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러너스

7월 달리기, 의지를 믿지 말고 환경을 바꿔라.

지구빵집 2020. 7. 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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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에 열정도 있고, 마지막 미는 힘을 보면 근성이 있다고 한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할 수 있겠다고 말한다. 마라톤 입문하고 4년 차에 들었다. 지금이 가장 재미있을 때라고 함께 달리는 동료가 말한다. 기분은 좋다. 짧은 기간에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남자가 바라보는 모든 것은 또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래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늘 그렇게 헤쳐왔다. 바라는 것도 기대할 만한 것도 없다.

 
7.2. 7월 첫 훈련일이다. 더욱 빠지지 않아야 한다. 작은 일을 못 지키면 큰 일을 지킬 수 없다. 작은 것들이 망가지면 생활이 무너진다. 

7.4. 토요일마다 보금자리를 떠나 대공원 언덕에서 훈련한 지 4주가 지나고 있다. 코로나의 공격은 야비하고 비열한 방식으로 계속된다.

7.7. 다른 사람으로부터 빼앗는 것은 없다. 세상에 돈, 행복, 명예, 감동, 평온함 등은 무한대로 존재한다. 우리는 팔을 뻗어 멈추지 않고 잡으면 된다. 빼앗는 게 아니라 얻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라든가, 기다리는 일 밖에 없다고 말하는 일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말이다. 특히 어떤 이유로 포기하거나 손을 놓게 될 때 특히 그렇다. 도망치지 말고 회피하지 말고 나약해지지 마라. 똑바로 응시하라.

7.9. 2020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회원 한 분이 계신다. 열심히 응원하는 중에 함께 참가한 다른 마라토너 3분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회는 취소되고 마라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울트라마라톤 대회는 운영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땅이 좁아 도로를 달리다가 일어난 일어난 사고다. 조깅과 질주로 일찍 마치고 고인을 애도하러 까치 식당으로.

7.14. 학교 가서 사업단 회의를 마쳤다. 서서 작업하는 탁자를 옮겼다. 새로운 물건을 익숙한 서식처에 들이는 일을 조심하라. 결국은 짐이 된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본성은 같다. 시간이 지나면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낡게 된다. 폐허가 된다. 새로운 조직이나 집단에 들어갈 때는 주의해야 한다. 물드는 것은 기본이고, 물들지만 동화되지 않아야 한다. 달리기가 매번 완벽할 수는 없다. 달릴 때마다 완벽하다면 금방 싫증이 난다. 자기보다 잘 달리고 실력 있고 예의 바른 사람들과 달릴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그런 시간을 놓치지 말고 늘 전부를 쏟기 위해 노력하라.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7. 16. 달리기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러너란 어떤 사람인가 제목 글쓰기. 용서하기.

7. 18. 대공원 언덕 훈련. 지현이가 끌어주어 쏟아붓듯 달렸다. 훈련을 끝낼 때가 다가오면 더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엔 더욱 강하게 밀고,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 달리러 나오지 않을 건가. 이렇게 햇살에 말라서 사막이 되는 건가. 모든 게 내 책임이다.

7. 21. 관문 운동장 트랙 27회전 10km. 지현, 명선 선배와 신나게 달리기. 지현과 훈련할 때 가장 열심히 하고, 재미있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7. 25. 늦게 나가서 한 바퀴 뛰고 관악산 계곡으로 놀러 가서 퍼마심. 웬 사랑 타령을 그렇게 더럽게 해대고 그러냐. 술 취했냐? 네 곁에 있는 사람에게 늘 감사할 것, 예의를 갖추고 항상 겸손하고 배려할 것.

7. 28. 관문 트랙 35회전 점점 빠르게 그러나 너무 지나치지 않게, allegro non troppo, 37회전 13km. 모든 것을 얻을 줄 누가 알았겠나. 더 이상 이곳에서 얻을 것은 없다. 남은 일은 너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7. 30. 7월 마지막 훈련. 하늘 한편으로 달이 구름과 겹치고, 반대편으로 옅은 노을이 물든다. 계단 훈련을 1 set 하고 조깅하면서 빌드업으로 점점 속도를 높여간다. 나중에는 5분 10초로 달린다. 왜 끊임없이 달리는 거니? 널 지킨다고 말했지? 자신을 지켜가는 일이라고. 그래야 다른 사람도 지킬 수 있는 거라고. 언제까지 달릴지는 몰라. 달리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길고 길었고 한없이 기다리기만 했던 7월이 저문다. 잘못 눌렀다고? 도망가지 말고, 피하지 말고, 용감하게 걸어 나와. 계속 달리라고! 

 

7. 2. 목. 8km. 관문 운동장 20회전. 조깅, 질주
7. 4. 토. 8km. 대공원 언덕 4바퀴.
7. 7. 화. 관문 운동장 28회전 12km. 시계를 살 것
7. 9. 목. 관문 운동장 20회전 8km. 울트라마라톤 사망자 애도.
7. 11. 토. 주말농장 놀러 감.
7. 14. 화. 관문 운동장 25회전 10km
7. 16. 목. 관문 운동장 트랙 모두 30회전 12km
7. 18. 토. 대공원 언덕 훈련 6회전 12km
7. 21. 화. 관문 운동장 트랙 27바퀴 10km
7. 25. 토. 대공원 늦게 나가서 1바퀴 2km
7. 28. 화. 관문 트랙 32회전 13km 
7. 30. 목. 관문 트랙 27회전 10km

7월 전체 달린 거리 : 105km. 8월부터는 의도적이고 집요하게 하프코스나 주말 아침 일찍 트랙 80바퀴 이런 거 달려줘야 할까 보다. 

 

 

달리기는 자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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