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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나와 지옥을 가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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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다. 물론 이것도 곧 지나가고 변함없이 흐르겠지만 지금은 지친다.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티스토리 로그인이 금지된 한 달 동안 말은 안 했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 7월 31일 자로 학교를 나와 사업을 또 시작한 일, 여름 훈련이 막바지고, 가을 달리기 시즌이 곧 시작하고, 감동적인 선물을 받고, 전직 교육원 스마트 팜 강의를 하고, 부모님을 모시러 청주를 자주 가고,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큰 누나의 61세 생일을 치르고, 남자는 자유를 얻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남자가 사는 삶은 늘 미소 짓게 하고 고개 숙여 감사할 일은 많다.

 

남자를 끌어들여 함께 일을 하기로 하고 착착 진행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도 못하는 게 우리의 약점이다. 오로지 좋은 것만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잘 되어야만 하고, 또 안 될 이유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책을 나눠쓰고, 얼마나 써야 하는지 진도를 정하고, 동일한 분야의 시장을 검색하고, 맡은 부분을 서로 검사하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책을 좀 맡아서 써야 하는데 나와 같이 갈 거야?" 여자가 말했다.

 

"오, 우리가 좋아하는 거네. 물론이지. 어디라도 상관없어."

 

"나와 같이 가면 지옥으로 가는 길일 텐데?" 여자가 말했다.

 

"좋아. 가보지 뭐, 너랑 같이 내가 어딜 못 가겠니?"  

 

처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때, 알든 모르든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나선 안 된다. 적당히 좋고, 눈에 띄지 않는 단점도 많고, 미래도 그저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 지능도 중간 정도면 좋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넓거나 깊지 않고, 어떨 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많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 적어도 그가 가진 좋은 점들이 그냥 평범한 것들이면, 그러니까 다른 데서도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적당하다. 일반적으로 좋은 점들을 벗어나 탁월하다거나, 독특하다거나, 말을 정말 예쁘게 하거나, 지혜가 많거나,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거나 하는 고유한 가치가 느껴지는 좋은 점을 아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 어떤 문제? 당신은 빠져나오기 힘든 지옥에 빠진 것이다.

 

남자는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아주 많이 갖고 있었다. 때때로 질투가 났다.

 

누구나 늘 정체기를 갖기도 하고, 앞으로 한 발작 갔다가 뒤로 두 발짝 오는 시기를 겪기도 한다. 늘 성장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남자를 알아가면 알아 알아 갈수록 늘 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제 자리에 있기가 불편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하고, 늘 배우고, 성장하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일을 좋아하고, 무엇이나 가능한 사람이었다. 거침없는 사람은 감당하기 힘든 법이다. 남자는 늘 그랬다. 보면 볼수록 남자를 갖고 싶은 마음이 들고, 언제나 싫증 나거나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도 늘 곁에 머무는 사람, 어디든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그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야 오히려 마음이 놓이는 사람, 매번 넘어지지만 한 번도 주저앉은 적이 없이 늘 다시 일어서는 남자라서 놀란 적이 많았다.

 

가장 무서운 남자는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남자다. 남자의 책, 남자의 글, 남자의 연필, 남자의 서명, 남자의 계약서, 남자의 믿음, 남자의 확신, 도대체 망하지 않은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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