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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 후 우울증은 러너에게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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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 후 우울증(러너스 블루)은 마음이 만드는 게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것인데, 자연스럽게 몸이 균형을 찾으면서 회복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완주하고 나서 서로 축하하고, 달릴 때 일어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다 보면 피로도 풀리고 그동안 힘껏 훈련했던 고생도 스르르 사라지고 최상의 기쁨을 느끼는 시간이 지나간다.

 

기껏해야 춘천에 다녀온 단 하루였다. 매년 10월이 가기 전 춘천 마라톤을 달리고 돌아오면 계절은 획 지나가고 가을은 아주 선명하고 또렷한 느낌이 든다. 어제 대회를 치른 흥분이 남아 월요일 아침 햇살은 따뜻하고, 단풍은 급격히 빨간색과 주황으로 물들고,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저녁이 오고, 하루 이틀은 역시 우울할 것이다. 몸은 4주에 걸쳐 천천히 풀코스를 달리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모든 러너들이 겪는 일이다. 영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멋진 달리기를 마치면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세상과 더욱 친숙해지고,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 느끼는 최고의 절정 경험은 점점 다음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잊힌다. 속절없이 눈부신 일이다.

 

거리와 기록에 상관없이 마라톤 대회에서 긴 거리를 달린 후 느끼는 우울증은 모든 러너에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달리기의 결과 - 목표로 한 기록, 최선을 다했는지, 포기했는지, 아쉬움, 욕심이든 -에 따라 우울한 감정은 길거나 짧다. 대부분 러너는 기쁜 쾌감을 느끼고 다음날 아침 피로와 통증을 느끼게 되면 '하, 내가 또 달린 거야?' 하기도 하고, 기록과는 상관없이 허탈한 감정을 느낀다. 우울한 감정 역시 몸이 주는 것이라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러너에 따라서는 심한 무기력과 우울한 감정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인 작가이자 마라토너인 무라카미 하루키도 마라톤 우울증을 앓았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마라톤 우울증을 일컫는 ‘러너스 블루’는 하루키 작가가 ‘러너스 하이’에 비유해 만든 단어다. 러너스 하이란 달릴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느끼는 행복한 도취감을 말한다. 하루키는 소설 '상실의 시대'로 우울함을 유발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마라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육체적인 피로에서 일찍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도한 훈련이나 스트레스받는 일들은 가능한 한 피하고 기분 전환을 위해 푹 쉬거나 잠을 많이 자고, 가벼운 산책이나 음악을 듣는 것, 또한 지금까지 소홀히 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울감은 크리스마스 다음날 느끼는 약한 소진, 깊이 몰입했다가 빠져나온 직후의 허탈함, 육체적으로 기진맥진한 상태가 지나서 오는 무기력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감정이라서 육체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물론 달리기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달리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때는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서, 시궁창 같은 삶에 하나의 구원을 만들기 위해, 달려보니까 이건 환상적인 즐거움을 주는 운동이라고 생각한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조금씩 마인드와 몸의 상태를 끌어려야 한다. 열심히 훈련 했는데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심리적 실패 감정도 우울함을 준다. 사실 마라톤에는 달리는 일 외에 기록이나 순위, 다른 사람의 평가등 모든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달리기는 자신의 정직한 몸과 조화를 이루는 상호 작용을 인식하고, 두터운 공기를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전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마라톤에 언급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기록도 순위도 평가도 모두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참고)

 

 

인터뷰 내용 https://www.canceransw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6

 

무라카미 하루키 인터뷰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 인터뷰와 달리기 음악 12곡

아마도 가장 낭만적인(낭만은 원래가 불순하고 퇴폐적으로 살아야 느끼는 거고, 자신에게는 해당되면 안 되고,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이다.) 러너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닐

fishpoint.tistory.com

 

 

참고

인터뷰 내용 글

마라톤 우울증 - '러너스 블루'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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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