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더 자주 담대하게 무너지기로 한다.

지구빵집 2023. 6. 1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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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비행기를 타거나 배 혹은 잠수함을 타면 육지에 있을 때보다 생체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아마도 급격한 환경 변화와 예측할 수 없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잠수함을 타면 생체 능력은 6분의 1로 떨어진다. 단순한 피로감부터 면역체계의 이상과 감정 변화까지 겪는 것은 기본이고, 물속에 있다는 공포감은 상상 이상으로 육체적인 능력은 감소한다.  

 

지금 이 시간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열심히 살란 말은 아니다. 언제가 올, 아니면 이미 더 흘러가면 어디엔가 존재하는 미래가 지금 이 순간을 규정 지을 거니까 '알아서 잘 지내'라는 말이다. 분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중에 이 시간을 후회할 거라는 사실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원하는 것을 갖고 부지런히 삶을 살았다고 해도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는 사람 대부분이 갖게 된다. 

 

또한 잘 알고 있다. 그토록 쓸모없고 연약한, 부서지기 쉬운 찰나의 진실, 찰나의 아름다움만이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것이다. 남자는 독하지 않아서 사랑도 망하고 글쓰기도 망하는지 모른다. 큰 일 없이 지내면 나중에는 저절로 하나씩 얻게 되는 그런 거 말고 다른 것을 갖고 싶다. 몸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죽을 정도로 푹 빠져야 얻을 수 있는 것, 정신이 깨어 있을 때 원하는 것만 하루종일 생각해도 얻기 힘든 것들을 떠올린다. 세상과 우주는 명백히 과학, 즉 물리 법칙으로 작동한다. 항상 그렇다. 때로는 부딪히고 좀 모자라고, 어떤 때는 많아서 남고 넘치기도 한다. 모든 사물과 생명체를 둘러싼 물리와 화학 법칙이 존재하는 모습이 그렇다. 

 

사람은 과학, 물리법칙을 이해하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두 부류의 인간으로 나눌 수 있다. 믿음은 정신적인 면에서 생각과 판단의 근거, 삶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신화, 전설, 역사, 종교와 신앙, 군주, 영웅은 믿음에 기반한다. 스스로 전설이나 영웅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의 그 믿음이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그 믿음에는 의미가 있는지 올바른지는 사실 끼어들 여지가 없다. 믿음이 원래 그렇다. 믿음은 결국 물리적으로 드러난다. 어디에 살고,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주변 환경이 어떠한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구분하게 만든다.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믿음이라서 어떤 믿음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과학을 하고 유물론을 받들고 정보와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으로 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살 거야. 살아야지. 춤추고 싶어. 더 리듬을 타야지. 더 부딪혀야지. 더 껴안아야지. 더 담대하게 무너져야지."

 

자기가 올바르다고 느끼고 싶은 인간의 욕망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없다. 자신의 역할이 다했고 자신이 별로 쓸모없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처럼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도 없다. 마치 좋아하던 여자에게 차였을 때 느끼는 감정과 같다. 스스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드는 강력한 저항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 없다.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냥 하는 것뿐이다. 길도 찾지 말고, 도움도 바라지 말고, 행운이 오기를 기다리지도 말고 말이다. 때때로 인내, 규율, 단순함 같은 우직한 것들이 큰 영향을 발휘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무엇을 하면 가슴이 뛰고 아침이 기다려지고 모든 시간을 몰입할 수 있을까?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이지 알면서도 절실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올빼미형 인간이 왜 항상 아침형 인간처럼 흉내를 내며 살아야 하는 건지 생각해 보면 짜증이 난다. 계속 달리면서 생각해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찾아야 할 나이인지, 그런 것들이 가능한 시절을 보내는 건지도 의심스럽다. 내가 인생을 너무 낭비한 건가?

 

"충분히 발전된 기술은 모두 마법과 다름없다." - 아서 C. 클라크

 

기술에 질렸다. 중세 시대 기사의 자질은 순수한 마음, 용기, 명예, 덕, 진실성이었다. 싸움 기술이나 창검술은 끼지도 못했다. 기사의 자질이 결국 리더십과 성취, 전설이나 업적을 만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를 이어 드러내지 않고 전승되는 속성들은 아무나 갖고 싶다고 갖는 게 아니다. 남자는 그 속성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묻고 있다. 

 

어떤 것도 두렵지 않지만 내 자신이 가장 두렵다. 또 포기할까 봐 두렵고, 인내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 다시 편안한 영역을 찾을까 봐 두렵다. 실패한다든가 넘어지는 것, 다른 사람에게 바보처럼 보일까 하는 것들은 두려움의 대상도 아니다. 좀 더 대담하게 넘어지기를 바란다. 그 길이 어려움과 고난, 심한 자괴감 같은 것들로 가득 차기를 고대한다. 

 

 

 

아름답지? 응, 아름답지? 응, 정말 아름답지? 그래

얼마나 얻기 힘든 사진인지... 얻기 힘든 사진... 얻기 힘들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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