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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달리기, 달리기는 인생에서 책임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지구빵집 2023. 9. 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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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제대로 삶을 살고 싶다. 짧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단 한 번만 살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살고 싶다. 두 번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의 책임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삶에서 질서란 무엇일까?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는 없다.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목표를 추구하지 않거나,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거나,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일을 회피한다면  죄책감, 부끄러움, 초라함이 우리 자신을 찾아온다. 짊어진 무게가 없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물어뜯는다. 나 역시 자신을 물어뜯은 상처가 가득하다.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 고통을 직시하고 떠맡고 해결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개선할 수 있다.

 

200km 이상 달리겠다는 7월 목표를 멋지게 달성했다. 아주 마음에 든다. 작년 10월부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더 강하고 좋은 태도를 갖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육체와 정신이 더 힘든 8월이 왔다. 8월의 1일 첫날 훈련을 아주 잘했다. 늘 목표를 세우면 달성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본다. 몸에 배도록 반복하는 남자가 보인다.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8월 1일 목요일 훈련, 관문 체육공원, 10km 56분 25초 pace 5분 38초

 

훈련 후 동료들은 옛날 김치찌개집으로 갔다. 남자는 집으로 와서 간결한 저녁을 먹는다.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것들이 싫다. 단정하고 단순한 일상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려고 한다. 그러면 나중에 바쁘거나 복잡한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다. 여하튼 남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미자영자: 대회 일 40일 전까지 330을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을 세운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적어도 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영자진자 선배: 조깅할 때는 조깅 속도로 달린다. 그러나 훈련이라면 언제든 5분 속도록 처음부터 훈련을 마칠 때까지 달린다. 4분 58초 페이스를 몸에 새긴다. 적어도 그 정도로 달리는 느낌을 몸이 알도록 해라. 훈련하는 날은 무조건 5분 페이스로 처음부터 훈련이 끝날 때까지 달린다.

 

 

 

훈련하고 와서 단아하고 무겁지 않은 간결한 식사

 

8월 3일 목요일 대공원 언덕훈련

 

어제 오후에 관문 체육관에서 근력운동하고 언덕 훈련이 있었다. 명경지수를 보듯 호수를 한 바퀴 조깅 페이스로 돌고 긴 언덕 10 set 왕복이다. 아마 9번으로 마쳤는데 많이 힘들었다. 일단 마음이나 정신이 반쯤 포기하면 거의 100% 육체는 그대로 따른다. 무조건 해낸다는 자신감과 믿음을 갖는다. 그래야 육체가 말을 안들 때조차도 포기하지 않게 된다. 잘했다. 우리는 좋은 동료, 혹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할 때 능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할 수 있다. 과천 마라톤 팀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들은 요즘 항상 내 앞에서 나를 이끈다. 

 

8월 4일 금요일 - 업무 협의 

 

8월 6일 일요일 동호회 야유회 - 유명산

 

8월 8일 화요일 오전 - 건강 검진

 

8월 5일 토요일, 관문 체육공원 ~ 영동 1교 왕복

 

늦게까지 문서 작성하고 훈련에 못 나가서 저녁 해가 지고 달렸다. 마음에서 일단 브레이크가 걸리면 세상없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자신감은 그래서 늘 중요하다. 운동장 트랙을 두 바퀴 돌고 등용문까지 20km를 달리려다 영동 1교까지 왕복하기로 한다. 너무 달렸더니 몸이 좀 무겁다. 그것도 느낌일까? 여하튼 잘 달렸다. 이번 달 200km 이상 목표는 어떻게 할까? 달성해야겠지? 

 

모든 일은 마무리가 필요하다. 미래를 규정하는 것은 지금이고 과거가 미래를 만든다. 삶에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여름 햇살은 저리도 찬란한지.

 

8월 10일 진인진 출판사 미팅으로 훈련 못함

 

 

합계
31 1 2 3 4 5 6  
  10km   12.5km   13km   35.5km
7 8 9 10 11 12 13  
  5.6km       10.8km 20km 36.4km
14 15 16 17 18 19 20  
  15.5km   11.6km   11.4km   38.5km
21 22 23 24 25 26 27  
  10.6km   12km   10km   32.6km
28 29 30 31        
  10.8   11.6km       22.4km

 

 

매일 함께 생활하는 가족을 비롯해 주위에 목표가 없는 사람이 있다면 위험하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는 없다. 짊어진 무게가 없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를 물어뜯는다. 냉소와 자기 경멸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까지 먹혀버리게 만든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 상담사들은 심지어 가족에게 처한 상황이 그러하면 떠나는 게 바른 선택이라고까지 말한다.

 

8월 14일 블로그 로그인 기능이 막혔다. 예약으로 올린 포스트의 이미지가 유해 게시물로 규제 대상이 되어 (수준 높은 여성, 그녀는 꼭 잡아야 할 사람) 로그인 제한 30일이란다. 불합리하고 이의가 없지 않지만 훌륭한 사람은 규칙을 잘 지킨다. 일단 급한 대로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기로 한다. 아무리 좋은 경우라도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문제가 된다. 항상 백업을 충실하게 실행하고 대응 방안을 A, B, C... 세워둔다.

 

달리기가 즐겁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즐거워 좀 자제하려고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또한 지나가고, 역시 아무리 즐거워도 끝은 있는 법이다. 물론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는 것이 제법 현실에 충실히 살아가라는 말에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모든 대가를 치르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나서 빼빼 마른 검은 얼굴의 노쇠한 사람이 되는 것도, 예순서너 살까지 달리고 나면 여기저기 몸의 기관이 삐걱거리는 상황도 모두 자기 책임이다.

 

남자가 하는 이런 고민은 굉장히 일찍, 그러니까 한 10년을 내다보고 생각하는 것이라서 정확히 맞는 생각인지도 잘 모른다. 사실 아무도 모른다. 미래가 과거를 규정한다. 10년 후에야 지금 한 선택이 잘한 것인지 현명한 선택이 아닌지 알 수 있다. 장기적인 성취감보다는 단기적인 이익과 편의를 우선시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단기적 이익으로 쌓은 삶은 특별히 잘 한 선택이 아님에도 10년 후엔 바라보면 다 잘한 것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내면이 바라보는 진실을 아는 사람도 오로지 자기 자신이다.

 

내일은 성남 교육원으로 스마트 팜 강의가 있다. 강의 자료를 꼼꼼히 준비하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지 생각한다. 오랜만이다. 진실로 성심껏 행동하는 것과 우연히 기회가 맞아떨어져 어설프게 하는 일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습관처럼 하는 더러워진 화장실 바닥을 썩썩 닦는 일로 생색을 내는 일과 묵묵히 매일 지저분한 세면대와 벽의 더러운 것들을 닦아내는 일과는 다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의 특징은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행동은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남자가 다른 사람의 단점만 보는 사람이 아닌데 집안에 있으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 자신을 갉아먹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일까? 아니면 목표 없이 살아가는 사람, 무게를 짊어지지 않은 사람과 함께 살아서일까? 그렇다고 자신이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스스로의 선택과 판단, 마음에 따라 충분히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무든 것이 남자의 책임인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판단도 다른 사람의 문제이지 남자의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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