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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고 친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제발 내버려두라고...

지구빵집 2023. 11.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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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다는 것은 싫어하는 일을 하나씩 하는 것

 

행복은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행복이든 불행이든 얼마든지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집에 있는 먼 친척처럼 느껴지는 여자는 늘 즐겁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에 늘 매여있다. 매여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정말 한 사람도 없다. 아마도 존재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세상을 유영하면서 사는 것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 유영 자체도 집착과 매여 있음의 다른 유형이니까 말이다. 매여는 있되 늘 유영하자고 남자는 생각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수돗물이 차다. 어딘지도 모르는 정수장을 출발해, 거리와 차도 아래 지하를 지나 공원마을 입구 가압장에 도착해 집집마다 들어오는 수돗물의 온도가 점점 내려간다. 아침마다 찬물이 몸에 닿을 때 하루게 다르게 오싹해진다. 온몸이 수축되고 심장이 팡팡 뛴다. 뜨거운 물에 들어갈 때와 똑같이 발, 무릎, 사타구니, 가슴, 머리 순으로 물을 뿌린다. 일찍 일어나는 일은 못해도 눈 뜨자마자 물을 1리터 마시고, 운동 두 개와 산책, 명상과 찬물 샤워는 꼭 하는 일이다. 언제까지 찬물과 친하게 지낼지 알 수 없지만 포기하지 않을 결심을 한다. 헤어지는 것은 언제고 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나는 게 어렵지. 우리를 파괴할 수는 있지만 패배시킬 수는 없다고 돌고래만한 큰 물고기를 잡은 노인은 말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늘려가는 게 아니고,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싫어하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은 어차피 늘어가든지, 아니면 하나씩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마음에 들고 자주 하는 일은 저절로 많아진다. 나이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을 점점 많아지게 한다. 싫어하는 것들은 여전히 안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싫어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억지로 하는 일들이 나이 드는데 꼭 필요한 훈련이다.

 

일찍 척수를 크게 다친 선배가 있었고, 다시 남자 주위에 크게 아픈 사람이 생기니 참말로 인생이 덧없다. 기분도 별로 좋지가 않고 우울한 날이 늘어간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 기분은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걸 티 내지 말고 참고 살아가라는 말은 별로 재미없다. 사실 또 티 내고 울고 불고 싸우고 해야지만, 남은 삶을 살아간다. '보통 삶은 덧없다’라고 말하는 데 ‘덧’은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이다. 인생은 정말이지 덧없고, 그렇게 찾던 삶은 원래부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더 좋아졌다. 내가 만들어 가는 덧없는 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필자 선배는 생기를 조금 잃었다. 늘 건강하고 밝은 사람들이 아픈 이유가 있다. 늘 밝고 건강하기 때문에 큰 병이 올 때까지 모른다. 잔 병치레를 많이 하는 사람이 오래 사는 이유다. 병원에 다니는 중에 가는 호스를 입을 통해 간에 연결했는가 싶다. 누나와 선배를 보고 있으면 괜히 슬퍼 딴전을 피우지만 얼굴은 나도 선배도 굳어 있다. 선배와 둘이 포천에 있는 조인트를 생산하는 친구 공장에 다녀왔다. 왕복 7시간 걸리는 짧은 여행이다. 선배 차를 타고 선배가 운전하고 갔다. 작은 절이 있고 형님 친구 공장 옆에 붙어 있는 식당에서 회사 대표와 둘이서 소주를 두 병이나 마시고, 올 때는 바보처럼 깜빡 잠이 들었다.

 

공장 이야기를 한 지가 2년이 넘은 거 같은데 선배는 하나씩 정리를 하는 것 같다. 친구도 만나고, 수술 후에 요양할 곳을 준비하고, 혹시 밀린 일이 있으면 입원하기 전에 모두 완결을 지으려고 작정을 한 모양새다. 성품이 자신을 위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마지막까지 그런다는 것에 놀란다. 신이 있다면 또 이야기하고 싶다.

 

"나하고 친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제발 내버려 두라고... 차라리 나한테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은 좀 내버려 두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나 그 사람 몰라요. 그만두라고, 좀..."

 

남자에게 언제나 그렇듯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일도 열심히 하고, 태도와 자세가 아름답고, 균형 잡힌 몸매와 탄탄한 육체를 갖고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을 것을 남자는 잘 안다. 그런 상태를 더욱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할 일은 별로 없다. 그것은 자연적인 것이라서, 루틴에 따른 것이라서, 생활태도와 습관에 따른 것이라서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 순간을 잘 즐기고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현재를 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받게 되는 보상은 절제와 인내에 숨어 있다. 그것도 아주 길고 긴 장기적인 일이다.

 

남자는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고 싶어 한다. 마라톤에 있어서 원하는 330(3시간 30분에 풀코스 완주)도 해야 하고,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는 비행기나 잠수함을 살 수 있는 부자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꼭 갖고 싶다면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 힘들게 노력한 것들이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상태를 바꾸고, 정체성을 개선하고, 속성을 바꾸고,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1년은 어떤 시간이 될까?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일까?   

 

궁핍함을 버린다. 궁핍함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 자신감이 없는 것, 다른 사람을 칭찬하지 않는 것, 질투심,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생각하는 것... 모두가 궁핍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궁핍한 생각, 태도, 행동을 남김없이 버린다. 궁핍한 행동이란 정신에서 비롯된다. 조금 불편한 것뿐이다. 주눅 들 것도 위축되거나 비굴해질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당당하라.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믿어라. 실제로 그렇다. 

 

대개 일을 하는 데 있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일에 평가를 잘한다. 성향이다. 거지 같은 버릇이다. 기업가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범인을 찾지 않는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법을 찾는다. 사실 누구의 잘못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반복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불평하거나 비난하거나, 어려워도 징징거리지 않는다. 핑계를 대는 일도 나약한 증거다. 아주 큰 짐을 싣고 바다를 건너는 화물선은 침몰하면 침몰하지 살려달라고 무전을 보내지 않는다. 묵묵히 파도를 타고 나아간다. 

 

달리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남자가 아니라서 달리기 이야기를 한다. 수많은 마라톤 대회가 우리를 실망시키고, 반복적인 훈련이 때로는 우리를 버린다고 해도, 달리기는(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먼 거리를 달리든 짧은 거리를 달리든 신경 쓰지 마라. 시간을 단축시키는 일에도 매달리지 마라. 기록말이다. 어쨌거나 달리는 일 자체가 우리에겐 천국이니까 말이다.

 

살면서 참 많이 달렸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달린 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달려야 할지 모른다. 이미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 세상아 덤벼라! 

 

 

 

고귀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아주 많은 돈으로 살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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