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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단순함의 법칙, 존마에다 저 요약 결국 인생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2학년 2학기 수업을 듣는 학생중에 가장 잘웃고 두루 넓은 관계를 맺고 실력 좋은 학생은 방학기간에 봉사활동을 다닌다고 한다. 학생이 봉사활동을 하는 곳은 노인이나 말기 암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여생을 보내는 요양보호소였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라 가난한 사람을 쉽게 외면할 줄 알았는데 언제나 약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한다. 학생은 보호소에서 일하는 동안 환자들의 침대 옆에 소지품을 두는 선반이 하나씩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자 이런 의문이 생겼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서도 인생 말년에 꼭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물건은 무엇일까?" 학생은 작은 선반 위에서 반지와 사진, 동물 미니어쳐, 혹은 작은 메모지 같은 물건을 보았다. 그는 인..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가을 학기 시작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마음에 들어 꽤 오래 했지만 솔직히 아직도 가르치는 법을 터득하려고 애쓰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치는 일은 복잡한 공급망을 관리하거나 슈퍼 컴퓨터를 프로그램하는 일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에게 신발 끈 묶는 법을 가르쳐 본 사람이라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일이 더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르치는 사람은 가끔 시간을 내서 배우는 학생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캠퍼스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조금은 힘들고 복잡한 시간은 모두 지났다. 다시 일어서 굳건하게 발을 디디는 일만 남았다. 미리 준비하고, 실험하고, 일찍 실행하고 훈련한다. 새로 익힌 습관이다. 25분 수업 5분 휴식을 시험한다. 꼼꼼하게 준..
흔한 것에는 고귀함이나 품격이 없다. 특히 가난에는. 인생은 낭비하라고 있는 것이고, 사소한 것들이 큰 결과를 만들고, 일상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 법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보는 것들에는 고귀함이나 품격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방송, 신문, 학습, 가난, 놀이, 직장처럼 모두가 매일 하는 일에서 무슨 특별함을 얻을 수 있을까? 많이 드러나 있을수록,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에서는 고귀함을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은 소란스럽고, 흔하게 마주치고, 구하기 쉬운 싼 것들에서는 볼 수 없다. 그것들은 아주 비밀스럽게 은신처에 숨겨져 있으므로 오직 고독과 침묵으로 찾을 수 있다. 발견하기 어려운 소수에 있거나 특별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품격이나 고귀함을 만나기 위해 거창한 것들을 찾을 필요는 없다. 궁극적..
부모는 가장 덜 행복한 자식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주말마다 큰 누나를 제외한 남매 4명이 돌아가면서 청주에 내려가 부모님을 돌본다. 스스로 거동을 못하시거나 아직 많이 아픈 상태는 아니라서 4번 정도 끼니에 맞게 밥을 차리고 함께 외출을 하거나 병원을 다녀오거나 하는 일이 전부다.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드러나는 일보다 숨겨진 일이 훨씬 어렵고 많다. 숨겨진 일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점점 가벼워지는 어머니를 걱정하고 잔소리 심하고 성격 괴팍한 아버지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고속버스 터미널 건너편 푸른 병원에서 재활 치료 중인 큰 누나 면회를 가야 한다. 남자는 토요일 아침 일찍 양재천을 달리고 돌아와 10시에 출발한다. 부모님을 뵈러 가는 길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막막하고 어서 시간이 지나기만 바란다. 우울한 마음이 조금씩 더 생기고 아무..
인천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거쳐 LA 공항 - 1 일차 여행은 언제나 현재를 살아가도록 부추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 자신을 위해 일어난다. 무엇인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무엇인가 내려놓고 싶을 때 우리는 떠나게 된다. LA 살고 있는 선배를 만나기 위해 한 달 전에 미국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여행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두려워한 건지 모르겠다. 낯선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라서 싫어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자유의지로 결정하는 것은 주어진 시간에서 겨우 5%다. 나머지는 결정한 것들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해결방안을 찾는다. 그러니 5%의 시간을 집중해서 결정하면 나머지는 큰 문제없다. 어느새 미국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왔다. 7월 13일 인천 공항 출발. 비행은 11시간이 걸리고,..
높이 올라가려고 굳이 바닥부터 올라갈 필요는 없다. 바닥부터 시작해서 꼭대기까지 차근차근 올라가라는 말은 건실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 바닥부터 시작한 사람은 대부분 위까지 올라가지 못한다. 사실 바닥에서는 우리의 시야가 밝지도 못하고, 우리 정신을 고양하기에도 벅차다. 오히려 야심차게 시작한 열정있는 젊은이들의 야망을 죽이는 경우가 많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해야 하고, 그 자리를 팔자려니 하면서 받아들이게 되고, 올라갈 곳이 너무 높아 지레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매일 힐링이 필요한 일상적인 습관에 빠지게 한다. 결국은 벗어나기 힘들고, 바닥에서 한 두 계단 올라가는데 그치고 만다.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하는지 관찰하고, 폭넓게 기회를 찾고, 기회라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끌어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욕설을 쓰는 건 정신과 성품이 나약하다는 증거 배운대로 하는 사람은 진화가 덜 된 원숭이와 같다. 사람과 유사한 유인원뿐만 아니라 무리 지어 살아가는 대부분의 동물은 다른 동료를 정확히 따라한다. 어떻게 보면 늘 좋은 것만 배울 수는 없다. 부모로부터도 그렇고, 동료로부터도 그렇다. 욕설을 하는 것과 폭력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들도 어쨌든 배운 것이고, 장기간 개선하지 않고 고정된 습관으로 남아 있는 특성이다. 욕은 분노를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다. 화가 많이 났을 때 상대방을 향해 혹은 혼자서라도 큰소리로 욕을 내뱉으면 속이 시원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하지만 욕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물리적 폭력 이상의 치명적 상처를 남긴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이 욕을 하..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증오의 대부분은 단순한 질투, 혹은 변질된 애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사를 가든, 근무하는 곳을 옮기든 자리를 이동하는 것들도 자주 일어나면 참 피곤한 일이다. 특히 오래 한 곳에 머물다가 낯선 곳으로 옮기는 일은 더 신경 쓰이는 일이다. 장소는 무엇인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어떤 장소든 무엇인가 일어나기도 하고 특히 오래 머문 곳이라면 애착이 스며있는 곳이다. 이곳이 그런 곳이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이 관리하는 실습 준비실을 얻어서 오랫동안 사용했다. 4 공학관 정문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도서관이 있었고, 5 공학관, 3 공학관, 1 공학관으로 둘러 싸인 가운데는 정원이 있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벌초하듯 풀을 벨 때 쌉싸름한 향이 며칠 동안 정원에 배었다. 학기 중에는 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도 피우고 사방으로 통하는 곳이라서 분주한 정원이었다. 방학중에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