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2022년 성찰,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지구빵집 2023. 1. 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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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기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2021년 11월부터 정말 갖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 다르게 살기로 결심했다. 매일 경제 신문을 구독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아침 5시에 일어나고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썩 잘하지 못했지만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임에도 잘 해냈다. 생활에 진공을 만들면 무엇으로든 채워진다. 비워진 것이 사람이든, 습관이든 강제로 빼앗기든, 세상을 떠나든 형태가 어떻든 삶은 비우고 채워지는 과정이다. 꿈을 잃어버린 채 살던 대로 사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은 어려웠다. 5월이 지나고 많이 지쳤다. 8월 미국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아들 덕분에 코로나 확진으로 모든 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스펀지속에 있던 건더기와 진득한 액체가 스펀지와 함께 모두 말라 굳어졌다. 다시 처음 물을 빨아들이기 전 스펀지처럼 말랑해지기를 고대했다. 바로 새로운 꿈을 스펀지가 흡수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더 되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일이든, 달리기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제 겨우 페이스를 찾았다. 2022년을 시작하며 올린 반성과 계획을 다시 읽어본다.

 

2022년은 사자처럼. 성과를 내는 일에 집중하고, 주의 분산하지 않기.

 

매년 해가 바뀔 때 남자는 불만 투성이었다. 남자가 가진 것들과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꼭 해야 하는 일 말고 다른 것들에 눈 돌리는 일, 습관으로 굳어진 쉽게 포기하는 것들, 지금 어울리는 사람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돈이 없어 못하는 상황들, 가족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조바심이 들고, 늘 쫓기며 사는 생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현실에 불만이었다. 주로 성과와 반성할 점, 개선점, 다른 방식으로 수행하면 더 좋을 아이디어를 적는다. 회고도 아니고, 과거를 곱씹지도 않는다.  시간을 내 천천히 깊은 성찰을 한다.

 

 

반짝이는 손과 마라톤 시계와 흰색 셔츠

 

자기 자신에 대해 알기

 

점점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있다. 여행이 주는 영감은 순간적이라서 우주여행을 제외하고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학교 행사로 이곳저곳 다녀보니 여행도 과정의 일부였다. 마라톤처럼 반드시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과정이었다. 갑자기 여행이란 것이 좋아졌다. 대단한 깨달음을 주고 사람이 변해서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어울려 일할 때 잘하는 사람이다.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좋아하지만 누군가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짓을 잘하는 사람, 세미나와 포럼에 참가해 다른 분야에서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보는 일을 선호하는 사람, 굉장히 자유롭지만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 가끔은 꾸미고 외면적인 것에 마음을 뺏기는 사람이다. 맡은 일을 잘하지만 습관적으로 잘 포기하기도 하고, 경영자가 되면 정말 잘할 사람이다. 원하는 것이 있어도 손을 뻗어 가지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리더로 행동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리더를 도와 일하는 참모나 비서가 어울리는지, 사람을 좋아하는지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단호한 사람인지, 자신의 감정과 이익을 우선하는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타적인 마음이 강한지, 이성적인지 감성적인지, 진득이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지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지, 돈을 힘겹게 버는 스타일인지 아니면 의도하지 않아도 뭉텅뭉텅 돈이 들어오는 사람인지, 저축하는 사람인지 폼나게 돈을 잘 쓰는 사람인지,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인지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인지 아는 것이 먼저다. 남자는 자신을 조금씩 더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당연히 가만히 생각으로는 자신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경험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겪고 나서야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달리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모두 비웠다. 누군가 매번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일을 이어받아 토요일 정모 행사를 올리고, 어쭙잖은 달리기 글을 올렸다. 사진 정리도 정기적으로 하고 운영진 자료실에 모든 행사에 대한 내용과 방법을 올렸다. 지나간 다른 회원의 일을 올리고, 대회에 나가든가 울트라 마라톤을 달리든가 새로운 기록을 낸 사람의 일에 대해 기사와 영상을 링크로 만들었다. 구성원 개개인의 경조사나 주목할 만한 일이 있다면 공개를 허락받아 내용을 자세히 알렸다. 

 

2022년 런저니 메달

 

이제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하였고, 때로는 의무감으로도 하던 일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좋았다. 더군다나 운영진으로 하는 일은 즐거워서 하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하기 싫어도 글을 쓰고 결과를 알리는 훈련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에선 가장 빠른 것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다. 문제는 속도가 중요한 환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한동안 멍한 상태, 아무 생각 없이 산책하는 시간, 가만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것은 자신에게 문제가 된다. 우리는 일을 안 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일을 해서 문제다.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는 것이 이치다. 그런 것들을 보통 뻔하다고 하거나 자명(自明)하다고 한다. 

