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이 담배보다 해롭고 뇌에 치명적이라고 한다. 치매를 일으키는데 아주 좋다고 한다. 술은 사람을 불한당이나 창녀, 악마나 어린아이로 만든다. 가끔은 마실수도 있지만 예전처럼 일삼아 마시거나 술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일을 삼가기로 한다. 살아가는 날들이 지금은 너무 아름다워서 술에 취하기가 싫었다. 하루 종일 맑은 세상을 맑은 눈과 마음으로 보고 싶었다. 술에 취해 사라지는; 여지없이 손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이 증발하는 시간이나 삶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우리 몸을 돌보는 일에는 더 많은 도파민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술이나 약물에 의지해 몸을 이완하는 일이 휴식은 아니다.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면 의외로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오히려 모르고, 평소에는 몰랐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이게 나였나? 이런 게 내 안에 있던 건가? 하는 것처럼;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능력, 즉 자신을 객관화해서 지켜보고 파악하는 능력인 메타인지가 부족함을 느낀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항상 공격하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고 행복 호르몬이라고 하는 도파민을 끊임없이 탐하는 뇌가 살아가는 방식이라서 그렇다.
약지 손가락이나 새끼손가락의 손톱이 길어지면 특히 보기 싫은 게 식사하고 나서 이빨 사이에 낀 음식물을 손톱으로 파내는 짓이다. 손톱을 짧게 깎으면 그럴 일은 없다. 잠깐 참고 화장실에서 입가심을 하고, 치간 칫솔을 이용하기도 하고 이쑤시개를 조용히 사용한다. 별로 아름답지 못한 버릇을 없애기 위해 손톱을 일찍 깎는다. 바로 이러한 단순한 일들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일하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입는 것, 먹는 것, 사랑하는 것, 주변을 정돈하는 일까지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들이 동작하는 원리가 필요와 충족의 순환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거나 나쁜 습관을 끊는 것, 아니 꼭 습관이 아니더라도 멈출 것인지 계속 갈 것인지를 자신의 의지로만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 무엇인가 그에 상응하는 다른 보상을 주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 남자는 자신에게 좋은 것을 주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건강하게 나이 듦이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한 삶이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장수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건강한 장수는 사랑하는 모든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그들을 하나하나 먼저 보낼 수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로 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난날에 이미 망치고 망한 길을 걷다가 이제야 더욱 건강에 신경 쓰고 근력을 키우고 뇌를 보살피는 데 관심 갖는 일이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배우고, 배운 대로 행동하는 데 철저한 사람이 되기로 한다. 세상에 교훈으로 삼고 믿을 것은 우리 마음이나 책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몸이다.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빨간색 알약을 먹고 자기가 알던 세상이 프로그램이라는 진실을 알게 된다. 네오는 모피어스와 함께 싸우기로 하며 진실 속에 머무는 길을 선택한다. 매트릭스 2에서 짧은 콧수염 대머리 사이퍼는 빨간 약을 먹고 매트릭스를 벗어난 것을 후회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어 모피어스를 배신한다. 사실 매트릭스 속에 사는 사람, 아니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 배부분은 사이퍼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진실이야 어찌 되었건 편하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 한다. 인간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진실을 알지 말고 파란 약을 먹을 걸, 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진짜 속마음이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는 삶을 사는 것이 현실에 더 어울린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일도 어쩌면 사람들이 진짜 진실을 알았을 때 되려 해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이 대다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모든 지식을 뇌에 주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도 스펀지처럼 어떤 기술이라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다. 남자의 희망 없는 생각이 모든 구멍을 막아 물도 흡수하지 못할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진 스펀지는 처음처럼 말랑말랑해졌다. 새로운 꿈이 생기면 나이가 몇 살이라도 스펀지는 다시 부드러워지고 물을 잘 흡수할 수 있다. HTML, CSS, 자바스크립트, 파이선, 데이터베이스, 프런트 엔드, 백엔드, Nodejs, Flask; 무엇이든 습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니까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데 수단은 무한대로 존재한다. 실력이나 외모, 재능이 가져다주는 것은 극히 적은 부분이다. 특히 부는 수단이 무엇이든, 어떤 사람이 받아야 되는지도, 주는 방법도 구별하지 않는다.
여자가 수집한 여러 가지 필기도구; 특히 만년필중에서 몽블랑 잉크와 만년필을 쓰라고 준다. 애지중지 아끼면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만년필이다. 잉크를 담는 방법을 배우고 사용할 때 주의사항을 잘 숙지한다. 왜 주었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남자는 몇 번을 달라고 하였고 여자는 그때마다 안된다고 했다. 아꼈던 것일까? 세상에 아낄 것은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데...
흔한 것들에서 존엄하거나 가치 있는 것들을 찾기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선택과 에고에 기반해 원하기만 하면 진실을 찾는다.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 진실을 알고자 하기 때문에 여차저차 과정은 다르지만 진실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실을 알고 난 이후의 선택이다. 진실을 알고 나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진실이 계속 진실일 수도 있고, 결과에 따라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진실은 자신이 걷는 길에 있다. 어떤 길을 걸을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바른 생각 바른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날의 그 집, 박경리 작가의 마지막 詩 (2) | 2023.02.13 |
---|---|
지연된 만족을 느끼고 원칙을 지킨다. (0) | 2023.01.31 |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지만 하고 싶다면 해도 좋아. (0) | 2023.01.30 |
세미콜론 문신 Tatoo 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0) | 2023.01.25 |
어디를 가든 양탄자를 기억한다. (0) | 2023.01.20 |
젊은 시절 자신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0) | 2023.01.19 |
책을 조금 덜 읽는 게 좋겠다 (0) | 2023.01.18 |
익숙하지 않고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기 (0) | 2023.01.11 |
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