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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달리기, 달리기와 나의 절대적인 관계

지구빵집 2024. 1. 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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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5일 화요일 관문 운동장 트랙 훈련. 2km 조깅, 8km 5분 주. 11km - 58분 - 5분 20초 

 

12월 첫 훈련이다. 트랙 5바퀴를 조깅 페이스로 달리고, 멈추지 않고 20바퀴를 자기 목표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이다. 5분 페이스로 달리는 일은 말은 쉽지만  8년 동안 이렇게 달리기 위해 훈련했다. 훈련에 나온 사람은 재자룡자 감독과 나뿐이다. 물론 과천팀과 함께 훈련하지만 세심한 사람은 편하게 섞이기 어렵다. 토요일 훈련을 마치고 단 한 번도 일요일 열리는 과천팀 훈련에 나간 적이 없는 사람이다.

 

늘 하는 일이라서 훈련을 마친 남자는 개인 사진을 찍는다. 집으로 돌아와 9시 전에 저녁 식사를 하고, 겨울이라 제법 많은 운동복을 빨아 널고, 뜨거운 물을 맡아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귀찮거나 늦게 되면 씻지도 않고 잠드는 것도 남자가 즐겁게 하는 일이다.  

 

세상에는 극도로 소심하고 소극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차가 긁힐까 봐 돈을 잃을까 봐 다칠까 봐 걱정만 하며 살아간다. 단기적으로 보면 무엇인가 잃지 않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누리는 것이 한없이 적어진다.  

 

스스로 평화를 유지하는 근육을 키우고 훈련한 사람이다.

 

아들은 장자완자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인천으로 문상을 갔다. 검은 양복을 빌려 입고 내일 아침 발인 나가는 것을 보고 아마 일터로 갈 것이다. 남자가 한 일을 똑같이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은 의외로 남자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일이다. 10시에 일터로 나가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다 밤에 돌아오면 또 쓰러져 잠이 든다. 오히려 이런 일은 즐거운 일이다. 남자는 육체보다는 심리적으로 어렵게 버티는 상황에 처하면 진짜 힘들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스스로 망가지거나 깨지는 느낌, 무언가 통제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비참한 느낌이 들 때 정말 힘들어한다. 

 

 

12월 7일 목요일

준비: 관문운동장. 3.2km 조깅, 100미터 질주 4회

본훈련: 1000미터 200미터 인터벌 훈련 3회(120초/400미터, 200미터 2분 회복) 

 

어제 금연치료제를 받아 왔다. 남자가 가장 싫어하면서도 좋아하는 두 가지가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바로 불면증과 악몽을 꾼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 

 

12월 9일 토요일 정모. 등용문(원점) 10km 왕복

 

12월 12일 화요일 훈련 10.24km, pace 5분 26초

 

12월 14일 비가 내려 달리지 않고 체육관으로 가서 근력운동.

 

찬 겨울비가 내리는데도 운동장에 나갔다.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가차 없이 체육관으로 직행한다. 가민 시계를 운동 모드에 맞추고 55분까지 근력운동을 한다. 매주 월, 수, 금을 빠지지 않고 나간다.  

 

라즈베리파이 데이터 IO 보드 pcb 발주를 했다. 미루고 미루던 일을 하나 실행한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실행해도 모자란데 남자는 늘 지지부진하다. 사업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중이다. 끝내는 기술, 시작하는 기술, 일하는 템플릿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새로운 월간 훈련 테이블을 만든다. 인생은 이런 새 테이블로 우리를 반긴다. 어떻게 채우는지 우리를 시험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보내길 바란다. 

 

12월 16일 토요일.

 

커뮤니티의 25회 총회 송년회 하는 날이라 정모는 없다. 아침에 눈 쌓인 길을 오래도록 달리고 싶었지만 늦잠을 잤다. 술을 덜 마셔야 하는데 역시 나쁜 것은 고치기가 어렵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정모는 열리는 데 지금은 툭하면 건너뛴다. 시간도 오후 4시에 열린다. 회원들에게 아무런 준비도 요구하지 않는다. 