 

남자가 쓰는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글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보면 된다. 굳이 모두에게 알려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을 무임승차라고 부르든, 누군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판단에 굳이 휘둘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아무나 읽고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한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든 어른들은 아이가 어릴 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보는 것조차도 아깝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면 그런 말을 할까.  

 

 

학교

 

처음엔 좋았지만 점점 있고 싶은 마음이 옅어진다. 사람이나 환경이나 즐겁고 행복한 것들이 영원하기는 고사하고 끝까지 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떤 자리가 요구하는 형식적인 것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맞출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것이 안 되면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벗어나기를 크게 원하지 않지만 남자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이곳은 남자에게 맞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탈출하든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 멈추지 않고 실천하다 보면 저절로 도달할 것이다. 남자는 늘 그렇게 방향과 목적지를 정하고 도착했다.

 

학교에서 하는 일이 좋은 것은 새로운 일을 알아가고, 새로운 책을 읽고, 주위를 둘러싼 풍경이다. 학기 말이면 남자가 일하는 사업단에서 워크숍이나 성과 공유회로 제주도와 여수에 다녀온 일도 좋았다. 평소에 여행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미국을 다녀온 이후로 관심을 많이 갖는다. 변하든 변하지 않든 꼭 여행이 그런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이 주는 과정 자체를 좋아해야 오래간다. 맡은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이 크다. 재능이나 지식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게 가장 우선이다.

 

 

독서

 

2022년에 연구실 바로 앞에 있는 학술 정보관에서 131권의 책을 대출했다.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아비투스 같은 책은 3번을 읽었고, 부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빌렸다. 오히려 기술에 관한 책을 덜 빌렸다. 문학은 주로 소설이나 글쓰기, 사회과학 서적은 심리와 경제, 철학책은 명상이나 자기 계발에 관련한 책을 빌렸다. 아직도 남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책을 읽을 때는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한다. 급여의 10%를 떼서 저축이나 투자를 하라고 하면 한다. 매일 감사하는 일을 적으라고 하면 적는다. 끌어당김을 실천하라고 하면 그대로 한다. 잘하는 방법 10가지를 읽으면 계속 반복적으로 행동해 10가지를 익힌다. 마케팅에 관한 내용이라면 실제로 무언가를 팔아보도록 노력한다. 글로 배우는 세상은 허상이다. 실제 경험해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육체적 강인함이 그렇고, 풍족한 부를 이루는 일이 그렇고, 사람과의 관계가, 사랑이 그렇다.

 

도서관이 없었다면 평균적으로 매월 10만 원의 도서 구입비가 들어갔을 텐데 학술 정보관이 있어서 술값으로 대체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삶은 항상 그렇다. 책을 조금 덜 읽기로 한다. 이제는 읽을 만큼 읽고, 찾을 만큼 찾았다. 이제 읽는 것을 그만두고 행동하고, 찾는 것을 그만두고 찾는 법을 배워라.

 

 

주제별 대출 성향표

주제별 대출 성향표

 

주제별 대출 성향표

 

월별 대출 추이

 

월별 대출 추이
월별 대출 추이

 

 

 

여행

 

남매들이 돌아가면서 주말에 청주 부모님 집에 다녀온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내키지 않았는데 지금은 받아들이고 좋은 마음으로 다녀온다. 부모님의 삶은 나의 삶일 수도 있으니까. 나는 또 그분들에게 배운 대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2월에 춘천 김유정역을 다녀오고, the way 카페에서 놀았다. 7월 초에 사업단에서 진행하는 제주도 하계 워크숍이 있었고, 7월 13일 16:00시에 인천 항공을 떠나 미국 LA로 출발했다.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LAX에서 7월 27일 12:30분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2월에 여수 동계 워크숍이 있었다. 속초와 강릉에 여자와 한 번 가고, 친구들과 두 번 다녀왔다.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어떤 곳을 가든 좋았다.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음식, 새로운 사람들을 보는 일은 꽤 낭만적이었다. 집 주변의 꽃과 돌멩이 하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처럼 낯선 곳의 똑같은 것들도 제법 아름다웠다. 다니다 보니 내가 여행이란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동일한 곳에 머물러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듯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블로그와 글쓰기

 

티스토리 블로그 글을 스크래핑하는 프로그램으로 목록을 가져와 분석하니 2022년에는 718개를 발행했다. 주말에는 발행하지 않고, 글을 쓰고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보통 매일 2~3개의 글을 발행했다. 적은 수는 아니었지만 의무적으로 한 것은 아닐까? 하기 싫어도 했다면 좋은 일이지만 습관적으로 했다면 유익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에 도달할지 알아야 한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부르제(Paul Bourget) 


