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프로그램 되는 수동적인 참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한다.

지구빵집 2013. 2.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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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곳곳에 이용되면서 미래에 나타날 심각한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모든 기기와 네트워크 들이 각각의 목적을 내재화 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실로 성큼 다가선 지능형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서 저자는 기술이 적용되는 원리인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 Program or Be Programmed : Ten Commands for a Digital Age

- Douglas Rushkoff 지음

- Soft Skull Press (2011.10) 출간

 

 

 

 

● 디지털 사회에서는 인간이 프로그램을 하고 삶의 방식을 결정하지만, 점점 기술자체가 인간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면서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우리 문명에 대해 통제나 선택이 어려워짐

 

- 인간은 외부에서 설정 가능한 신경계(externally configurable nervous systems)로 축소되고, 컴퓨터는 오히려 스스로 네트워크화하고 고도화 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됨

 

- 컴퓨터와 네트워크 등 디지털 기술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인간은 지금까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려는 사고 방식과 행태를 바꾸어야 함

 

●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사회구조와 경제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10개의 편향성/지향성(bias)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물리적 공간과 가상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니즈(needs)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해 제안

 

※ 편향성/지향성 : 하나의 행태보다 다른 행태를 촉진하는 경향, 모든 미디어와 기술은 편향성/ 지향성을 가짐.

 

 

1. 시간(Time) : 디지털기술은 시간적 비대칭성으로 편향되어 있으나, 멀티태스킹은 집중과 몰입을 어렵게 하고 즉시성이 강조되다보니 인간은 사고활동 자체를 기기에게 넘기고 종속될 수 있음

 

2. 장소(Place) : 디지털 미디어는 탈공간의 성향을 갖고 있어 네트워크를 통해 거리와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라도 소통이 가능하지만 기존의 현실에서 형성된 관계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킬수 있음

 

3. 선택(Choice) : 디지털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예/아니오, 가/부 등 비연속적 선택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고,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에도 선택을 강요받고 있음

 

4. 복잡성(complexity) : 디지털 기술은 복잡한 문제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단순화 시켜 편리함을 제공하고, 맥락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사실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음

 

5. 규모(Scale) : 디지털 기술은 모든 것을 추상화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 상에서 크기는 자유롭게 조정될 수 있으므로 상징세계를 구현하는 도구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

 

6. 신분/정체성(identity) : 디지털 시대에는 탈개인화 성향으로 신체활동과 소통이 줄면서 익명성을 전제로 현실에서의 행동에서 존재감과 책임감이 약해질 수 있음

 

7. 사회(Social) : 디지털 기술은 비인간화의 경향도 있으나 디지털 미디어는 사회적 연결지향적 성향이 있어 사람과 기술이 공진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조직화 되기도 함

 

8. 사실(Fact) : 디지털 기술은 픽션보다는 사실, 스토리보다는 현실에 편향되어 있으므로, 미디어 소비자(media consumer)에서 문화적 소통자(cultural communicator)로써 가치가 있는 정보, 즉 진실을 전파해야 함

 

9. 개방성(Openness) : 디지털 네트워크는 개방과 공유 지향성이 내재되어 있어, 프로그래밍 코드와 문화적 코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

 

10. 목적(Purpose) : 디지털 기술은 프로그램되는 것이므로 코드를 쓰는 사람들 지향적이므로, 프로그램을 배우지 않으면 자신이 프로그램 될 위험이 있음

 

 

서 평 - 홍필기 교수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부)

 

저자는 분산과 분권에 적합한 디지털 기술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사회구조와 경제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수미일관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 주장의 강력한 근거로서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특성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장의 차별화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이 기존의 사회와 경제구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디지털 기술의 특성에 부합하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 중에서 10개의 편향성/지향성(bias)을 중심으로 디지털화 하는 시대의 현황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잠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디지털 기술의 편향성은 시간, 공간, 선택, 복잡성, 규모(Scale), 정체성(Identity), 소셜(Social), 사실, 개방성, 목적(Purpose) 등 10개이다. 