 

권위는 스스로 세우는 것이다. 어떤 행사를 하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존중과 권위의 수준이 드러난다. 스스로 애정을 갖고 존중하는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냈다. 회원들의 의무를 다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운영진이 여럿 불참했고,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 예행연습도 하지 않았다. 예산 집행 서류를 복사해 나눠주지도 않았고, 토의 안건도 받지 않았다. 회계 발표도 다른 사람이 했고, 감사 발표 시간도 그냥 넘어갔다. 송년회는 얼터당토 않은 난센스 퀴즈만 수 십 번을 내고 상품권을 나눠 주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할 정도로 낮은 존엄을 가지고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비교적 나이 어린 사람들이 운영하는 그룹의 장점도 있다. 그들은 집중하고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끝까지 지킬 줄 안다. 우리는 그러하지 못하다. 행사를 치를 때 으쌰으쌰 할 줄만 알지 그룹의 성과를 지켜가지도 계승하지도 못한다. 그것이 모든 우여곡절을 공유하는 그룹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인데 말이다.

 

깨끗하게 살고 싶다면 지저분한 짓을 하지 않는다. 

일도 같고, 방식도 같고, 하지만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다. 

동아마라톤까지 훈련 일정표를 첨부하지 않고 링크를 남긴다.

여러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공처럼 살아라. 격투기를 배우고 싶다. 검도를 시작할까? 아니면 요가를 배울까?

 

12월 19일 설중주. 400미터 트랙 5회전 후 지속주 10km를 페이스 5분에 맞춰 달린다. 

 

과천팀의 훈련 감독과 함께 훈련한다. 그는 많은 것을 남자에게 알려준다. 열린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운동장을 달리는 데 눈이 온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그리 춥지 않다. 많은 눈이 내리는 게 아니라서 질척대거나 미끄럽지 않다. 사람들이 눈을 좋아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희소성은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할 만큼 매혹적이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2월 21일 목요일 훈련.

 

세상 사람 대부분은 소심하게 산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며 얼굴을 고치고 옷을 입는다. 새로 산 외제차가 아까워 타고 다니지 않고 주차장에 둔다. 자신이 감당할 삶의 여정에 누군가를 옆에 끼고 가기를 원한다. 그러니까 늘 걱정만 하면서 살아간다.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고 비난할 수 없다. 우리가 태어난 장소가 삶과 사고와 문화, 가치관을 비롯해 모든 것을 규정한다. 가진 것에 감사하면 해일처럼 넘치고 넘친다. 소를 숭배하지 않는 것, 총기가 난무하지 않는 사회, 우리에게 신을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사회에 태어난 것, 춥지 않은 것, 결혼한 것, 집을 빌린 것, 따뜻한 것.... 갖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한 없이 모자라고 충분한 것은 없다.  

 

누구나 속을 콱콱 누르면 살아간다. 능력은 없는데 불만이 많아서 일 수도 있고, 훨씬 더 나아지고 싶지만 현재의 삶에 안주하는 데 길들여져 자부심을 읽은 사람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 실력 있고 훌륭한 재능을 바라고는 있지만 쌓기가 어려운 경우도 그럴 수 있다. 능력이 없다면 의지라도 있어야 한다. 자존심이라는 것도 최소한은 있어야 한다.

 

 

12월 23일 토요 정모, 자봉, 구이마마 식당 - 커피 - 족발 - 커피 

 

12월 24일 일요일, 과천팀 정모 참석 

과천팀 정모는 7시다. 어제 달리지를 못하고 마음이 심란해 어제 4시간 30분 자고 아침 일찍 관문운동장으로 간다. 잠깐 준비 운동을 하고 양재천을 달리러 운동장을 나간다.

 

-6도, 눈 쌓인 주로를 달렸다. 다른 러너가 밟지 않은 눈 위를 달려야 미끄러지지 않는다.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고 보폭은 줄이고 끝없이 흰 벌판을 달린다. 언제부터 달리기가 좋아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나 남의 쇠락을 가늠해 보기가 나의 쇠락을 가늠하기보다 더 쉽다. 관계에 있어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은 사람이 좋게 변한다는 믿음을 갖고, 나쁜 경험을 한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남자가 잃어버린 이유를 모르는 자부심과 그의 야망, 아니 그게 욕정이라 해도 다시 찾아주고 싶다. 그가 젊은 시절 보여준 오만함과 시덕션, 보기 드문 재능을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남자의 계약서, 태산보다 무거운 그의 말, 남자가 갖고 싶은 집착과 사랑을 다시 찾는 모습을 죽기 전에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남자가 가까이에 있으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바로 옆이나 앞에 있는 그를 보면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을 지경이다. 아름답다는 말은 너무 약해서 심장이 저리고, 몸서리치도록 강렬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의 눈길이 오래 머무는 것들이 자신이 된다. 남자의 서명, 남자의 피어싱, 가슴과 굵은 팔, 말을 닮은 다리, 가는 손목과 발목, 남자의 필체, 남자의 눈빛, 강한 욕정을 꾹꾹 참아내는 그 인내, 그의 잔혹한 유혹과 탄탄한 몸을 다시 찾는 걸 거들고 싶었다. 내가 웃는 이유는 난 언젠가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강가에 데려가고, 성당으로 인도하고, 문 앞에 데려다줄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고, 구원을 받고, 문을 여는 것은 자신이 할 일이다. 

