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가 쓴 소설과 자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부끄러움'은 사건이 일어난 날로부터 이탈하여 그녀의 삶이 교차하는 자리라고 말할 수 있다.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로 시작하는 '부끄러움'은 어머니를 죽이려고 달려들던 아버지에 대한 공포로 얼룩진 열두 살의 어느 일요일 정오를 '그날'로 환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것은 1952년 6월 15일의 일이다. 내 유년 시절의 정확하고 분명한 첫 번째 날, 그 전에는 칠판과 노트에 적힌 날짜와 하루하루의 흐름이 있었을 뿐이었다." 내게 글쓰기는 헌신이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글쓰기가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