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 Havitus 책을 읽다보면 브르디외 말을 자주 인용한다. 브르디외의 저서 '구별짓기'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자신의 계급적 기반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 예컨대 노동자들이 보수 정당에 표를 던지는 경우가 현대 정치에서 대단히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설명하는 데 부르디외의 해석은 큰 실마리를 준다. 프랑스가 자유·평등·형제애를 기본이념으로 하여 혁명을 이루어낸 후 지금까지 200년이 지났건만 현대사회가 과연 이러한 이념들을 제대로 실현했는가는 대단히 의문스러우며, 여전히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 상태가 과거와는 달리 문화적 생활양식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과 습관을 지배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연유로 해서 현대사회의 권력관계가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부르디외가 주장하는 상징적 폭력의 실체이다. 우리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문화권력의 그물망에서 평등의 실체를 망각하고 계급적 불평등에 익숙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부르디외는 자본(경제자본, 정보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을 이윤을 낼 수 있는 자본으로 설명했고, 여기에 메르틴은 지식, 언어, 신체, 심리 자본을 추가하여 아비투스를 설명한다. 그러니까 브르디외는 자본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각 자본이 형성되는 불합리한 불평등을 주장했는데, 반대로 메르틴은 교묘하게도 현대 사회에서 자본을 축적하고 개발하는 것은 사회 계급에서 최상류층에 들기 위한 필수 요소임을 강조한다.
아비투스(habitus)란 특정한 환경에 의해 형성된 성향, 사고, 인지, 판단과 행동체계를 의미한다. 집단 내에 존재하는 동질적 특성과 집단 간에 존재하는 배타적 이질성으로 계급구성원들의 문화적 행동특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피에르 부르디외(프랑스어: Pierre Bourdieu, 1930년 8월 1일 ~ 2002년 1월 23일)는 프랑스의 사회학자이다. 사회학을 '구조와 기능의 차원에서 기술하는 학문'으로 파악하였으며, 신자유주의를 비판하였다. 알제리 사회학, 재생산, 구별짓기, 호모 아카데미쿠스, 텔레비전에 대하여, 경제학의 구조 등의 저서를 남겼다. 그가 제창한 아비투스의 개념은 유명하다.
아비투스는 일종의 습관이다. 부르디외는 이 습관을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이고, 계급적이고, 집단적이고, 역사적인’ 개념으로 구성한다. 개인은 이러한 계급적이고, 사회적인 습관인 하비투스를 체화한 존재이다. 이 습관을 기초로 하여 개인의 사회적 실천이 발생한다.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개인의 사회적 실천은 자신의 이성과 주체적인 판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계급과 집단에서 체화된 사회적 습관, 즉 집단적·계급적 무의식으로부터 발생한다. 하비투스는 특정한 의식적인 목표지향을 하지 않으면서도, 목표를 위한 실천을 만들어내, 조직하는 원칙이다(Bourdieu, 1990a: 53). 아비투스는 무의식적인 행위틀(frame)이며, 선반성적인(pre-reflective) 실천지향이다(정선기, 1999a: 57).
부르디외의 계급론이 독특한 지점은 부르디외는 단순히 계급은 객관적인 지표로만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계급이 공유하는 동일한 행위틀과 계급 안에서 발생하는 동일한 사회적 실천으로 계급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앞서 구조와 행위를 매개하는 구조로서 하비투스를 설명했듯, 거시적 구조의 수준에서 존재하는 계급구조는 계급 하비투스를 통해 행위자에게 내화(內化)되어, 사회적 행위자의 사회적 실천·행위를 조직하고 발생시킨다. 계급으로 묶인 각기 다른 개인들은 집단적으로 투영된 계급 하비투스를 매개로 “일련의 공통 특성”, “동질적인 성향체계”를 가지고 계급적 실천을 사회세계에 만들어낸다. 개인의 사회적 실천은 계급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지극히 계급적인 것이다(부르디외, 2006: 21).
계급별로 만들어지는 상이한 실천양식, 사회적(문화적) 실천을 중심으로 연구는 구별짓기(La distinction)에 나타난다. 예를 들어 상류층이 요트(yacht)같은 여가생활을 선호하는 것이나 중산층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그 계층이 가진 경제적·물질적 조건에 의한 계급적 무의식이기도 하다.
하비투스를 요약하자면, 하비투스는 사회적 행위자의 사회적 실천·행위는 집단적이고 계급적이고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습관에 제약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대사회는 계급 분화된 사회로 파악하는 부르디외에게 하비투스는 결국 사회적 행위자의 사회적 실천·행위에는 구조적 제약이 있음을 드러내준다. 더불어서 이 구조적 제약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바로 계급구조로, 각기 다른 계급마다 상이한 사회적 실천을 발생시킨다.
부르디외에게 자본은 “희소재 및 그와 관련된 이윤을 전유할 수 있는 능력”이며, “물질의 형태로든 또는 내화되고 체화된 형태로든 모든 축적된 노동”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1983년,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관계)자본(Ökonomisches Kapital, kulturelles Kapital, soziales Kapital)”라는 논문을 통해서 자본의 세 가지 기초 유형에 대해 제시한다. “자본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초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경제자본(eoconomic capital)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화폐로 태환(兌換)가능하며, 재산권과 같은 형태로 제도화될 수 있다.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은 특정한 조건에서 경제자본으로 태환가능하며, 교육적 자격과 같은 형태로 제도화될 수 있다. 사회(관계)자본(social capital)은 사회적 의무(연줄)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정한 조건에서 경제자본으로 태환가능하며, 귀족의 칭호로 제도화될 수 있다.”(Bourdieu, 1986: 47)
참고
부르디외 사회학의 기본개념: 하비투스(아비튀스, 아비투스), 자본, 그리고 장(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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