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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2023 춘천 마라톤 완주 3시간 49분 38초, 모든 것을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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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먹고 싶으면 사과를 가지고 간다. 2023년 동아마라톤 완주자만 가질 수 있는 파란색 바람막이를 입고 싶으면 그 옷을 입는다. 거피를 좋아하면 거피를 내려 텀블러에 담아 간다. 메달을 가지고 다니는 게 좋으면 메달을 목에 걸고 다닌다. 남자가 하는 일을 누군가는 똑같이 하고 남자가 좋아하는 것을 또 누군가는 좋아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팔리는 과일 1순위가 사과다. 그 뒤로 수박, 포도, 감귤이 있다.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토마토가 1위고, 그 뒤로 바나나 수박이 따른다. 한국에서 사과를 가장 많이 먹는 이유가 백설공주 동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가을의 전설 춘천 마라톤을 달리고 왔다. 작년에 다녀왔으니 기껏해야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여러 해가 지난 느낌이 들었다. 줄발 시간을 더 당겨서 오전 5시 40분에 서초 구민회관 앞에서 하루 빌린 버스를 탄다. 김밥을 우유와 함께 먹는다. 불행하게도 전 세계인구의 75%나 되는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우유의 당 즉, 유당(또는 젖당)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있다. 아들과 남자는 일주일에 7리터의 우유를 마신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인구 중 10%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마라톤 경주에는 격려, 즐거움, 행복, 질투, 분투, 분노, 후회, 불만, 원성, 시기, 비난, 노력, 전진, 쇄신, 전투, 견제...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함께 달린다. 남자는 확신이 안 섰다. 그러니까 아직도 달리기에 두려움이 많았다. 균형인지는 모르지만, 남자는 의도적으로 하프까지 천천히 달린다든지, 아니면 지칠 대로 지쳐 달리기가 싫어지는 마음이 들까 두려워한다.

 

확신이 없다면, 없는 것이 그대로 현실로 나타난다. 우리는 그것을 자신감이라고 부른다. 물리적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돈과 마찬가지로, 자신감이 없는 사람에게서 자신감이 있는 사람에게 흐른다. 스스로 가질 생각조차 없는 사람에게서 가져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사람에게 흐른다. 갖고 싶은 것이 많다가도 생각해 보면 필요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늘 그 두 가지 생각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공지천은 풀코스 러너 1만 194명과 10km 주자 1만 127명으로 시끌벅적하다. 연령대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골고루 참석한 모습이다. 춘천 마라톤은 참가하는 모든 사람을 의암호의 물안개와 불타는 주황 단풍이 어우러진 그림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옷을 갈아입고 물품을 보관한다. 전세 버스에 놓고 내려도 되지만, 남자는 익숙하지만 그래도 참가 절차를 잊지 않으려고, 대회 풍경 속으로 더 빠져들고 싶은 마음으로 물품 보관소에 짐을 맡긴다.  

 

 

2023 춘천마라톤 풀코스 완주메달

 

남자의 세계에서 최고 기록보다는 3분 늦은 3시간 49분에 달렸다. 오늘도 행운을 기대했고 지나가는 행운의 러너를 만났다. 10km를 53분에 달렸고 약간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 시흥시 달리는 물개들(왜 하필 물개지?) 팀의 256번째 풀코스를 달리는 러너와 함께 달렸다.

 

모든 km 페이스를 5분 23초로 정확히 지켰고, 익숙한 주로를 잘 알고 있어서 언덕과 내리막, 거리 안내를 계속 말했다. 32km 지점까지 페이스를 맞추었고 잘 만 따라간다면 이전 최고기록인 3시간 46분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어 보였다. 아니, 어떤 순간이든 욕심과 조급함은 언제나 문제가 된다.  

 

잘난 체하다가 망했다. 왜 그 지점에서 기록을 단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곧장 앞장서 나가다가 몇 킬로미터를 가지 못하고 망가졌는지 모르겠다. 37km 지점에서 페이스를 잘 맞춘 러너가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것을 보자 남자는 자신이 미워졌다. 적어도 40km까지는 함께 달렸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지만 결국 40km 지점부터는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 스퍼트를 해 골인했다. 인사라도 하고 싶어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다음 경주에서도 만나기를 기대한다.

 

안타깝지만 클럽의 러너들은 거의 하향 평준화 되었다.

간신히 4시가 되어서 식당으로 이동한다.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는 관광버스가 되었다. 

 

겨우 코로나 이전 기록에 3분이 모자랐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뜻밖의 행운에 감사해야 한다. 남자는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더욱 겸손함을 잊지 않는다.

 

 

 

춘천마라톤 기록
춘천마라톤 기록

 

 

 

춘천마라톤 기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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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