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토요 정모. 양재 시민의 숲 달리기 12km, 1시간 15분 42초, pace 6분 17초
남자보다 더 잘 달리는 선수가 나와야 실력이 늘고 재미가 있는데 그들은 잘 나오지도 않고 일부는 부상이라 조심하고 있다. 요즈음 동호회에서는 제대로 훈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라톤 풀코스 330(풀코스를 3시간 30분 이내에 완주) 기록을 달성하기로 한다. 아마도 어떻게든 달성할 것이다.
매경 6월 17일 오피니언에 '사슴벌레식 문답'(권여선 소설) 글이 실렸다. 어떤 식으로 대화하는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방충망도 있는데, 이렇게 커다란 사슴벌레가 어디로 들어오는 거예요?"
"어디로든 들어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은 무엇으로든 살아."
너는 왜 연극이 하고 싶어?"
나는 왜든 연극이 하고 싶어."
너는 어떤 소설을 쓸 거야?"
나는 어떤 소설이든 쓸 거야."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무엇도 가리지 않음을 뜻하는 '-든'은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마법의 언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이 될지 몰라도 우리는 무엇으로든, 어떻게든, 왜든 살아간다.
7월 4일 화요일. 우중주. 10km 54분 46초 pace 5분 28초
빗줄기가 약해져 혹시나 하고 나갔는데 비는 쏴쏴 내리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관중석에 비를 맞지 않는 곳에서 몸을 풀고 비가 쏟아지는 운동장으로 나갔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빗물이 몸에 닿는 느낌이 좋다. 우선 3km를 천천히 달리고 6km를 빠르게 달린다. 마지막 1km를 다운 조깅으로 마무리한다. 약한 빗줄기라도 5바퀴 돌면 신발과 옷이 모두 젖는다. 신발 아래 물이 찰랑인다. 축구장을 비추는 써치라이트 아래로 빗줄기가 우박처럼 떨어지는 길이 보인다.
빗줄기가 거세져 물이 운동화를 넘쳐날 때는 달리는 트랙이 마치 홍해처럼 갈라진다. 촥촥 물을 튀기며 달리는 모습은 아주 멋지다. 10km를 달리고 인조 잔디 축구장으로 들어가 몸을 풀다가 축구 골대 앞에 물이 가장 많이 고인 곳에서 누워 버린다. 하늘에서 내리는 굵은 빗줄기는 운동장 조명을 받아 아주 선명하다. 기분이 아주 좋다. 새롭게 목표를 정하고 나니 용기가 샘솟는다. '나는 최고다.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 끝까지 해낸다. 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큰 소리로 외쳐도 아무도 들을 사람이 없다.
우울해도, 기분이 좋아도, 힘들어도, 눈이 와도, 지쳐도, 화가 나도, 비가 쏟아져도 달린다. 목표를 세웠다. 올 해가 가기 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30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이다. 매월 대회 전까지 매월 200km 이상, 잘하면 300km 까지도 달린다. 명확한 목표는 우리를 방황하지 않게 한다. 삶을 새롭게 만든다.
7월 달리기 기록표, 목표는 200km 이상 달리기
7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1 | 합계 |
12.05km | 12.5km | ||||||
2 | 3 | 4 | 5 | 6 | 7 | 8 | |
휴식 |
휴식 | 10.03km | 조깅 8.1km | 언덕 8.8km | 휴식 | 12.1km | 39km |
9 | 10 | 11 | 12 | 13 | 14 | 15 | |
18.1km 조깅 |
휴식 | 9.6km 야소 400 -10 |
11.4km | 휴식 | 12.1km | 51km |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
15.5km | 휴식 |
13km | 12.5km | 휴식 | 12km | 53km | |
23 / 30 | 24 / 31 | 25 | 26 | 27 | 28 | 29 | |
14.4km 14.5km |
휴식 |
9.24km | 12.2km | 휴식 | 12.1km | 63km | |
합계 | 218.5km |
월요일은 쉬고 화, 수, 목요일은 달리기로 한다. 금요일을 쉬고 토요일 정모에 나가서 달리고 일요일은 장거리를 달리기로 한다. 달리는 일도 좋은데 쉬는 것을 작정하고 쉬기로 한다. 누구나 잘 알듯이 잘 먹고 잘 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기간에 맞춰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하는 일들 말이다. 열심히 달리고, 전략적으로 집중해서 휴식하기로 한다. 일반 사람의 휴식은 일의 연장이고 제대로 휴식을 갖지 못한다. 특별한 사람들은 휴식을 옴 몸을 이완하고 정신까지 푹 쉬도록 확실하게 휴식을 이용한다.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쉰다.
