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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진심으로 보내는 마지막 오리지널 팥빙수. 사랑도 언젠가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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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진심으로 보내는 마지막 오리지널 팥빙수. 사랑도 언젠가는 죽는다.

 

기다림은 늘 지루했다. 여자는 더위를 힘들어했다.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서 가을을 보고,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침묵했다. 여름이 갔다. 일찍 시작했고, 늦게까지 이어졌다. 답답하고 지루했지만 아름답기는 여느 계절과 같았다. 여름은 부드러운 날들을 몰아내고 강렬하게 시작했다. 비는 어떤가. 시작도 없었고 끝도 없었던 비를 자주 불쑥불쑥 만났다. 여름 늦은 밤 산책길은 무섭기도 했지만 새로운 길과 곤충들을 만났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름이 간다. 계절이 바뀔 때 시름시름 계절앓이를 했다. 목이 아프거나, 감기기운이 도는 것으로 마무리 된 약한 신호들이었다. 없어진지 오래 되었다.

 

어릴 때부터 팥을 좋아했다. 떡이나 빵의 고물이나 속으로 팥이 들어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잘 먹었다. 팥이 들어간 음식인 팥빙수, 팥죽, 찹쌀 팥 도넛, 붕어빵, 팥칼국수, 호빵, 팥만주, 시루떡, 팥밥, 팥 단팥묵, 팥 떡국, 팥 아이스크림인 비비빅까지 모두 좋아한다. 어머니는 여름 내내 팥 앙금을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했고 나는 여름 내내 얼거나 얼지 않은 팥을 먹었다. 팥 앙금을 만드는 데는 손이 많이 간다. 우선 오랬동안 물에 불려야 하고, 또 몇 시간을 삶아서 삶은 물은 버리고 새 물을 넣고 설탕과 소금 올리고당을 넣고 다시 끓이면서 한참을 저어주고, 부드럽게 된 팥을 작게 짓이기는 과정을 거쳐 단맛이 적당한 팥 앙금이 된다.   

 

"내년에도 이 여름을 볼 수 있을까?"

 

"그럼, 기다리지 않아도 다시 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보낸 여름은 아니겠지."

 

"그래? 내년에도 여기 사람들은 그대로 있을 텐데?"

 

"이 사람아,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사람이 바뀐다는 거야. 사람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같은 여름은 아닐 거고, 다른 계절을 맞이하겠지. 너도나도. 해마다 느끼는 거지만 계절이 없었다면 너무 심심했을 것 같아. 계절만큼 사람들의 상상력이나 감성이 풍부해야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도 않고... 모순이야. 용서할 수 없어."

 

"우리가 여름을 보내는 것은 아니잖니, 계절이 떠나가는 거라고!"

 

"사람들이 서서히 보내는 계절은 서서히 죽는 거야. 우리가 보내는 계절이 죽은 다음에 새로 태어나는 계절을 만나게 되는 거지. 사랑도 언젠가는 죽어. 죽은 사랑이 다른 사람과 다른 때에 새로 태어나 만나게 돼.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일어날 일이야."

 

"그렇군. 계절이 바뀐다는 건 슬픈 일이구나."

 

"맞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팥빙수가 나왔다. 이런 뷰를 가진 것을 오리지널 팥빙수라고 한다. 햇볕은 따갑지만 공기가 서늘하니 좀 쌀쌀했다. 평일 오후라 카페엔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9월의 하늘은 5월의 날씨보다 더 상큼한 하늘을 가지고 있다. 둥둥 떠다니는 구름은 손가락으로 톡 떼어 맛을 보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파란색은 신비로운 색이다. 푸른 행성 지구, 몽환적인 파랑 LED, 꽃말이 '불가능'이라는 파란 장미, 2009년에 새로 발견한 새로운 파란색 YInMn 블루, 그리고 여자의 Ultralight Cobalt Blue 슬리브 블레이저까지 그렇다. 높은 하늘이 넓은 유리창 밖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 가을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다.  - 見河 -

 

- 햐,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 논문 쓰면서 뭐하는 거니? -

 

 

 

 

청주가는 길 - 고천 의왕 도로 - 의왕으로 나가서 북수원 진입- 영동고속도로 호법체인지 - 중부고속도로 - 진천 - 증평 - 오창 으로 나가서 청주대학교. 이 길이 아침 7시에 출발하면 안막히고 가장 빠른 길.

모든 길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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