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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서재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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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여행의 성공이란 목적을 향해 길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김영하 여행 산문집인 '여행의 이유'를 빌려 가져가기로 한다. 어디를 가든 시간은 남을 거고, 비어 있는 시간도 있을 거고, 오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있을 거란 생각이었지만 실제로는 많지 않다.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은 여행을 떠나는 모든 사람이 갖는 생각이다. 하지만 배우거나 무엇인가를 얻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돌아와서야 알게 되고, 점점 여행 횟수가 많아질 수록 의무감이나 강박에서 해방된다. 인간은 누구나 여행자로 세상에 왔는데 다시 여행속에서 또 여행을 떠나는 일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그저 다른 지역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뿐이다. 일정과 계획이 어긋나고,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연달아 생기기도 하고, 때로 정말 위험하고 안타까운 순간이 합쳐져 모든 여행을 구성한다.

 

여행자가 여행에서 돌아오면 삶이라는 여행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여행을 떠난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돌아올 때 느끼는 여행객들의 마음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긴시간 잊고 살던 여행이다. 나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록 아득한 날이 지나간다. 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지금은 똑같이 아득한 날이 되어버릴 거하는 것을 안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평범한 여행도 없다. 삶을 여행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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