많은 운동 중에 달리기처럼 정직한 운동은 없다. 아마도 남자가 최선을 다 한다면 그에 걸맞은 결과를 줄 것은 확실하다. 원하는 것을 줄 것이고, 목표로 하는 것들을 또 얻을 것이다.
7월 6일 목요일 언덕 훈련. 53분 8.78km pace 6분, 언덕 왕복 18회
달리는 요령을 알면 더 빠르고 편하게 오래 달릴 수 있다. 아직도 힘으로만 달린다. 토요일 정모에 참석을 사정 사정한다고 나오지 않는다. 당신이 중요한 사람이고 꼭 나와서 운동하는 게 건강에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이 중요하다. 사정사정하면 자기가 머라도 된듯한 사람으로 생각해 더 나오지 않는다. 이럴 땐 무시한다. 나오나 안 나오나 상관없는 사람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면 애달파서 나오게 될 확률이 크다. 매달리면 멀어지고 신경을 끄면 달라붙는 원리다.
7월 8일 토요일 정모 관문 운동장 왕복 12.1km 1시간 13분 pace 6분 4초
7월 9일 일요일 달리기. 관문운동장 ~ 영동 3교, 거리 18km 1시간 47분 pace 5분 57초
6시에 나갈 생각이었다. 몸이 피곤한지 6시 30분에 일어나 7시에 관문운동장으로 나갔다. 과천마라톤 팀은 7시에 정모가 열린다. 보통 대공원에서 열리고 월례대회가 있는 날은 관문운동장에서 연다. 소속 회원 50여 명 정도가 준비운동을 하고 트랙을 돌고 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짐을 모두 차에 두고 나와 몸을 풀고 양재천으로 달려간다. 서브 330 목표를 세웠다. 매주 50km 이상을 달리는 계획인데 달리면서 생각하기로 한다. 항상 생각이 먼저 반응한다. 몸이 더 달릴 수 있어도 우리 머리는
"하~ 너무 힘들다."
"다리가 아픈데 더 아파지기 전에 여기까지만 달리자."
"조금만 더 달리고 그만 두자. 더워서 너무 힘들다." 이런 식이다.
영동 3교 아래를 지나며 여기까지만 달리자라고 생각한 순간에 그늘에서 쉬고 있는 환자구자 선배를 만났다. 성당 일에 열심인 선배는 아침 일찍 관문 운동장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예전에 관악산 계곡에서 미자, 순자 선배와 4명이 골방에 박혀 막걸리 마시는 이야기도 하고, 늘 열심히 달리는 서로를 추켜세우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시 관문 운동장으로 출발한다.
결국은 우리의 행동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교훈을 주고 방향을 안내한다. 일주일 50km 이상을 달렸더니 몸이 많이 피곤하다. 이겨내는 방법은 단 하나다. 더 잘 먹고, 더 많이 쉬고, 잠을 더 잘 자고, 강한 근육과 몸을 만드는 방법이다. 일을 열심히 하고 달리고 쉬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쫓기는 기분을 계속 느낀다.
7월 11일 화요일 훈련 관문체육공원
조깅 트랙 8회전, 100미터 질주 4회, 400미터 야소 훈련 10 set, 9.6km 55분 pace 5분 44초
굵은 빗방울이 듬성듬성 떨어진다. 아무도 나오지 않아서 비가 마구 내리길 기대하며 달린다. 훈련하는 날마다 혼자 나와 열심히 달리는 선배 한 분이 잠깐 달리고 들어간다. 7시 반에 애자경자 선배가 나와 조깅 10km를 달린다고 한다. 혼자 있거나 혼자인 줄 알았는데 누가 나오면 그렇게 반갑다. 선배는 운동을 끝내고 관문 체육관 지하 피트니스 센터를 소개해준다. 오전반이나 새벽반을 신청하고, 라커를 하나 받으면 월 4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체육관에는 헬스장 말고도 배드민턴, 탁구장, 요가 교실 등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배드민턴장엔 중년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가득하다. 보기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늘 운동한다. 달리는 사람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다.
