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뒤에도 호수에 가을비 - 이면우 가을비 소소한 수면 위로 쪽배 밀고 나가며 산중턱 단풍을 보네 저기 굽은 길 따라 자동차 단풍에 취해 숨었다 나왔다 하네 여기서 차 보이니 거기서도 쪽배 보일 터 물길과 찻길로 나뉜 삶이 단풍과 가을비에 함께 젖네 지금 저 자동차,단풍길 차마 못 빠져나가겠는가 가다서다 나는 노 놓고 물살에 배 맡긴 채, 붉은빛 번진 호수에서 십년이 눈 깜짝 새 지나갔다고 섬뜩 무언가 베고 지나가는 아픔을 가슴 위로 만져보네. 시집.창작과비평사.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