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우리가 사랑했던 7단지, 너도 폐허가 되는구나. 우울한 날이다.

지구빵집 2017. 6. 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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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 산책 후 관악산 입구 땅이네서 막걸리 한 잔 했다. 뚱떼이와 그여자가 나왔다. 놀다가 헤어지고 나서 7단지 재건축 현장 옆으로 걸어올라 오다가 그물망 옆으로 아파트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다. 일요일이니 지키는 사람도 없었다. 아직은 외벽을 치기 직전이다. 어떻게 공사가 되나 볼려고 그물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갔다. 역시나 모든 나무들이 베어지고, 땅들은 뒤집어져 있었다. 현장 주위로 외벽을 세우기 직전이어서 필요한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하~ 우울하다. 내가 손 댄 모든 사랑한 것들은 폐허가 된다. 


우리가 관심갖고 사랑하고 아까워 하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 감추어지고, 파괴된다. 좀 더 비싼 모습을 갖게 하려고 그런다. 언제까지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야 하는가. 어쩌면 생명에게 그런 일은 기본적으로 잘 일어나는, 안고 살아가야 하는건지 싶다.

계단옆 경비실, 사계절 다른 모습의 나무들, 그녀의 입술같은 앵두 나무, 진달래... 파괴된 모든것은 아름답다. 황무지가 잔인한 건 사람들의 마음이 피폐하지 않았던 거다. 그토록 피폐해지고, 망가진 사람들의 마음은 아름다웠을 것이다. 폐허가 된 건 나의 마음이지, 그들의 모습은 아니다. 마음에서 보내야 한다. 아름답게 보내야 한다. 아프고 우울해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생명의 원리임을 이해해야 한다. 변화하고 짧게 있다가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들은 영원히 살아남는다. 우리는 아름답지 못하다. 폐허가 된 마음과 눈으로 보니 그렇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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