티스토리 블로그는 글을 쓰고 비공개로 하면 발행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과거의 글도 현재 발행하면 발행 시점의 날짜와 시간으로 바뀐다.(이때 글 발행을 글 번호로 하였다면 번호 순서로 과거 글임을 알 수는 있다.) 반대로 지금 글을 써서 과거로 발행할 수는 없다. 과거 글을 수정하여 발행할 수 있다. 블로그 글 목록을 글 제목, 발행시간, 카테고리, 글 링크 등 모든 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현재는 글 목록 정보를 저장하여 대략적인 포스팅 개수를 파악하는데, 더 상세한 프로그래밍을 배워 글 목록뿐만 아니라 월 별 포스트 개수와 카테고리별 발행 개수도 자동으로 분석하도록 만든다. 그래프로 보기 쉽게 나타내주면 더 좋을 것이다.

 

“글쓰기란 본질적으로, 그것을 통해 그리고 그 결과로써, 내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게 해 줄 어떤 작업을 감행함으로써 실현됩니다. 내가 하나의 연구, 한 권의 책, 또는 또 다른 무엇이든, 어떤 것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그 글이 어디로 갈지, 어떤 곳에 다다르게 될지, 내가 무엇을 증명하게 될지, 정말 알지 못합니다.”- 미셸 푸코

 

 

춘천 김유정 역

 

 

유튜브


108명을 달성했다. 

 

 

돈 벌기

 

2022년 1억을 벌기로 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달리기와 운동

 

"살면서 참 많이 달렸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어쩌면 그만 달린다는 이야기, 아니면 앞으로 더 달려야겠다는 말이 다 들어 있는 말이다. 달리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면 구구절절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낼 것만 같은 말이다. 언제까지 달려야 하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학교가 개강하는 3월부터 한양대학교 ERICA 검우회에 가입해 아이들과 검도를 시작했다. 신갈에서 회사 다닐 때 배우고 얼마만인지. 검우회에는 여자 아이들이 많았다. 칼을 휘두르는 아이들은 모두 날렵했고 동작도 빠르고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길어야 두 학기, 짧으면 한 학기를 배운다. 학년에 바뀌어 계속 운동을 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2년이다. 함께 운동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월별 달린 거리를 잘 유지하다 중간에 멈춘다. 마라톤 시계 가민 앱에서 나온 통계를 살펴본다. 2022년에는 1,306km를 달렸다. 언제 지구 네 바퀴를 달릴 수 있을까? 사막이라도 가야 하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해석하는 사람이 조작을 하는 게 문제다. 

 

시계를 가지고 달린 이후로 달리는 재미가 약간 줄어드는 느낌이 들고, 기록도 많이 다운되는 느낌이다. 달리는 중에는 몸 상태와 오로지 아무 생각도 없이 달리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시계를 보면 거리와 페이스, 몸 상태, 호흡, 주로 예측 등 많은 생각을 하니 기록도 좋지 않다. 당분간 시계를 멀리해야겠다. 단순한 것에서 점점 복잡해진다면 이미 실패한 것이다. 다시 단순함으로 돌아가기는 또 어렵다. 다른 모든 상황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명심하라.

 

 

2022년 1월 123km

2022년 2월 137km

2022년 3월 136km

2022년 4월 135km

2022년 5월 112km

2022년 6월 41km

2022년 7월 94km

2022년 8월 67km

2022년 9월 127km

2022년 10월 158km

2022년 11월 92km

2022년 12월 84km

 

2022년 월별 달린거리

 

 

2022년 12월 달리기, 삶은 내리막길이다.

2022년 11월 달리기, 달리기는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태도와 같다.

2022년 10월 달리기, 세 번의 큰 마라톤 대회 완주

2022년 9월 달리기, 쉬운 것들에 감사해야 한다.

2022년 8월 달리기, 우리가 죽는 순간엔 지극히 단순해진다.

2022년 7월 달리기,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

2022년 6월 달리기,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

2022년 5월 달리기, 꼴값 떨지 말고 잘 달리기나 해.

2022년 4월 달리기, 살면서 참 많이 달렸다.

2022년 3월 달리기, 자기 수양이란 하기 싫은 때조차 할 일을 하는 것

2022년 2월 달리기, 중요한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2022년 1월 달리기, 달리기는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는 것

 

 

 

2022년 마라톤 완주 메달

 

 

국립 현대 미술관 과천, 이건희 특별전 모네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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