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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서재 456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여행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여행의 성공이란 목적을 향해 길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김영하 여행 산문집인 '여행의 이유'를 빌려 가져가기로 한다. 어디를 가든 시간은 남을 거고, 비어 있는 시간도 있을 거고, 오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있을 거란 생각이었지만 실제로는 많지 않다.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은 여행을 떠나는 모든 사람이 갖는 생각이다. 하지만 배우거나 무엇인가를 얻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돌아와서야 알게 되고, 점점 여행 횟수가 많아질 수록 의무감이나 강박에서 해방된다. 인간은 누구나 여행자로 세상에 왔는데 다시 여행속에서 또 여행을 ..

개발자의 서재 2022.08.22

자유 의지는 자기 삶을 이해하게 해주는 동력, 정유정 인터뷰

집에 한참을 읽지 못하는 책이 '종의 기원'이란 책이다. 지금도 책꽂이에 머물며 어서 읽어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알고 보니 정유정 작가의 소설이다. 어서 읽어야겠다. 문화일보 '한국인의 마음 - 우리를 이해하는 7개의 질문' 연속 기사에 나온 소설가 정유정의 인터뷰를 읽었다. 인터뷰 링크는 아래 참고에 적었다. 동감하고 기억할 문장을 뽑아 적어본다. 소설 '완전한 행복'에서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주변을 파멸로 몰고 가는 인물을 그렸던 정유정 작가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험한 징후로 비뚤어진 방식의 ‘행복 강박’을 꼽았다. 개인에게 그것은 무조건 높은 자존감, 항상 충만해야 하는 자기애로 드러나고, 사회적으론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 식으로 편을 가르는 집단적 ‘내로남불’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내..

개발자의 서재 2022.08.10

아비투스 정의, 부르디외 사회학의 기본개념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 Havitus 책을 읽다보면 브르디외 말을 자주 인용한다. 브르디외의 저서 '구별짓기'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자신의 계급적 기반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 예컨대 노동자들이 보수 정당에 표를 던지는 경우가 현대 정치에서 대단히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설명하는 데 부르디외의 해석은 큰 실마리를 준다. 프랑스가 자유·평등·형제애를 기본이념으로 하여 혁명을 이루어낸 후 지금까지 200년이 지났건만 현대사회가 과연 이러한 이념들을 제대로 실현했는가는 대단히 의문스러우며, 여전히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 상태가 과거와는 달리 문화적 생활양식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과 습관을 지배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연유로 해서 현대사회의 ..

개발자의 서재 2022.08.10

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집

프로그래머들만 가능한 기능을 최소한으로 구현해보는 테스트 코드를 짜는 게 아니다. 작가도 그렇고, 미술가도 그렇고, 창업 기업의 대표도 그렇게 한다. 많은 실패는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정임을 잊지 않는다. 물론 실패는 개인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한다. 위축되게 하고, 감정을 흔들고, 앞으로 전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꺽을 때도 있다. 바로 그 감정을 스스로 제어할 줄 아는 방법을 배우기에는, 그래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늘 시도하고 작은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작업을 하고 검증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말미에 나온다. "내게 단편이라는 포맷은 다양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도해 보기 위한, 이른바 테스트 코스 같은 장이었다." ● 반딧불이 십사오 년 전, 나는 도쿄의 한 기숙사에 살던 시절, 나..

개발자의 서재 2022.07.26

엘셀런스, 인간의 탁월함을 결정하는 9가지 능력 - 도리스 메르틴 저

디지털화, 기후변화, 메타버스와 같은 메가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사회와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변화하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VUCA 세계"가 도래했다. VUCA란 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로 21세기의 일사분기를 요약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VUCA에는 VUCA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요구하는 것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비전 Vision 이해 Understanding 용기 Courage 적응력 Adaptability이다.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뚜렷이 알고, 개별 요인을 깊이 이해하고,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용기 있게 결단하고, 예상하지 ..