 

이 중에서 시간과 공간 등 대부부의 지향성은 기존의 많은 논의와 일맥상통하고 있으나 디지털 기술의 목적 편향성은 미래에 대한 각성을 일깨우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고 사람들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유용한 도구이고 거짓 보다는 사실이 결국 승리한다는 논의와 개방성과 공유의 지향성도 있고 필요성도 있다는 기존의 주장과 유사하다.

 

본 저서에서 일관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 기술과 기기가 보통의 인간들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택이 많아지고 편리해진 것 처럼 보이지만 프로그래머들을 통하여 제시된 숨의 의도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용자는 프로그램되는 수동적인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이 곳곳에 이용되면서 미래에 나타날 심각한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모든 기기와 네트워크 들이 각각의 목적을 내재화 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의 수준에서 현실로 성큼 다가선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서 저자는 기술이 적용되는 원리인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수동적인 이용자에서 적극적인 참가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용대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필요하면 의도대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한 단계 심화된 전문 프로슈머를 의미한다. 디지털 사회의 배후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프로그래밍의 필요성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리고 저자가 주장하는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공유의 특성에 기초한 경제와 사회의 구성과 운영원리는 상식적이고 정직한 구성원들이 모인 이상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논의로서 의미도 있다. 

 

그러나 일단 만들어진 디지털 상품의 복사 비용이 매우 낮으므로 낮은 가격에 거래를 하여야 한다거나 무료로 공유하여야한다는 주장은 산업사회와 시장경제 시스템에 맞추어져 있는 기존의 시스템과 구성원의 행태를 고려하면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한 대안인지 의문이 든다. 자발적인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는 위키디피아 등 일부의 사례를 디지털 경제 전체의 운영원리로 확대하기에는 사회의 구조와 인간의 행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성숙을 요한다. 책의 부제인‘디지털 시대를 위한 십계명’이 암시하듯이 디지털 기술의 중요한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저자의 논의는 나름대로 음미할 가치가 있다.

 

자본주의의 체계에서 기업이 거대화되고 체계화되면서 개인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이 억압되거나 중앙통제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통찰도 새겨 들어야할 주장이다. 현재의 통화제도가 디지털시대의 경제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의등 화폐의 본질적인 특성에 필요한 현재의 제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현상의 부조화에 대한 지적 등은 너무 거대한 대안 없는 주장으로 전체 내용의 현실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정보화는 물론 미래사회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현실진단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저자는 자기 나라인 미국에 대한 현실 진단과 우리를 성찰하는 논의를 곳곳에서 하고 있는데, 미국의 사례를 참조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디지털 시대 미국의 문제를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을 참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창의력을 강조하고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명쾌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소프트웨어 강국인 미국에 대한 저자의 우려와 예측은 현재의 우리 정책에 많은 암시를 준다. 창의력과 기획력만 갖추면 프로그래밍이나 코딩 인력은 인도나 중국에서 확보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는지도 암시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성찰은 시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덕목인데 저자는 디지털사회에 대한 진단과 성찰을 디지털 기술의 주요 특성에 비추어 자기의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정보화 노력을 열심히 해온 우리도 IT강국의 IT소비강국과 개발강국의 어디에 위치하는지 생각하면서 우리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스스로 평가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양자선택을 강요받으며 우리가 처한 맥락을 반영하기가 어렵고, 우리 독자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에 주어진 사회적, 정치적 현실에게 시사점이 크다. 급속한 정보화를 통하여 우리도 모르게 디지털 기술의 특성인 약자택일 문화에 모두가 익숙하게 되지 않았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 진보 아니면 보수, 성장 아니면 분배, 젊은 층과 노년층, 적과 동지 등 양자택일의 선택 이외에 새로운 대안을 설정하고 선택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국가사회를 발전시키고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모든 노력이 프로그래밍이라는 생각을 주는 책이다.

 

출처 : 한국 정보화 진흥원 "스마트 시대의 미래 변화 전망과 IT 대응 전략중 미래 정보사회 관련 해외 도서 11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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