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겨우 한 달을 버티는 사람이구나.

지구빵집 2024. 5. 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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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솔직히 얘기할까?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게 시작하는 줄 알아? 날씨 이야기나 하고, 통성명이나 고향이야기는 바로 본론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이야기하는 거야. 아무리 무례한 이야기기 오간다고 해도 면상을 후려치지 말라고 사전에 약을 좀 치는 거라고. 맞지? 좀 친하게 보여야 삭막한 이야기도 할 수 있잖아. 안 그래?

 

개인의 성향이나 남자까리라든가, 남 여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는데 어차피 다 똑같아! 바로 이렇게 시작해.

 

"저는 이런 것을 줄 수 있어요. 당신은 저한테 무얼 주실 수 있는데요?"

 

학교나 사회에서는 지위고하, 직업, 능력, 아이큐, 학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각자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게 있다고 가르치는데 틀린 말은 아니야. 단지 흔해서 누구나 줄 수 있으니까 별로 귀한 게 아니라는 게 문제지. 나름대로 귀하다고 유머, 위로, 응원, 공감을 준다고 하지. 사실 그런 게 돈보다 귀할까? 누구에게나 얻을 수 있는 것은 흔하니까 싸구려만 모아놓은 게 아닐까? 

 

사실 누구나 줄 수 있는 것은 귀한 게 아니다.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내린 비가 3일 동안, 5월 7일까지 내린다. 그것도 매일 하루 종일 내렸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아주 먼 산이 보이고 흰구름은 또렷하고 나무들은 바람을 좋아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어제 오후에 꽃을 찾아왔다. 꽃값의 두 세배가 넘는 꽃 바구니를 만들어 주었다. 차에 실어 두고 아침에 부모님을 뵈러 간다. 아버님은 좀 힘드시다. 어머님은 남자가 어릴 때나, 아이의 아빠가 되서나 볼 때마다 늘 어린 여자 아이다. 자주 꽃을 받아도 늘 부족한 사람처럼 바구니를 이리저리 둘러본다. 

 

잠깐 엄마와 함께 있다가 다시 김천으로 간다. 회사 1층에 대원각에서 간짜장을 먹고 가니 사장님은 아직 점심을 안 드셨다. 늘 엇갈리는 거야 이미 익숙하다. 서울로 가는 길이 막힐까 봐 서둘러 일을 마치고 올라간다. 그래도 역시나 대전 넘어서는 막히고 가다를 반복한다. 느긋하고 천천히 운전해 집에 도착했다. 바뀐 게 하나 있는데 오래 운전하거나 밤에 차를 모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나에게는 신기한 일이다.

 

처음으로 비밀을 보는 일은 두렵고 긴장되지만 즐거운 일이다. 아마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 모든 일을 남자는 너무 늦게 하는 게 아닌가 두려워했다. 사실 인생은 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가득하다.

 

누구도 줄 수 있는 게 없으면 테이블에 앉는 사람은 없다. 줄 수 있는 게 많은 사람은 앉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 테이블 자리가 부족할 지도 모른다.(자주 이런 단어 -생각한다, 지도 모른다, 혹시, 어쩌면, 하기도 한다, 할 수도, 알지만 같은 단어를 쓰는데 차라리 빼라. 독자가 반신반의하는 글을 읽고 싶겠니? 너도 헤매는데 독자는 얼마나 헤매겠니?) 여하튼 부족하다. 줄 수 있는 게 없다면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다. 조용히 죽어갈 뿐이다. 상관은 없다. 인생 낭비하라고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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