 

12월 5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8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2월 7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3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2월 10일(일) 양재천 월례대회 10km
12월 12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9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2월 14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4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2월 17일(일) 양재천 A조 21KM(반환점)  B조(15KM)  C조 (180RPM맞추어 10KM)
12월 19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0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2월 21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5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2월 24일(일) 양재천 A조 (23KM)  B조(17KM)  C조 (180RPM맞추어 12KM)
12월 26일(화) 관문 2000M 조깅 후 이어서 지속주 12000M
( A: 100초 B:120초  C: 180RPM 맞추어 조깅포함10000M)
12월 28일(목) 관문 조깅 8회전 질주 4회 후 1000M 인터벌 6회 간주200M(120초)
( A: 93초 B:100초  C: 180RPM 맞추어 6000M)
12월 31일(일) 남산 OR
하늘공원
송년 달리기 25KM

 

 

 

 

12월 26일 화요일 훈련. 관문체육공원 12.7km pace 5:26

 

 

12월 28일 목요일 훈련. 운동장 11km 5:41

400미터 트랙을 8바퀴 달리고, 100미터 질주를 4번 하면 준비 운동이 끝난다. 

 

12월 30일 토요일 정모, 등용문(원점) 왕복 10km, pace 5:42

 

올 해는 우중주가 많았던 만큼 눈을 맞으며 달리는 날이 많다. 출발하면서 조금 내리던 눈이 폭설이 되었다. 날씨는 많이 춥지는 않아서 눈을 맞으며 달렸다.

 

2024년 마지막 달리기가 끝났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이해받기를 바란다. 여자가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은 아이와 강아지뿐이다. 남자는 그가 제공할 수 있는 것, 테이블 위에 그가 내려놓을 수 있는 것으로 존중받는다. 누구도 너의 등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고통과 인내, 고군분투, 외로운 결정, 불순한 의도와 노력은 볼 수 없다. 보여줄 필요도 없다. 아무도 그 사실을 이해하고 동정하지 않는다. 누구도 널 구해주러 달려오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더 많이 드러내라는 말이 아니다. 테이블 위에 아무것도 없을 때 가장 아름답다. 장미 한 송이만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답다. 너의 여정을 아름답게 만든다. 다른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 감정, 그의 세계를 항상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달리기는 같은 여정을 갖는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부상으로 달리지 못하는 시간을 보낸다.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더 힘껏 달리고 다양한 종류의 훈련을 실행한다. 즐겁게 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을 누르고 끝까지 달리는 과정이 차지한다. 삶도 그렇다.

 

고통을 환영하고 받아들여라. 편한 것을 거부하고 고통스러운 것을 선택한다. 누구나 스스로의 삶에 대가를 치룬다. 그것이 원칙이다. 네가 치러야 할 대가는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음을 잊지 마라. 아무리 고통스럽고 잔인할지라도 네가 선택하고 네가 결정한 일이니 받아들이고 이겨내라. 하나의 고통 뒤에 즐거움이 있고, 하나의 즐거움 뒤에 고통이 따른다. 큰 괴로움 뒤에 큰 기쁨이 따르고 큰 기쁨 뒤에는 큰 괴로움이 따른다. 

 

2024년은 더욱 분발하기 바란다. 일 년동안 마인드를 세우고, 루틴을 만들고, 어떻게 감정을 사용하고, 자신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배웠다면 이제는 성장을 할 때다. 네가 테이블 위에 무엇을 올려놓을지, 결과로 보여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절대 멈추거나 포기하지 마라. 그것만 명심해라.

 

 

 

12월 훈련 결과 정리

합계
거리, pace         1 2  
            청주  
3 4 5 6 7 8 9  
    11km
5:20
  7.7km
5:54
  10km
5:44
28.7
10 11 12 13 14 15 16  
    10.2km
5:26
  비옴   총회, 송년회 10.2
17 18 19 20 21 22 23  
    11km
5:31
  10.5km
6:23
  자봉 21.5
24 25 26 27 28 29 30  
22km
5:42
  12.7km
5:26
  11km
5:41
  10km
5:42
55.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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