비에 젖은 신발은 쿠션이 망가져서 비가 오면 달리기 싫다고 했니? 그 빗속을 달리는 열정으로 돈을 벌면 좋은 운동화 한 트럭을 산다. "인생, 아끼지 마라. 아끼면 똥 된다."는 말은 우스갯소리로 할 말이 아니다. 아끼지 않는다는 말은 온전히 그 대상이 되는 거다. 삶을 온전히 살라는 말이다. 신발, 옷, 무언가 소중한 물건을 아끼지 말고 쓰라는 게 아니라 삶을 모두 표현하고, 삶 속으로 들어가 온몸으로 살아내라는 말이 바로 '아끼지 마라.'라는 말의 의미다.
노력이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노력이란 우리가 가진 것들을 깎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즐거움, 술자리, 도파민, 낭비하는 습관, 건강을 해치는 것, 헛되이 보내는 시간들을 모두 깎아내는 것도 노력이다.
때때로 당신이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당신은 어둠에 묻혔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사실은 당신은 심긴 것입니다.
7월 13일 목요일 훈련 관문 운동장 트랙 11.44km 1시간 11분 46초 pace 6:17
언덕 B-1 훈련이 비가 오는 바람에 애자경자 선배와 관문운동장 트랙을 달렸다. 한참을 달리는 데 베이지색 머리가 멀리 보여 혹시나 했는데 가까이 보니 소자희자 양마클 회원이었다. 비는 내리다 그치고 습도가 높다. 오는 길에 비가 우수수 쏟아진다. 진작 내리면 좀 더 신나게 달렸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한다. 달리기든, 삶에서든, 사업에서든, 관계에서든 말이다.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원하는 것을 반드시 갖길 원한다면 다른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계속 그 생각만 한다. 한시도 잊지 않는다.
7월 15일 토요일 정모 취소, 번개 달리기 관문체육공원 12km 1시간 10분, pace 5분 49초, 몸무게 65.3kg
매주 50km 달리는 목표를 달성한다. 달리고, 일하고, 쉬는 일에 집중한다.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행동한다. 계획이 없다면 행동도 없다.
7월 16일 일요일 관문체육공원 트랙 달리기 조깅. 15.5km 1시간 31분, pace 5분 55초, 몸무게 64.5kg
아침에 늦잠으로 8시에 나가서 달렸다. 피곤하고, 몸이 무겁고, 늦잠을 자고 모든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7시에 나온 동료들은 일찍 끝내고 가는데 빠진다고 잔소리다. 일절 반응하지 않는다.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자신이 정한 일정과 계획에 따라 묵묵히 행동한다. 자신의 스케줄을 규율처럼 여긴다. 통제 가능한 일은 끝까지 통제한다. 감정과 기분에 휩쓸려 일정을 변경하지 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 변화하려고 마음먹었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랄 것이다. 산책하고 걷기, 운동하기, 멋진 몸만들기, 코로 호흡하기, 책 읽기, 깨끗하게 씻기, 청결함 유지하기, 청소하기, 정리 정돈하기, 건강한 식단 차리기, 간단한 요리하기, 필요하지 않은 것 버리기, 글씨 쓰기, 말투 바꾸기, 연설 연습하기...
아이에게 잘해주고 싶니? 무언가 보여주고 싶니? 그런 그렇게 하도록 해! 말이 필요 없어!
