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일 월요일
11월 달리기가 끝났다. 어떤 일은 준비 없이 맞이하기도 한다. 11월 달력을 뜯었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이 남아있는 인생 같다. 달리기고 뭐고 다 싫었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일찍 하지 못한 사실이 한심하게 여겨지는 달이라서 일에 몰두했다. 달리기, 일, 글쓰기처럼 정직한 것들을 하면 위안이 된다.
광자 선배가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 몰랐다. 결국 망하는 일을 해 온 것을 몰랐다. 세상은 모른다고 일어난 일이 없는 일이 되지 않는다. 삶이 그렇다. 가장 좋을 때 지키는 거다.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말이다.
2024년 매 월 달리기 일지 글 목록을 아래에 올린다. 12월이 되면 할 일은 많아진다. 서두르고 조급해진다. 그래도 감정은 늘 한결같이 평온을 유지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도 어렵다.
2024년 2월 달리기, 저를 곁에서 지켜주시고 강하게 하소서
2024년 3월 달리기, 다 잘 될 거다. 걱정하지 마라
2024년 4월 달리기, 가장 값진 것들을 가지고 무덤으로 가고 싶니?
2024년 5월 달리기, 태어난 가족을 돌보고 하던 일을 반복한다.
2024년 6월 달리기, 이곳에 영원히 머루를 수 없지만 있는 동안은
2024년 7월 달리기, 달리기가 맞는지는 미래가 알려준다
2024년 8월 달리기, 달리기가 너를 어디로 데려다 줄 지 묻지 마라.
2024년 9월 달리기, 러너는 길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다
2024년 10월 달리기, 증명하기보다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2024년 11월 달리기, 어떤 일은 준비 없이 맞이하기도 한다.
마라톤 세상에서도 늘 일은 일어난다. 변화하는 이치는 변하지 않는 상수(늘 일정한 수 프로그램에서는 const)다. 역사 지키기 고구려 마라톤을 해마다 달렸는데 주최 대표가 별세하면서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상황을 마라톤 주최기관에서 가로채 대회를 여니 많은 사람들이 접수한 모양이다. 무엇에든 침착함을 유지한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남자는 또 배운다. 아래는 인터넷 용어로 박제한다고 하는데 자초지종을 없어지지 않도록 보관한다는 의미다.
안녕하세요 마라톤타임스 대표 유가족입니다. 우선 xxx 주최하는 마라톤대회는 저희 아버님이 하시던 마라톤대회가 큰 규모라는 것을 알고 본인들이 인수하고자 저희에게 협의요청이 왔으나 유가족이 거절하였습니다. 저희도 고구려마라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라톤 개최를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을 어제 알았으며 타이틀, 특별상 모두 저희 아버지가 아이디어를 내고 만든 대회인데 똑같이 진행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날짜, 장소가 같은 것도 이미 저희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어느 정도 진행 중이셨던지라 xxx에서 동일하게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었던 듯합니다. 더불어 저희 가족이 생각하기에 날짜, 장소, 타이틀이 같은 건 그간 아! 고구려마라톤 대회가 수십 년간 진행되면서 많은 러너들이 사랑해 주신 지라 같은 대회라고 착각하기 쉽게 하기 위함을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는 xxx에게 고구려마라톤을 이어서 진행하게끔 한 적이 없으며 작은 회사가 큰 기업(러너블)을 상대하기엔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박제 사이트 주소 추가.
https://m.blog.naver.com/rahimah/223677924847
마라톤타임스 대표 유가족입니다. 마라톤타임스는 5인미만 소기업으로 대표 혼자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해 왔으며 아! 고구려 역사 지키기 마라톤대회 홈페이지만 만들어두고 실 모집 중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코스는 대표이신 저희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계속 협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xxx에서 저희 아버님이 별세하신 후 규모가 큰 대회임을 알고 저희 쪽에 양도양수 협의 요청을 하였으나 저희가 거절하였습니다. 저희도 2025 고구려마라톤(주최: xxx) 이 개최된다는 소식은 어제 접하였으며 xxx에서 "주최권을 받아왔다"라고 말한다는 내용은 지금 댓글로 또 알게 되었네요. 저희는 작은 규모의 소기업입니다. 러너들은 저희가 상대하기엔 큰 기업입니다. 현재 대표 별세로 인해 마라톤타임스는 휴업상태이며 저희 유가족에게 양도양수 요청을 한 후 저희가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사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저희가 손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협의된 부분은 없으며 양도, 양수된 내역도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지금까지 수년간 해왔던 고구려마라톤 대회를 러너들에게 같은 대회라고 느끼게끔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져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과천팀 실자가 아래 내용을 보내주었다. 아마도 알고 있으라고 보내준 모양이다. 딱히 비밀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 한 일도 아니다. 커뮤니티에서 존재감이 없어지고 도파민이 부족하면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한다. 특히 감정이 전부인 종족에서는 흔한 일이다. 지울 건 지우고 내용만 보기로 한다.
