토하고 몇 가지 협의하고 마지막 교정을 보면 끝이다. 참 길다. 여름 방학에 시작한 일을 겨울 방학이 돼서야 끝을 본다. 바둑은 많은 집을 지어야 사는 게 아니라 단 두 집만 지으면 산다. 가장 적은 돌을 이용해 단 두 집만 내는 게임이다. 그 두 집을 지어야 공격도 하고, 행마도 하고, 멀리멀리 갈 수 있다.

 

항상 겸손한다. 말을 조심하고, 마음이 소란스러울 것을 예상하면 아예 쳐다보지도 말고 피한다. 미워하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이해심이 많거나 관대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는 에너지가 아깝기 때문이다. 미움을 담고 있으면 자기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미운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적당한 거리에서 형식적인 예의만 지키는 정도가 좋은 방법이긴 한데 그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서 미워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1월 9일 화요일 관문 운동장, 11.49km pace 6분 25초

운동장에 눈이 쌓였다. 트랙은 눈이 녹아 물이 흥건해서 트랙 안쪽 눈을 밟고 달렸다. 12km 조깅으로 훈련을 마쳤다. 한 선배는 내년 도쿄 마라톤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여하튼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어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한다. 

  

1월 11일 목요일 관문 훈련. 13.85km, 1시간 17분 35초 pace 5:36

400 미터 트랙 8회전 후 100미터 질주 4개를 하고 볼 일 보고 빠른 순서대로 A, B, C 조 별로 출발한다. 본 훈련은 1,000m를 4분 30초 페이스로 달리고 200 미터를 120초간 회복 구간을 갖는다. 8회 인터벌을 정확히 달성한 사람은 과천팀의 회장과 남자다. 남자는 이런 사람이다. 훈련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더 잘 달리는 방법을 알아간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엄밀히 아는 게 아니다. 몸에 익숙하게 만드는 게 진짜 학습이다. 

 

함께 지옥에라도 같이 갈 사람을 정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자신의 상황, 여건, 불이익, 손해, 일정, 기분과 즐거움, 호르몬, 미래, 재산, 앞 길, 임무, 성취, 무엇이든 자신이 짊어진 것부터 생각한다. 많이 실패한다는 것은 많은 경험이고, 많은 경험은 곧 성공으로 이끄는 나침반이다. 

 

1월 13일 토요일 정모, 10km pace 6:00 

무슨 일을 하든 서두르지 않고 생각을 한다.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말하고 나서 의미를 생각한다. 의미하는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이 의미가 되게 한다. 정모가 시작하는 시간을 잘 지키고 훈련에 나오면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삶을 구성하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쓰기로 마음먹었다. 지나간 시간이 아까운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남은 시간을 잘 보살피기로 한다. 천천히 달렸다. 무엇보다 눈 수술을 마친 순자 선배를 데리고 걷지 못하게 하면서 등용문을 돌아왔다.

 

무엇에 구애를 받는 것도 구애를 받지 않는 것도 자신의 생각에 달린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잘 알고 있고, 자신의 판단과 계획이 굳게 서있고, 그가 생각하는 인생의 페이스대로 잘 가고 있다. 문제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문제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즐기고 항상 모험적인 일에 도전한다. 

 

내일 아침에 과천팀 훈련이 관문 체육공원에서 7시에 열리고 훈련 내용은 B조 21km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가 115km라서 얼굴이 조금 야위었다. 몸무게는 65kg을 유지하고 있다.

 

1월 14일 일요일. 관문 체육공원 ~ 등용문 왕복 21.4km 페이스 5분 07초, 하프 38분 30초

오늘 하프 기록이 가장 좋은 하프 기록이다. 과천팀 우자와 함께 달렸다. 조금도 늦춰지지 않고 모든 거리를 아주 빠르게 달렸다. 혼자 해낼 수 있는 힘을 키우자. 하프가 넘은 장거리를 달리고 나면 몸 상태가 바닥까지 꺼지는 느낌이다.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한두 시간을 잔다. 

 

1월 16일 화요일 훈련. 조깅 코스로 10km를 달리고 대회 페이스로 3km를 더 달리는 훈련인데 힘들어 3km를 빼먹었다. 회복도 오래 걸리는 게 다른 점이다. 월 수 금 체육관으로 나가는 일도 멈추지 않는다. 쉴 땐 전략적으로 쉬고, 훈련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조금이라도 인생에 후회를 만들지 않는다. 인내보다 더 힘든 게 바로 인생의 후회하는 일이다. 