7/18(화) 관문운동장(19:00) ○ 주훈련 : 인터벌 400m - 20분 워밍업 조깅 후 질주 4회 - 400m/100m(R60s) x 10 set 휴식시간 60초 정확히 지켜주세요. - 쿨다운 조깅 후 신속하게 스트레칭, 환복 7/20(목) 관문운동장(19:00) ○ 주훈련 : 지속주 10,000m - 20분 워밍업 조깅 후 질주 4회 - 지속주 10,000m 100m 질주 x 2 set 편안한 페이스로 9km 조깅 후 마지막 1km 숨이 찰만큼 기분 좋게 🏃♀️ 🏃♀️ - 쿨다운 조깅 후 신속하게 스트레칭, 환복 7/21(금) 자율 ○주훈련 : 휴식 -복근 및 배근, 팔 굽혀 펴기 및 스쾃등 가벼운 체력 보조훈련 실시 7/22(토) 영동 1교(07:00) ○ 주훈련 : 10km , 13km 관문운동장 갈 때 다 같이 천천히 조깅, 관문운동장에서 영동 1교 돌아올 때 최선을 다해 달려주세요. 6.5km TT 기록을 측정하듯이 T.T(time trial) 7/23(일) 남산 3시간 LSD(06:00) ☆위에 계획된 훈련들은 회원님들의 그날그날 체력과 컨디션에 맞춰서 훈련강도 조정하겠습니다.
7월 18일 화요일. 대공원 A코스 조깅, A 코스 5회 페이스 주, 12.89km, 1시간 13분, pace 5분 43초
훈련을 진짜 훈련처럼 한다. 그래야 휴식이 가치가 있다. 설렁설렁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훈련하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강한 훈련과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휴식의 리듬을 지킨다. 좋아하는 것들을 무조건 좇다가 망한다.
7월 20일 목요일 훈련 대공원 조깅 A코스 1회, 언덕 10 set, 12.5km, pace 6분 12초
일단 하프 코스 21.0975km를 언제 달릴지 모르지만 목표를 1시간 35분~40분으로 한다. 330은 그다음이다. 단계와 절차를 건너뛸 생각은 하지 마라. 잘 알고 있듯이 달리기는 너무 정직해서 단계를 건너뛰려고 해도 안 된다.
7일 22일 토요일 정모 12km, 1시간 18분, pace 6분 30초
정모는 훈련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등용문으로 달리고 그늘로 달리고 경로도 이랬다 저랬다 바뀐다. 아무 이유 없이 변경이 잦다는 것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차라리 혼자 연습을 할까? 이젠 혼자 달리는 일도 익숙하다.
7월 23일 일요일 대공원 훈련 17.4km 1시간 42분 pace 5분 54초
우리는 남산 훈련이 있다고 했는데 거리도 멀고 아침 일찍이라 운동장이라도 달리려고 했다. 비는 줄줄 내리는데 7시에 과천팀 애자경자 선배가 대공원 A 코스를 10회전 달린다고 했다. 조금 늦고 천천히 달렸더니 8바퀴를 달렸다. 올여름에 10년 치 우중주를 다 달릴 정도로 비 맞으며 자주 달렸다.
7월부터 매주 50km 이상 달리고, 한 달에 200km 이상을 달리기로 했는데 아주 잘하고 있다. 어떻게든 달리는 거리를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훈련 시간에 집중해서 강하게 하고 한 번은 장거리 훈련으로 긴 거리를 달리는 연습을 하는 게 목적이다. 맹목적인 달리기를 거부한다. 자신의 일정에 따라 자신의 의도대로 자신의 시간을 살아간다.
7월 25일 화요일. 관문 운동장 트랙 달리기 9.24km, 55분 50초 pace 6분
조깅 8바퀴 질주 4회, 400미터 인터벌 10회
모든 러너는 자기 페이스대로 자기 거리를 스스로 달린다.
7월 27일 목요일 대공원 언덕 달리기 12.17km, 1시간 15분 pace 6분 13초, 해발 58미터 ~ 95 미터
화요일은 운동장을 달리지만 목요일은 언덕 훈련이 있다. 준비 운동으로 대공원 B 코스를 한 바퀴 달리고 본 훈련은 긴 언덕을 10회 왕복한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피곤한 건지, 지난밤에 술을 먹었는지, 잠을 못 잤는지, 일이 많은 지...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훈련 상태다. 느린지, 많이 힘들어하는지, 훈련 목표를 채우는 지를 본다. 그러니 두려울 것도 없고, 끝까지 잘하는 수밖에는 없다.