개발자의 서재 2022.07.25

폐쇄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특징

우리는 다음 세 가지를 성취하기 위해 일한다. 1)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크고 더 좋은 방식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영향력 2) 훌륭한 공동체를 함께 건설하는 수준 높은 관계 3) 우리에게 필요한 것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살 돈. p.690 1.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자신에게 동의하도록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2. 질문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3.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보다 자신을 이해시키는 데 더 초점을 맞춘다.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4.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내 ..

개발자의 서재 2022.07.21

챈스의 외출(Bing There), Step 저자 Jerzy N. Kosinski

코진스키의 Step을 찾던 중 저자 설명을 찾아 옮긴다. 작가 저지 코진스키는 1933년 6월 14일 폴랜드의 로드즈에서 출생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폴란드가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되면서 유태인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자 유태인으로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부친은 가족을 분산시킨다. 외아들 코진스키를 살리기 위해 그의 아버지는 소련 국경 근처의 한 시골농부 부인에게 피난을 보내어 코진스키를 보호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그 부인이 곧 사망하자 그때부터 여섯 살 짜리 어린 코진스키는 홀로 정처 없는 유랑길에 나서게 되고, 전쟁이 끝나 11살이 되는 1945년까지 6년 동안 참혹한 전쟁의 피해자로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과 박해를 받는 비참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유랑생활 중 폴란드의 농촌을..

개발자의 서재 2022.07.19

명상하는 뇌, 뇌를 재구성하는 과학적 마음 훈련

위스콘신 대학교의 리처드 데이비드슨 연구팀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거나 증거 불충분한 ‘명상의 효과’에 대해 하나씩 철저하게 검증해나간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명상은 스트레스 반응성을 감소시키고 회복탄력성을 향상한다. 예를 들어, 30시간의 MBSR 훈련은 (스트레스에 의해 활성화되는) 편도체의 활성을 저하시켰고, 장기간의 명상 수련은 (편도체 활성도를 제어하는) 전전두피질과 편도체 사이의 연결성을 증가시켰다. ② 명상은 연민심을 증진하고 연민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끈다. 연민 명상을 8시간만 해도 타인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을 촉진하는 ‘공감적 관심’이 증가했다. ③ 명상은 주의력 훈련의 핵심이기도 하다. 명상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음 챙김 명상 강의를 하고 매..

개발자의 서재 2022.07.18

엘셀런스, 탁월함의 비밀 9가지 요약

탁월함의 비밀 1. 열린 마음을 위한 7가지 자극 1. 무한한 호기심을 갖자 2. 폭넓게 읽자 3. 메아리만 들리는 작은 골방에서 나가자 4. 다의성을 받아들이자 5. 전문가의 덫을 조심하자 6. 전문 분야 그 너머를 보자 7.지적 겸손을 보이자. 탁월함의 비밀 2. 객관적인 관점을 위한 7가지 프레임 1. 생각과 행동의 균현을 찾자 2. 제자리를 맴도는 생각에서 빠져나오자 3. 자기 자신을 의심하자 4.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살자 5.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맞나? 6. 나는 충분히 우수한가? 7. 여럿이 같이 성찰할 수도 있다 탁월함의 비밀 3. 비범한 공감 능력을 위한 7가지 제안 1. 자기 자신에게 공감하자 2. 호구가 될 필요는 없다 3. 마키아벨리와 테레사 수녀 사이에서 균형을 잡자 4..

개발자의 서재 2022.07.14

사랑 수업, 17가지 별난 사랑 이야기

책의 분류가 일상생활, 드라마, 가족 만화로 나오는데 엄밀히 말해서 가족 만화가 아니라 성인 만화다. 각기 다른 사랑의 형태를 짧은 글과 강렬한 색채로 그린 10장 정도 그림으로 표현한다. 지구에 사는 사람 수 만큼 다른 사랑에 관한 17가지 에피소드를 선명한 색채로 묘사한다. 나쁜 남자의 순애보, 정반대되는 남녀의 예기치 못한 케미, 쇼윈도 부부의 숨겨진 비밀, 방탕한 부부의 순정,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행복, 우여곡절 끝에 만난 여성 동성애자와 남성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아 사랑, 평생 붙어살다가 같은 날 죽은 부부의 기행 등 우리가 사랑에 관해 얼마나 무지한지, 편견과 선입견이 얼마나 두껍게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지 보여준다. 책에 수록된 각각의 에피소드는 마치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정교한 ..