 

1월 18일 목요일, 조깅 후 본 훈련 1km 인터벌 6회

일요일 하프 달린 후유증으로 잇몸이 헐었나 했는데, 화요일 목요일 훈련을 천천히 했더니 이제 몸이 가뿐하다. 목표 달성과 보호 본능의 두 줄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330을 달성해야겠다. 바로 지금 말이다. 부자가 되어야겠다. 바로 지금. 후회하지 말아야 하고, 두 번 다시 하기에는 인생이 짧고, 원하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계속 뒤꽁무니에 달고 다니기에는 귀찮고 지겹다. 그러니 지금 바로 해야겠다. 단 하나의 장애물이 있다면 바로 나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정말 해야 할 때 못해서 또 하고 또 하고... 이런 것도 싫고 못한 것이 계속 발목을 잡을게 뻔한 것도 싫다. 무엇보다 소명, 이 세상에 온 이유를 -물론 없겠지만- 스스로 만들고 싶다. 어떻게 해서든, 그럴 수밖에 없는 삶을 산 거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연민을 품고 싶다. 나에게 있어 최상의 삶을 산 것에 관해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다. 

 

 

 

 

1월 21일 일요일 장거리 훈련. 관문체육공원 ~ 한강 동방명주 선착장 왕복 27km, pace 5: 13

자주 달리는 주로에서 가민 마라톤 시계가 알려주는 1km 알람은 소용없다. 오히려 달리기에 집중 못하고 방해만 된다. 실제 대회에서는 1km 길 옆에서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한다. 과천에서 한강 잠실 철교에 이르는 왕복 32km 주로는 지형과 건물에 의지한다. 

 

자주 안개가 끼는 곳, 물길이 넓어지는 곳, 과천과 서울의 분기점, 우리의 보금자리, 밀미리 다리,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곳, 길고 짧고 높고 낮고, 차도와 인도가 섞인 다리들, 인터체인지에서 분기하는 거대한 교각, 한강 합수부, 선착장, 잠실 시민공원 편의점,  잠실 종합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토끼굴, 롯데 월드타워, 한강을 가로지르는 대교와 철교들과 같은 지형과 지물을 이루는 것들이 바로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로 삼는다.

 

관문 운동장을 출발해 첫 번째 다리까지 1km, 두 번째 다리까지 2km, 교총회관을 지나자마자 주유소까지 5km, 삼호 물산 건물이 보이면 영동 1교까지 6km, 2교, 3교를 지나 타워팰리스까지 7.5km, 재미없는 다리 이름 영동 4교 5교 6교를 지나면 등용문(영점)까지 10.7km다.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면 하프코스 21km를 달린다.

 

오늘은 잘 달리는 A조는 30km, B조는 27km라서 등용문을 지나 한강으로 내달린다. 작은 다리들이 많고 교각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곳을 지나 한강 합수부에 도착하면 12.5km이고, 합수부에서 잠실 운동장으로 방향을 틀어 한강변을 달린다. 선착장이 두 개 있는 데 첫 번째 선착장인 동방명주(東方明珠)에서 돌아가면 27km가 된다.

 

만약 조금 더 달린다면 잠실 대교에서 돌아가면 30km이고, 잠실 철교까지 가면 32km다. 거기서 올림픽 대교, 천호대교, 구리 암사대교 부근까지 달리면 마라톤 풀코스인 42km를 달리는 거리다.

 

관문 운동장에서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동료들을 기다린다. 이상하게 경자 선배가 늦는다. 퍼지지도 않고 좀 느릴 뿐인 사람인데 너무 늦어 선배가 타고 온 아주 작은 자전거를 본다. 번호 키가 채워져 열리지 않지만 남자는 늘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고 간단하게 풀어버린다. 4개의 일련번호 맨 마지막 숫자나 처음 수를 좌나 우로 한 칸씩 돌려보니 딱 소리를 내며 열린다.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나가서 2km를 가니 경자 선배가 오고 있다.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좋다. 가만히 쉬지 않고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어디서 어떤 환경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다. 케이던스 180에 맞춰 소리를 내는 장치를 만들기로 했다.  

 

1월 23일 화요일 훈련. 영하 12도, 11.7km 1시간 20분, pace 6:47

 

허리 아래가 추운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무릎이 시리고, 발도 꽁꽁 얼었다. 훈련에 참가한 사람도 10명뿐이다. 아무리 조깅을 해도 땀이 나지 않는다. 바람은 운동장으로 세차게 밀려들고 진눈깨비 눈이 조금 내렸다. 얼굴 뺨이 빨갛게 얼었다. 매 훈련마다 열심인 사람, 가장 기록이 좋은 과천팀 구자, 훈련 코치는 뭔가 달라도 다른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음악에 맞춰 나가라는 말은 맞지만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경쟁과 욕망은 누가 뭐라 해도 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믿는다. 

 

아버지가 약하면 딸은 결국 퇴화하고 아들은 굴복한다.

남편이 약하면 아내는 타락한다. 어떤 것도 자식과 여자의 책임은 아니다. 그러니 강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강하지 못했다면 상관없다. 지금부터 바로 잡는다. 

 

1월 25일 목요일

 

몸살기가 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쉬었다. 

 

"나의 계획, 나의 일정, 나의 행진곡, 나의 스텝, 나의 리듬, 나의 스케줄, 나의 단계, 나의 목표, 나의 인내, 나의 고통, 나의 전쟁, 나의 싸움터, 나의 사냥감, 나의 무기, 오직 그것들이 가치가 있다." 