어제 마포역 근처 마케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늦게 왔다. 언덕 5회전을 하니 땀으로 흠뻑 젖고 힘이 든다. 다시 7번을 하고 그만 달리기로 하고 7번을 채운다. '다른 사람보다 딱 1회만 덜 달리자.' 하고 9번을 채우니 오늘 목표를 채워야 마음이 편할까 싶어 끝까지 달렸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책을 쓰고 글을 쓰고 일정한 양을 채우는 것이 본질이다. 광고니 마케팅이나 카페니 페이스북 페이지니 상표니 하는 것들은 전부 본질적인 일들은 아니다. 왜 그런 지엽적인 일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런 일들은 쉽고 재미있고 금방 성과가 보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본질은 늘 어려운 일이고 아주 오래 걸리고 쉽게 결과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본질에 집중한다. 많이 팔리면 브랜드가 되는 것처럼, 많이 팔아야 부자가 되는 것처럼, 책을 우선 써야 광고와 판매가 튀어나오는 법이다. 항상 그 중심을 생각한다. 본질에 집중한다. 본질을 보는 눈도 아직은 부족하다.
무엇을 하든 초보자들은 외형적인 것에 집중한다. 많이 달리고, 공을 차면서 즐거워하고, 몸에 근육이 붙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점점 반복하여 아주 많이 하고 수준이 높아지면 그땐 고귀함을 찾는다. 깨달음이 늘어간다. 즐거운 상태보다는 즐겁지 않더라도 좀 더 심오한 것들을 찾게 된다. 진짜 고수나 프로가 되는 과정은 어떤 면에서 모두 동일한 과정이다. 아마도 초심자와 아마추어와 전문가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즐기는 것을 넘어서 품격과 깨달음을 찾는 것이 다르다. 성공도 그렇다.
7월 29일 토요 정모 영동 1교 관문운동장 왕복 12.1km 1시간 12분 pace 5분 59초
야자경자 선배가 토요 정모에 나와 달린다고 아침에 태우고 왔다. 함께 관문 운동장 다녀왔다. 아직도 증상이 심한지 어지럽다고 달리다가 돌아갔다. 오는 길에 순자 선배는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나이가 60이어서 그런지 습관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모든 러너는 각기 달리는 형태가 다 다르니까 애써 모른 체한다.
달리고 마마구이에서 아침을 먹었다. 허리를 만진다. '안 쪘다고.' 말했다. 필자, 순자, 미자, 경자미자 선배와 함께 과천 향교 계곡으로 놀러 갔다. 오랜만에 왔다. 물놀이도 하고 선배가 준비한 안주와 술을 많이 마시고 잠을 한숨 자다가 내려와 시내 관악산에서 2차 하고 헤어졌다. 내일 아침 대공원 장거리 훈련을 나가지 못할 것 같다. 몸이 시키는 말을 잘 듣자. 그 말은 정말 힘든 것인지, 쉬고 싶은 것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7월 30일 일요일. 아침 대공원 장거리 훈련은 빠졌다. 시청에 주차한 차를 찾아 대공원 장거리 훈련을 한 동료들과 우남정에서 설렁탕을 먹고, 차에 있던 테이블과 돗자리, 구르마를 호자 차에 실었다. 도서관에서 글을 정리하다가 7시에 나왔다. 비가 올 것 같아 '잘됐다' 하면서 관문 운동장으로 가서 달렸다. 비는 내리지 않는다. 이마저도 달리지 않으면 매달 200km를 채우지 못할 것 같아서 혼자 운동장 트랙을 35바퀴 달렸다. 제법 혼자 달리는 일에 재미가 붙었다. 무엇보다 집중이 잘 된다. 자유롭게 달린다는 느낌이 든다. 하기사 달릴 때는 여럿이 달려도 아무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혼자 달릴 때는 훨씬 달리기에 몰입할 수 있다.
올해 반이 지났고 남은 반에서 한 달이 지났다. 무사히 이번 달 달리기로 했던 200km를 넘게 달렸다. 아무래도 거리만 채우는데 신경 쓰니 정작 중요한 장거리 달리기를 하지 못해서 걱정이다. 어떤 일에든 진짜 중요한 것을 찾아 집중하고 균형을 유지한다.
8월 달리기를 고대한다. 어떤 운명을 가져다줄 것인지 기대한다. 새로운 삶이 반겨주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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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