저희와 늘 함께 훈련하는 xx님을 회원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소속은 다르지만 늘 저희와 같이 땀을 흘렸고, 그동안 각종 행사에도 함께 했고 찬조도 많이 해주셔서 운영진에서 논의해서 편안하게 훈련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정식회원으로 가입하면 되지만 입장을 고려한 조치이니 많은 회원님들이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으면 합니다.
12월 3일 화요일 훈련
조깅 8회전 100미터 질주 4회, 600 페이스 주, 200 회복주 90초 5세트
12월의 첫 훈련이다. 꾸준히 하는 게 목표다.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 꾸준한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해도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주법을 연습 중이다. 무릎을 더 위로 올리고 롤링하면서 보폭을 넓게 한다. 무엇인가 바꾸게 되면 항상 부상을 입거나 힘이 더 든다. 조심한다.
고구려 마라톤 개최가 문제가 되어선지 챌린지 레이스로 갈아탄다. 참 쉽게 바꾼다. 상황에 맞추는 일은 최선을 다 한 후에 하는 건데 이건 아무 때나 기분 따라간다. 그걸 교통정리도 하지 못하는 분들도 문제다. 달리기에서 멀어지기로 했으니 신청은 모두 하지 않는다. 불평하기 전에 모든 책임을 먼저 진다. 우리가 통제하는 것들은 바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우린 무언가 사건 전에 이해하고 사건을 알아가며 살지 않는다. 마치 그냥 닥치는 대로 살아간다. 가만히 보면 그게 적당한 표현이다.
12월 14일 토요일 2025년 시즌 마감 마라톤 하프 코스 1시간 48분 47초
대회 신청 일정을 수자가 올렸다.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돌보지 않는 대가는 언제건 치르게 된다.
금주 마라톤 신청일정
1. 12월 19: 2025 JTBC 서울마라톤 얼리버드 사전신청(추첨제) 본접수는 추후 별도공지
2. 12월 17 오후 2시 서울하프마라톤 접수
감독 제안 사항 미친~ 줄 것도 없는 것이!
12월 19일 목요일 관문 체육공원 훈련
25회전 조깅, 1000미터 인터벌 4세트를 성자가 줄여서 조깅 20바퀴 돌고 인터벌 4 set로 끝냈다. 또 추우면 맥을 못 춘다느니, 너무 추워서 힘들다고 불평을 경자 누나에게 했다. 똑같은 일을 두 번 이상 반복하면 바보다. 바보가 된다면 차라리 얼마든지 반복해도 좋다. 그런데 그게 죄악이라면, 그게 두 번째 너의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겠니?
추위에 완전히 방비하기로 한다. 내복을 입고, 두 개의 장갑, 두 개의 양말, 경량 패딩과 방한모자, 방한 외투를 뒤집어쓰고 달릴 각오를 한다. 그게 싫으면 그냥 달리지 않는다. 따뜻한 집에 머물러라. 고통스럽다면 그 고통을 아무도 모르게 겪는다. 왜 추위에 힘들어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야 하지? 어차피 알아도 견디고 이기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몫이다. 핫 팩이라도 하나 얻길 바라니?
마라톤은 장거리다. 오래 달리는 게 전부다. 매달 250km를 달리면 저절로 목표를 달성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못하는 거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큰 목표를 달성하려고 해!
12월 21일 토요일
오늘은 동호회 총회와 송년회가 있는 날이라 정모는 열리지 않는다. 남자는 참석하지 못하고 아들과 둘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은 벗어나려고 가는 게 아니라 새로움을 경험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다녀와서 들었는데 창자근자 선배가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한다. 총회 참석차 집을 나서자마자 쓰러졌다고 한다. 자꾸만 떠나가면 어찌해야 하는지...
12월 31일 화요일
2024년 달리기가 끝났다. 오늘은 화요일 훈련이 있는데 나가지 않는다. 아니 못 간다.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다. 앞으로는 그렇다. 원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할 거면 마음대로 해라. 놀고 시간을 허비하고 미루고 해라.
모든 일에 우선순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2024년 12월 훈련 결과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합계 |
1 | 2 | 3 | 4 | 5 | 6 | 7 | |
거리 페이스 |
7.9km 5:37 |
x 청주 |
11.2km 5:43 |
19km | |||
8 | 9 | 10 | 11 | 12 | 13 | 14 | |
15.1km 6:18 |
11.6km 6:23 |
21.14km 1:48:47 5:09 |
47km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
x 납품준비 |
12.7km 6:10 |
민서달랏 |
13km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9.3km 5:42 |
10.2km 6:35 |
20km | |||||
29 | 30 | 31 | |||||
110km | |||||||
매달 200km 이상 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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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