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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964

우리가 사랑했던 7단지, 너도 폐허가 되는구나. 우울한 날이다.

대공원 산책 후 관악산 입구 땅이네서 막걸리 한 잔 했다. 뚱떼이와 그여자가 나왔다. 놀다가 헤어지고 나서 7단지 재건축 현장 옆으로 걸어올라 오다가 그물망 옆으로 아파트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다. 일요일이니 지키는 사람도 없었다. 아직은 외벽을 치기 직전이다. 어떻게 공사가 되나 볼려고 그물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갔다. 역시나 모든 나무들이 베어지고, 땅들은 뒤집어져 있었다. 현장 주위로 외벽을 세우기 직전이어서 필요한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하~ 우울하다. 내가 손 댄 모든 사랑한 것들은 폐허가 된다. 우리가 관심갖고 사랑하고 아까워 하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 감추어지고, 파괴된다. 좀 더 비싼 모습을 갖게 하려고 그런다. 언제까지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야 하는가...

어떤 상황이든 우리의 선택은 바꾸거나, 받아들이거나, 떠나거나 셋 중의 하나다.

동호회 모임에 함께 하는 몇 분이 갑자기 나갔다. 이유도 모른다. 친하다든가 잘 안다든가 이런 것은 개인의 감정의문제다. 감정의 문제만큼 거짓인 일도 없다. 우리를 가장 많이 속인다. 다분히 사적인 일이 있었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떠나기로 했나 보다. 그러면서도 한편엔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내는 사람들은 고집불통의 인간들, 예의 없고, 멋대로 판단하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다. 그 안에 우리가 있었다. 나도 떠나야 하는 건가.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고 알지 않는다. 바로 알아버린다. 근육이 붙고, 죗값을 치르고, 좋아지고, 안 좋게 되고 이런 것들은 금방 알아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다. 마찬가지로 여기에 계속 있을 거라는 것..

안녕, 우리가 사랑했던 봄. - 뚱뗑이와 대공원 산책

안녕, 우리가 사랑했던 봄. 집 앞으로 올라가 한창 공사중인 야구장을 끼고 내려가면 과천대공원 호수가 나온다. 덩치 큰 형님이 손수 오셔서 리프트 타는 곳으로 가지 않고 산길로 크게 한 바퀴를 돌았다. 선거 후 처음으로 둘이 만나 걸었다. 그 사람을 만나면 즐겁다. 이야기도 재미있다. 무한대의 긍정적인 마음이 편하다. 동물병원을 지날 땐 밤에는 무섭다고 말해주었다. 어떤 동물이 퇴원하고, 어떤 동물이 입원을 하고, 펭귄 병실은 얼음으로 되어 있다는 농담을 했다. 동물원을 지나 리프트 앞에서는 리프트를 놀이공원 88열차 처럼 재미있게 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오늘은 대공원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마치 가을 같은 날씨가 아주 잠깐이지만 10일 정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을 차면서 수면위를 낮게 날아가..

잃어버린 세대, 실패한 세대, 마지막 세대로 표현되는, 그게 우리세대 였으면 하는 글을 기사 맨 끄트머리에서 발견했다.

잃어버린 세대, 실패한 세대, 마지막 세대로 표현되는, 그게 우리세대였으면 하는 글을 기사 맨 끄트머리에서 발견했다. "우리는 잃어버린 세대가 되었다. 우리는 현실감을 일깨워주는 것에 의존하지만 현실 자체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겁을 낸다. 우리는 실패한 세대이다.우리는 한때 저항을 외쳤던 자들이 이제는 반항정신을 팔아먹는 위선을 체념하고 있다. 우리는 마지막 세대다. 이전에 있던 문화들의 정점에서 우리의 문화는 상투성에 의해 파괴될 것이다. 힙스터는 서구 문화의 종말을 상징한다. 문화는 유리되고 단절되었으며, 새로운 것을 잉태하는 활동을 중지했다." 원문 링크 - http://ppss.kr/archives/23211 이미지 출처 : 원문 링크

일주일 전에 생일이라고 사 온 장미꽃에 물을 갈아 주었다.

일주일 전에 생일이라고 사 온 장미꽃에 물을 갈아 주었다. 눈 같은 잎이 떨어져 지저분하게 되는 조팝나무 가지는 버린다. 선거운동, 어버이날, 투표일 접촉사고, 하프마라톤(21.0975km, 2시간 29분, 2시간 19분) 2번 완주, 명상, 소프트웨어 교육 같은 일들이 지나갔다. 굳은 몸을 휘감아 부드럽게 풀어주던 햇살이 지고, 투명한 반사유리를 둘러쳐 빛이 닿지 못하게 하고 싶은 강렬한 햇살이 비추는 때가 왔다. 속도와 방향 논쟁, 질과 양의 우선순위, 재능의 있고 없음에 대한 시각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주장은 여전히 계속된다. 모든 현상에 원리 하나가 숨어 있는데 바로 양질 전환의 원리이다. 양적으로 한계에 이른 후에 반드시 질적으로 변화가 시작된다. 물이 100도에 ..

