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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첫 우중런, 물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가 된 느낌이다

첫 우중런, 물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가 된 느낌이다.

 

비가 오락가락한다. 비가 막 쏟아져 오늘 훈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았다면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늦게 나왔을 것이다. 낮부터 소나기가 쏟아졌고, 구름은 어둡게 일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겹겹이 검은 구름이 보이면 반드시 비가 내릴 징조다. 지금은 비가 오지 않으니 남자는 길을 나선다. 다른 일이 없으니 관문 운동장으로 간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닐 주머니에 차키와 스마트폰을 넣고 입구를 매서 인조잔디 위에 둔다. 보통 비닐 랩이 둘둘 말려있는 부엌에서 요긴하게 쓰는 비닐 주머니 묶음은 땀에 젖은 옷을 담거나 비 오는 날 유용하다. 여름으로 접어들어서 빗물은 차갑지 않다. 남자는 붉은 트랙을 천천히 달린다. 비가 오는 날은 누구도 운동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 훈련하는 사람도 없다. 굵은 빗방울을 피해 운동장 관중석 비를 맞지 않는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서 근력 운동을 한다. 점점 빗줄기가 세진다. 남자는 하늘에 대고 말한다.

 

'이게 머니? 더 안오는거니? 더 많이 폭우처럼 안 쏟아지는 거야?'

 

빗방울이 약간 굵어지지만 폭우나 장대비는 아니다.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 더 시원하게 윗옷이라도 벗고 달리면 더 좋았을 텐데. 1시간 20분 동안 쉬지 않고 400미터 트랙을 30바퀴 달린다. 몸에서 김은 나지 않는다. 밖에서 오래 머물면 체온이 내려가고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니 어서 가야 한다. 

 

허벅지 부상을 긴 시간 동안 잘 이겨낸 남자는 그 이후로 더없이 좋아진 상태다. 처음 들어와서 차근차근 훈련하면서 느끼던 매 순간의 성취감과 즐겁고 상쾌한 기분을 동일하게 가져간다. 얼마 전에 남자는 그에게 물었다. 

 

"얘, 물어볼 게 있어. 달리는 일에 대한 거야. 너는 잘 모르겠지만." 남자가 말했다.

"선배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내가 너보다 더 달리면 달렸지 무얼 모른다고." 그가 말했다.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서브4(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일)도 했으니 그냥 즐겁게 운동삼아 달리는 일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말이야."

 

남자가 말을 멈춘다. 우리가 무슨 질문을 할 때는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것이 아닐까? 무엇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묻는 행위는 몰라서 하는 게 아니라 이미 결정한 것을 알려주거나, 도움을 위장한 자신의 결심을 강화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다. 분명히 함께 달리고 싶지만 나는 내가 달릴 길이 있고, 그는 그가 달릴 길이 있는 것이다. 그가 원하는 선택이 내가 바라는 선택일 수도 없다. 그래서 아마도 남자는 묻고 있다.

 

"다른 하나는 세 시간 반을 넘어, sub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환상적인 일)도 하고 기록을 내기 위해 가능한 한 열심히 달리는 일인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남자가 말했다.

 

남자는 그가 갈 길을 아주 잘 아는 사람이다. 결론도 이미 두 번째로 내리지 않았을까. 목표를 갖는 일, 더해서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갖는 일은 헤멜때 헤메더라도 필요하고, 계획대로 전개되지 않아도 필요한 일이다. 그래야 지금 여기를 잘 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見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