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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가끔 우울할 땐 담배가 피고 싶었다. 과천마라톤 하프 21.0875km 완주 2019. 5. 12 그를 만나지 못하는 것만 빼고 다 잘 되는 날들이다. 이젠 날을 세지 않고 그냥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커피나 술, 라면, 매운 음식 등 담배를 부르는 것들을 딱히 금연을 위해 끊은 것은 없었다. 몸의 반응도 모두 늦게 나왔다. 금단 현상도 늦었고, 가래도 늦게 끓고, 흡연 욕구도 가면 갈 수록 강해졌다. 단순하지만 그냥 참았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섬세히 보면서 참았다. 오히려 술자리에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었다. 혹시 취기에 담배 피지 않을까 위험하여 더 마셔댔다. 혹시 다름 사람들이 담배 참는 걸 눈치 챌까봐 더 술자리에 집중하고 소란스럽게 떠들었다. 애착이나 집착이 심한 사람들은 무엇이든 끊기가 힘들다. 아침마다 혹시 어제 피웠나? ..
러너의 귀환, 주로(走路)로 다시 돌아온 그의 얼굴이 밝아 보인다. 러너의 귀환, 주로(走路)로 다시 돌아온 그의 얼굴이 밝아 보인다. 그가 두 달 동안 햄스트링 근육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꼬박꼬박 정모에 나와서 걷고 기다리고 개인적인 훈련을 하는 게 전부였다. 고기를 물 밖에 내놓으면 결국은 죽는다. 다른 동료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은 많이 좋지 않았다. 그가 저번 주에 잠깐 달리더니 오늘은 완전히 주로로 돌아왔다. 그의 얼굴이 얼마나 밝은지 온통 눈이 부셔 쳐다볼 수 없다. 가는 곳마다 탁한 공기와 먼지 낀 어슴푸레함을 몰아낼 지경이다. 아무래도 그의 귀환을 축하할 수밖에 없다. 역시 그는 인내하는 데 탁월하다. 참고 이겨내는 데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다. 엄마처럼 강하고, 물처럼 흐르고, 파도처럼 움직인다. 마라톤 전사의 도움을 받아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회고록 "달리는 일에 대해 이렇게 멋진 생각을 할 수 있다니." 하면서 그의 글을 읽는다. 그의 글은 늘 회자된다. 마라토너가 아닌 일반 사람에게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가지고 있는 속성이나 과정, 그리고 결국 다다르는 지점은 모두 동일하다. 긴 문장을 옮기지만 나 역시 공백을 달린다. 강한 인내심으로 거리를 쌓아가고 있는 시기인 까닭에, 지금 당장은 시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여 거리를 뛰어간다.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서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
2019년 울트라마라톤 대회 일정 2019년 울트라마라톤 대회 일정울트라마라톤(ultramarathon)은 일반 마라톤 경주 구간인 42.195km 이상을 달리는 스포츠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쿄에서 아오모리까지 달리는 것도 엄밀히 말해서 울트라마라톤에 속한다. 울트라마라톤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특정 거리(예를 들면 50km나 100km)를 달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시간 동안(예를 들면 24시간이나 48시간) 달리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물론,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먼 거리를 달린 선수가 승자가 된다.국제 울트라 러너스 협회(IAU: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ltra Runners)에서는 50km, 100km, 24시간, 48시간 경주에 대해 각각 세계 선수권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마라톤의 사계(四季) - 여름 마라톤의 사계(四季) - 여름 달리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언제든지 최상의 좋은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운동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편한 운동화와 반바지에 어울리는 티셔츠 차림으로 어디든 나가서 달려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어려울 때도 있는 법이다. 태어난 아기가 걷기까지는 3천 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달리기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고 수준에 맞게 달려야 하고 지켜야 할 룰이 있다. 단순한 룰을 지키지 않으면 큰코다친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 어떤 일을 이미 한 사람을 아는 경우 자신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불가능한 목표가 갑자기 가능한 목표로, 심지어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것이다. 부모, 형제자매가 배우나 운동선수인 사람..
마라톤 전사(戰士) - 마라토노마코스(마라톤의 전사란 뜻) 마라톤 전사(戰士), 러너의 삶을 가르치고, 달리며 성장하도록 만들어준 사람은 바로 마라톤 전사였다. 살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좋은 사람은 나이가 많든 적든, 성(性)이 틀리든, 많이 배웠거나 적게 배웠든, 나보다 뛰어나든 뛰어나지 않든 그런 기준에 놓이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한 분야의 스승이면서, 친구처럼 막 굴기도 하고, 가끔은 그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매서운 다그침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만약에 운이 좋아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오랜 기간 좋은 우정을 쌓아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스승은 여러 명을 가질 수도 있다. 명상을 가르치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마라톤 전사를 만난 것은 인생에 몇 안되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아름다운 마라톤의 세계로 초대..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엄마가 말했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거란다. 누가 뭘 잡을지 아무도 몰라.""많이 피곤하네요. 집에 갈래요." - 포레스트 검프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아침부터 고민이 많았다. 정모가 열리는 토요일이다. 올해 달리기의 시작을 겸하는 단배식이 있었고, 바로 이어지는 주말 정기모임에 빠지기가 좀 찝찝했다. 딱히 참석한 분에게 부탁은 하지만 그런 일은 결과가 나타나야, 글이 올라와 봐야 아는 일이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기승인지 아침까지도 확인했지만 달리기에 좋은 하늘은 아니다.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았다. 겨울은 아침 일찍 보다는 항상 밤이 더 추운 것 같다. 그러니까 가장 추운 시간이 한 밤중이니 날이 새면 그만큼 덜 춥게 느껴진다. 한 해를 마라톤을 시작하는 의미를..
2018년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 출사표 선정 기념~^^ 2018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하는 출사표가 당선되었다. 2017년 같은 대회에서 주최한 마라톤 후기가 당선되어 신발을 부상으로 받았는데 기쁘게도 올해도 당선되었다. 춘천마라톤 출사표 링크 : https://marathon.chosun.com/community/index04.php?sno=0&group=basic&code=go&category=&&field=all&search=%B1%E8%BA%C0%C1%B6&abmode=view&no=155144&bsort=desc&bfsort= 출사표 글 블로그 링크 : http://fishpoint.tistory.com/2998 마라톤에 입문하고 나서, 정확히 말하자면 여자를 만난 이후로 글을 쓰는 게 일상이 되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잘 맞는 일이어서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