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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서재

자유 의지는 자기 삶을 이해하게 해주는 동력, 정유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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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한참을 읽지 못하는 책이 '종의 기원'이란 책이다. 지금도 책꽂이에 머물며 어서 읽어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알고 보니 정유정 작가의 소설이다. 어서 읽어야겠다. 문화일보 '한국인의 마음 - 우리를 이해하는 7개의 질문' 연속 기사에 나온 소설가 정유정의 인터뷰를 읽었다. 인터뷰 링크는 아래 참고에 적었다. 동감하고 기억할 문장을 뽑아 적어본다. 

 

소설 '완전한 행복'에서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주변을 파멸로 몰고 가는 인물을 그렸던 정유정 작가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험한 징후로 비뚤어진 방식의 ‘행복 강박’을 꼽았다. 개인에게 그것은 무조건 높은 자존감, 항상 충만해야 하는 자기애로 드러나고, 사회적으론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 식으로 편을 가르는 집단적 ‘내로남불’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소중’하기에 빠른 ‘손절’(관계 끊기)이 일상이 된 나르시시즘의 시대. 마음을 지키기 위해, 균형을 잡기 위해 한국인은 무엇을 재설정해야 할까? 

 

"행복은 실체가 없고, 순간의 경험일 뿐이다. 사실 인류는 행복하도록 진화된 게 아니라 생존하도록 진화됐다. 먹고사는 것에 매달린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삶을 충실히 산다는 뜻에서의 ‘생존’이다. 인생을 성실히 수행할 때 자존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행복이란 순간이 잠시 찾아온다. 그러니까 절대 행복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 

 

"요즘 우리는 지나치게 분명한 것만 선호한다. 흑과 백 사이를 보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회색 지대에 있는 사람을 용인하지 못한다. ‘내 편 아니면 적’으로 간주하는 성향이 강하고,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한다. ‘내로남불’. 그게 바로 집단 나르시시즘이다.” 

 

“자기애적 현상은 전 세계에서 감지되지만 우리 사회에서 특히 관찰되는 건 세대 간, 남녀 간, 계층 간 갈등이다. 나와 똑같지 않다고, 반대에 서는 것은 아니다. 토론과 대화를 통해 조금쯤은 같이 묶일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우린 사람을 자꾸 발라낸다. 대화하면 할수록 갈등이 더 생긴다. 저것이 다르고, 이것이 다르다는 식으로 자꾸 나누니까. ‘완전한 행복’에서 ‘유나’가 ‘행복은 뺄셈’이라 말한, 바로 그것 아닌가.” 

 

“작가를 이끄는 건 자존감이 아니라, 글을 쓰겠다는, 이야기를 반드시 완성하겠다는 욕망이다." 

 

“진정한 자기애는 내가 불완전하다는 걸 인정해야 생긴다. 결점, 단점, 흑역사도 나라는 걸 받아들여야 생긴다. 자존감은 성취가 있어야 한다. 남들은 비웃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한 발 한 발, 성실히 살고 있다는 작은 성취감이다. 인간은 완성형이 아니라, 완성해 나가는 존재고 자기애와 자존감은 그런 ‘과정’에서 생겨나는 거다.” 

 

“자신만만하고 눈치 안 보고 누가 비난해도 상처 안 받는 것. 그게 자존감이 높은 거라면 나는 정반대다. 상처 잘 받고, 결핍과 불운도 많다. 낮으면 낮은 대로 장점이 있으니까 시무룩할 이유는 없다. 자존감 낮은 이들 중에 섬세하고 감수성 풍부한 이들이 많다.” 

 

“한탄하면 되게 불행해지는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얻어지는 게 어디야’라고 생각하니 괜찮더라. 애면글면하면 얻어진다는 자신감도 무의식 중에 생긴다. 이런 경험으로 극복해 나간다. 글을 쓰는 게 좋으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에 쏟아 넣는 에너지를 통해 자신의 결핍과 불운을 끌어안을 수 있지 않을까.” 

 

“자유의지는 자신을, 자기 삶을 이해하게 해주는 동력이다. 첫째, 사람이 구체적으로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아는 능력이고. 둘째, 그것을 이루거나 지키기 위해 평생토록, 성실하게 애쓰며 살 수 있는 힘이다.” 

 

“마음이 무너지거나 손상됐다고 느낄 때 나는 나를, 그러니까 몸을 괴롭힌다. 수영, 킥복싱, 마라톤을 하고 산티아고를 걷고, 히말라야에도 올랐다. 마음을 지키는 방법은 각자 찾아내야 하는 것이지만, 우선 체력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인생을 건강하게 산다는 명제엔 육체의 건강이 먼저니까. 아프면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자. 실용서나 자기 계발서 말고 문학, 인문학서, 대중 과학서를 보자. 책을 읽는다는 건, 아주 안전한 거리에서 타인의 인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아주 경제적인 방법이다.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도 그 속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 

 

“인간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학문이 '생물학, 의학, 뇌과학'이라며 과학서를 읽으면 인간을, 그리고 나를 멀리 떨어트려 놓고 볼 수 있고, 하나의 다른 ‘생물’처럼 여기게 돼 안정감이 생긴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는 거의 같아요. 공평하다고 느껴질 만큼요. ‘인간은 대체 왜 이러지?’ 하다가도 책을 보면, ‘아, 그래, 인간이 원래 이렇지’ 하게 되거든요.” 

 

참고 기사

 

소설가 정유정이 말하는 ‘우리는 왜 나르시시즘에 빠졌나’ 

정유정이 말하는 완전한 행복 - 유튜브

 

 

정유정 '완전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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