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의 세계에 영원히 머무르지 못할지라도. "남자는 달리가 좋아서 온 게 아니야. 달리는 일은 부수적인 일이었어. 나를 보러 온 거였어. 왜 그것을 몰랐을까?" 하고 여자는 생각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알긴 알았지만 억지로 그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가 나의 세상에 머무는 일도 좋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그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역시 그의 세상에 머물 수 있기를 바랐다. 아직까지 나의 세계에 머물고 있는 그를 만나고 오는 날은 깊은 안도감에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기분이 들었다. 그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일을 가르쳐 주었다. 달리기를 가르치고, 명상하며 자신을 살펴보는 법을 알려주고, 차를 마실 줄 알게 되고, 시를 읽어주었다. 사소한 듯 보이지만 힘든 일이었고, 그에게 어려운 일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