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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개강인지라 바쁜 걸음이고, 청춘은 청춘인지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구빵집 2018. 3. 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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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하는 계절에 개강인지라 학생들은 바쁜 걸음이고, 청춘은 청춘인지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계절이 봄으로 바뀌면서 학사 일정이 새로 시작한다. 봄에 시작한다. 여름 초입에 끝나는 1학기 수업을 해야 한다. 컴퓨터 시스템학과 고급 IoT(사물인터넷) 응용 과목을 맡았다. 봄이 막 시작하는 캠퍼스는 밤도 아름답다. 봄이 시작하는 계절에 개강인지라 바쁜 걸음이고, 청춘은 청춘인지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학년으로 졸업한 학생들이 다시 1학년으로 들어와 전공 심화과정으을 배우는 과정이다.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그 시간에 출석해야 한다. 반 학생은 20명이다. 첫 수업시간이다. 물론 첫 시간엔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수강신청 기간에 간혹 첫 시간을 빠지는 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늘은 안전교육 이수 현황표를 받아야 한다. 처음으로 과사무실에도 들려야 한다. 출입허가 카드도 받아야 한다. 불이 환하게 켜진 도서관 건물 옆 계단을 올라 7호관 407B호로 갔다. 근로장학생으로 보이는 여,남학생이 지키고 있었다. 설명을 듣고 계약서를 쓰고 서류를 받아왔다. 배가 고프다. 편의점으로 가서 오늘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샀다. 어쩜 작년 이맘때하고 똑같은지 모르겠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땐 바나나우유 사진을 보냈다. 우유가 넘어지면 아야가 된다. 오늘은 사진을 보내지 않는다. 강의실로 갔다.  

 

캠퍼스는 계절과 상관없이 아름답고, 시간과 무관하게 소란스럽다. 아이들은 힘이 넘쳤다. 그들은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낸다. 자기들만 모른다. 자기들이 꽃인데 어느 다른 꽃에 눈길이라도 갈까. 자기들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데 어느 순간이 눈에 밟힐 수 있을까. 한 학기의 시작이라 두근거리는 발걸음으로 학생들이 총총 다닌다.  

 

첫 시간의 모습은 이렇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다행이 저녁식사는 다 하고 온 모양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눈빛은 또렸하다. 강의실 앞에서 가장 먼거리부터 학생들이 앉아있다. 출석부를 뽑아 한 명씩 이름을 부르고 얼굴을 마주보고 눈빛을 맞춘다. 모두 키가 훤칠하게 크고 잘생겼다. 기술과 사물인터넷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한다. 한 학기 동안 무엇을 배우고 함께 이야기 할 것들을 알려준다. 한학기 수강과목에 대한 일정을 설명했다. 반장이 이미 정해졌다. 반장은 선생님을 도와 한 학기 고생해 달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방을 만들었다. 카톡방에서 못다한 이야기나 자료를 공유하거나 하기로 했다. 조를 나누었다. 5명씩 4개조를 나누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려고 만든게 아니라 만들어 보면 무언가 할 일이 생길까 해서 만들었다. 한 시간 정도 수업을 하고 마쳤다. 일찍 끝내서 그런지 인사하며 나가는 학생들이 활기차다. 

 

수업을 마쳤다. 특별히 일이  있어서 마친 게 아니라 마치면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늘 이렇게  지내온건가보다. 삶은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준비되는 게 아니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면 삶은 그때서야 우리를 위해 무언가 준비해  준 것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늘 우리는 준비도 없다고, 능력도 없으면서 멀 하냐면서 자신을 몰아부친 것이다. 그러면 안되었다. 무어라도 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도움을 구해야 했다. 이런.

 

해가 지지 않는 곳, 해를 따라 서쪽으로 한 학기를 보내게 된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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