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묻힌 크레타 섬에 가보고 싶어." 그가 말했다.
"나도." 남자가 말했다.
"그리스와 터키사이에 크레타 섬으로 둘러쌓인 에게해를 보고 있을 무덤이겠지." 그가 말했다.
"무덤? 묘비명을 보면 현실을 많이 두려워 한 것 같아." 남자가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해?" 그가 말했다.
"현실에 몰입해 '지금 여기'를 사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 않니?" 남자가 말했다.
"어차피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미래의 시간에 바라거나 기대하는 게 없어야, 두려움도 없게 되거든. 그래야 결국 모든 것에서, 즉 현실이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서 자유롭게 되는거 같아. 우리 주인공은 한 번도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불쌍하지." 남자가 말했다.
"나는 어때 보여?" 그가 말했다.
"너무 완벽한 여자아이가 될 필요는 없어. 피곤한 일이야. 넌, 여자 카잔자키스 같아. 히히" 남자가 말했다.
"우린 많은 걸 기대해, 여하튼 여러가지 일들이 다 제각각 두려워, 하나도 자유롭지 않아. 하하" 남자가 말했다.
"우리가 진짜 자유롭다고 생각해. 기대를 내려 놓는 것부터 시작할까?"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은 그리스어로 “Δεν ελπίζω τίποτα. Δε φοβούμαι τίποτα. Είμαι λέφτερος"이고, 번역은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고 알려져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 1883년 2월 18일 ~ 1957년 10월 26일)는 그리스의 작가, 시인, 사회주의 계열 정치인이다. 그가 태어나고 묻힌 에게해를 바라보는 크레타섬 이라클리오 성문 근처에 있는 묘비의 묘비명은 많이 알려져 있다. 나무 십자가 아래 있는 낮은 묘비에는 그리스어로 위와 같이 씌어있다.
무엇에서 자유롭다는 말인가? '카잔차키스'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삶, 지금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여기는 삶을 살고 싶었던 거다. 무언가를 원하면 자유가 아니다. 그게 사랑이든, 부든, 욕망이든, 임무든 무엇을 원하면. 오로지 지금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숨쉴 수 있는 공기가 있고, 내가 해야할 일들이 있고,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삶이어야 한다. 방금 말한 세 가지의 일조차도 원하지 않는가? 그는 한 번도 자유롭지 않았다. -見河-
지도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97%90%EA%B2%8C%ED%95%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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