 

1월 27일 토요일. 정모. 등용문 왕복 13km

 

달리고 바로 부모님을 주말 동안 돌보기 위해 청주로 내려간다. 함께 아침 먹고, 커피 한잔하고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싫지는 않지만 남자의 삶을 꾸려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삶을 바꾸려면 하는 일, 일 하는 시간, 만나는 사람, 사는 장소까지 모두 변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자가 누리는 모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어머니 간병으로 고생하던 회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직 힘겹게 살아계신 부모님이 있는 게 무엇보다 감사한 일이다. 삶은 보기보다 여러 면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말이 많지 않다.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말이 많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 법이다.

 

일요일 아침 과천팀은 30km 장거리 훈련이 있다. 청주를 가야 하기에 달리지 못해도 서운하지는 않다.

 

1월 30일 화요일 훈련. 관문 체육공원. 13km 1시간 9분 27초, pace 5:20 몸무게는 64.8kg

 

조깅 2km를 달리고 3km를 5분 페이스로 달리고 1km를 조깅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을 3세트 했다. 훈련은 과천팀 하고 주로 한다. 우리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천천히 달린다. 꾸준히 나오는 사람도 없다. 순자 선배와 몇 명을 제외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과천 선수들과 달리다 보면 예전에 식자 선배나 현자가 달리던 자리를 내가 차지하고 달리는 느낌이 든다. 물론 실력은 아직도 한참 모자란다. 

 

2024년 1월 훈련이 끝났다. 달리고 체육관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삶을 받쳐준다. 완전히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관절은 언젠가 반드시 복수한다는 글을 읽었다. 나도 복수의 대상인지 궁금하다. 

 

라즈베리파이와 아두이노 우노 R4 Minama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당장 써먹는 AI 프롬프트 사전" 책은 교보 문고에 예약 판매로 걸려있고 2월 5일쯤 서점에 풀린다. 한 가지 일을 잘하면 다른 일도 잘한다. 세이노의 말에 의하면 일머리가 있다고 한다. 책 홍보와 판매에 관한 글, 책 판매를 위한 콜 투 액션 문장 만들기, 디지털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 판매 카피라이팅에 관해 읽는 글이 많아졌다. 읽는 것은 반드시 콘텐츠로 만들기로 한다. 

 

어떤 일을 하든, 달리기 훈련을 하든, 특히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할 때도 마음을 대해 성심껏 하려고 한다. 그게 빠삐용이 인생에 대해 무책임하게 살아서 유죄를 받았던 과오에서 벗어나는 길이란 생각이다. 열심히 살란 충고가 아니라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고, 해야 할 일을 할 때 진정성을 가지란 말이다. 한참 시간이 흘러 다시 생각해도 그게 최선이었다고 말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성실하고 진전성 있게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2월엔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사랑을 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더 많은 갖고 싶은 것을 갖길 바란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좋은 것들로 너를 둘러싸길 바란다.

 

어떤 단어를 꺼내기 어려운 것은 그 단어로 연상되는 기억이 싫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묻어두면 잊는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자주 꺼내면 아무렇지도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묶기, 깨물기, 때리기, 빨기, 만지기, 누르기, 조르기, 가져가기 같은 말들이다.

 

사람 보는 눈이 너무 다르고, 일을 처리하는 수순도 다르고... 

 

 

2024 서울 마라톤 준비 1월 훈련 일정

1월 1일 관악산 신년 산행
1월 2일(화) 관악산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2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월 4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7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월 7일(일) 관문 시주제,월례대회 10km
1월 9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4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월 11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8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월 14일(일) 양재천 A조 25KM(합수부)  B조(21KM)  C조 (180RPM맞추어 15KM)
1월  16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8000M
( A: 103초 B:123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월 18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9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월 21일(일) 양재천 A조 27KM(선착장)  B조(23KM)  C조 (180RPM맞추어 17KM)
1월 23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6000M
( A: 98초 B:118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월 25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6회 간주200M(120초)
( A: 90초 B:98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월 28일(일) 양재천 A조 30KM(잠실대교)  B조(25KM)  C조 (180RPM맞추어 21KM)
1월 30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4000M
( A: 98초 B:118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2024년 1월 훈련 결과 정리

합계
거리, pace 1 2 3 4 5 6  
  32.2km
6:03
13.5km
5:37
검로드 up
  13km
5:58
  단배식 안감 58.7km
7 8 9 10 11 12 13  
21.5km
5:28
  11.5km
6:25
  13.85km
5:36
  10km
6:00
57km
14 15 16 17 18 19 20  
21.4km
5:07
  10.6km
6:41
  10.6km
7:07, 5:10
    44.6km
21 22 23 24 25 26 27  
27km
5:13
  11.8km
6:47
      13km
5:25
52km
28 29 30 31        
    13km
5:20
        13km
               

 

 

- 말이 많다. 모든 것은 기술이다. 배워라. 경청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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