개발자의 서재 2022.07.08

아니 에르노 사건 서평

아니 에르노(79)는 1964년 임신중절을 한다. 대학 시절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한 그녀가 배가 불러오는 걸 기다리는 것 이외에 취할 수 있었던 유일한 대응책이었다. 그리고 1999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경험을 글로 쓰게 된다. 이 강렬한 임신중절에 대한 고백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에야 한국에 소개된다. 이 사이엔 어떤 인과관계가 존재할까. 아니 에르노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는 프랑스에서 낙태가 불법이던 시대였다. 1970년대 여성들이 거리에서 벌인 긴 싸움 끝에 1975년 프랑스는 낙태가 합법화된다. 그땐 매년 250명의 여성이 불법 임신중절 도중 사망했다. 그리고 올해 4월,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낙태죄를 위헌이라고 결정한다. 만약 이 같은 결정이 없었다면, 은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했을지도 ..

개발자의 서재 2022.07.07

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엄마가 남긴 서점을 운영하며 건물 주인이고 빵집을 운영하는 심박사와 알고 지낸다. 갑자기 나타나 죽어가는 아내 앞에서 사라진 아들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곤이’를 만나게 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

개발자의 서재 2022.07.04

생각한다는 착각 - 닉 채터 저

우리는 단순히 내적 관찰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할 때도 실제로는 항상 즉흥적인 이론화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희한할 정도로 잘 속아 넘어가는 이론가인데, 바로 우리가 '관찰'할 대상은 거의 없으면서도 반박당할 두려움 없이 한껏 거들먹거리며 의견을 밝힐 거리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 대니얼 대닛 "마음은 평면이며, 정신적 깊이라는 바로 그 개념은 착각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다. ... 우리 마음의 비결은 소위 '숨겨진 깊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주제를 두고 현재를 창의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에 있다." 뇌는 자발적으로 의미를 찾고 그 순간 가장 타당한 행동을 선택하는 엔진이다. 따라서 생각과 행동은 과거의 생각과 행동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하며, 뇌는 순간의 상황에 맞서기 위해 이러한..

개발자의 서재 2022.06.30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매사가 다 그렇다. 언제든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지는 법이다. 만화를 그리면서도 글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물론 저절로 되는 법은 없다. 따뷔랭이 조시안에게 자기는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고 고백을 했을 때 말한다. "젊은 여자란, 방식은 다르지만 캄피오니시모 자전거 변속 장치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털어놓는 데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는 것,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비밀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좀머 씨 이야기'와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작가로 유명한 장 자끄 상뻬의 이야기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상뻬는 자전거에 정통해 있으면서도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비밀을 안고 사는 ‘따뷔랭’의 웃지 못 할 인생 이야기...

개발자의 서재 2022.06.27

역사의 중심은 인간이 아닌 매체. 프리드리히 키틀러

예술과는 달리, 매체는 맹목적으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원리적으로는 우연을 예측할 수 없다. - 프리드리히 키틀러 Friedrich Kittler 독일의 매체학자 프리드리히 키틀러는 문자를 배우는 방식이 개인의 사고에, 그리고 더 나아가 한 시대의 문화 형성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통찰했다. 키틀러에 따르면, 낭만주의 시대 독일 문학에 어머니, 여성, 자연에 대한 찬미가 나타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는 1800년을 전후로 어머니의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당시 새롭게 부상한 부르주아 계급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어머니의 새로운 가정적·사회적 책무로 요구됐다. 이들은 어머니가 낭독해 주는 최초의 소리를 ..

개발자의 서재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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