아버님이 오셔서 점심 먹고 이야기 하는데 웃긴 상황이 발생

"민서는 잘 지내니 ?" "네, 얘가 뭐하고 돌아다니는지 모르지만 잘 지내요."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않으면 된다." "지금 주위에 있는 애들이 다 나쁜 친구들이예요." "괜찮다. 교도소만 안가면 된다." "친구중에 소년원에 갔다 온 친구가 있어요." "그래. 담배만 안 피면 좋겠구나." "지금 담배 끊고 있어요."

조길성 시인의 '나는 보리밭으로 갈 것이다'

그렇게 늦은 밤은 아니었다. 시인이 SNS에 글을 올렸다. "저 늦사랑 고백했는데 통과됐어요. 지금 이 순간 죽을 때까지 사랑할 겁니다"라고 했다.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자기도 이제야 사랑할 여자가 생겼다고 수줍게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얼굴이 환해 보였다. 아주 행복하게 웃을 때 입이 귀에 걸린다고 하는데 시인은 진짜로 입이 귀 바로 아래 걸릴 정도로 웃는다. 합석한 사람이래 봤자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역 활동가들과 이사 온 다음 해에 친하게 된 나 정도이지만 모두 이쁜 사랑 하시라고 축하해 주었다. 그때가 작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찬바람이 막 피부를 찔러대어 한겨울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때였다. SNS를 열어 손을 가리며 보여주는 사진 속의 얼굴은 시인보다 많이 어려 보이는 여자 사..

타이탄의 도구들에 나오는 아침에 꼭 해야하는 5가지

타이탄의 도구들에 나오는 아침에 꼭 해야하는 5가지를 프린트해서 집 안 곳곳에 붙였다. 어떤날은 두 가지만, 가끔은 5가지 전부 하는 날이 있다. 차마시는 일과 아침일기 만큼은 꼭 쓰려고 한다. 글을 쓰는 일 자체가 집중하게 하고 정리하는 일이므로 어찌되었건 쓰고 또 쓸 일이다. 기분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날은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사람은 기분이라든가 사소한 감정에 의지해 하루 온 종일 보내니까 말이다. 아무리 좋은 말들을 읽고, 바른 길을 듣는다고 해도 작은 일 한가지를 꾸준히 하는 실천을 따라갈 수 없다. 주커버그나 배달의 민족 김봉진 같은 사람들과 우리와 다른 점은 한 가지다. 그들은 행동한 사람이고 우리는 행동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선거운동 나오라고 뚱뗑이가 전화를 했다...

참소라를 삶았다. 내일은 또 내일의 일이 많다. 신나고 즐겁고 한편으로 겁나는 그런 일들.

참소라를 삶았다. 이마트에서 샤워기 걸개를 사고, 한살림, 초록마을을 들러 장을 보다가 참소라 1.3키로 짜리를 23,000원에 사왔다. 솔로 대충 닦고 솥에 넣고 물을 소라 높이 만큼 채우고 삶았다. 물이 많으면 싱거워지니 되도록 소라 높이와 같든가 약간 아래로 해서 조금 넣는다. 15분~20분 정도 삶고 젓가락으로 끼워 소라 껍질을 돌려가며 속을 꺼낸다. 소라가 좀 작은 느낌이다. 소라 속살 내장부위 겉표면에 붙어있는 보라색이나 청록색 또는 갈색으로 보이는 띠를 꼭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연휴 시작부터 참 일사분란하고 치열하다. 밖으로 돌아다니는 님 때매 화 난 사람이 있어 소라찜에 와인 한 잔 하면서 무사히 넘겼다. 내일은 또 내일의 일이 많다. 신나고 즐겁고 한편으로 겁나는 그런 일들.

스스로 감당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거세게 항해해야 할 일이다.

달리고, 또 달리고, 끝까지 달리니 긴 연휴 첫날이 간다. 동호회 어르신이 일 년 전 모임 때 갑자기 심장이 멈추었다고 한다. 그때 주위에 있던 몇 분이 심폐 소생술(CPR)을 하고, 119에 전화해서 살아나셨다고 한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경우다. 그분이 오늘부터 딱 364일 전 오늘 죽었다가 살아난 지 1년이 되었다고 백설기를 대접하고 미역국을 함께 먹었다. 가끔 볼 때마다 늘 행복하신 모습이었다. 즐겁지 않은 모습이 없고, 특히 나이가 많으신데도 사진 찍는 것에 열심이었다. 죽었다 살아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하다. 마치 우주 저편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다시 땅으로 귀환해 살아나가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을까. 정말 죽기 직전에 과거의 삶이 주마등처럼 눈앞으로 지나갈까. 현재를 살아가는 ..

서울 하프 마라톤에 입고 나가려고 주문한 반바지가 도착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배송이 뭐길래 그걸 줄이려고 전 세계가 나서서 이렇게 부산을 떠나 모를 일이다. 기다림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을 진정 잊은 것 같다. 아니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않음으로 예기치 않은 기쁨을 맛보는 일도 새삼스럽지 않은 일인가 보다. 배송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는 지구 곳곳에서 쉬지 않고 진행된다. 2017년 4월 30일 서울 하프 마라톤에 나가려고 반바지를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어제 입금했는데 오늘 도착한거다. 빠르다. 알고보니 집착이었다. 갈망이었다. 절벽 아래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에 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절벽 아래고 뛰어 내리고, 불을 향해 돌진하는 그런 눈 먼 집착같은 것이었으리라. 지독하게 냄새가 심하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냥 수시로 떠오를때마다 생각만 하고, 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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