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이 가을, 어제도 오늘도 속절없이 눈부시다. 3개의 마라톤 대회를 평온하게 완주했다. 벌써 가을이다. 어제도 오늘도 속절없이 눈부시다. 며칠 째 길고양이 포도가 베란다에 오지 않는다. 대신 타작한 볏단 같은 누런색 큰 고양이가 베란다 문 앞에 얼쩡거린다. 우리 집 주위 영역을 아마도 빼앗긴 걸까? 그래도 그렇지. 주인집에서 지하층에 이사 오는 집을 위해 잡아간 것이란 강한 의심이 든다. 앞으로는 "뼈가 보약" 상표 고양이 사료를 매달 사지 않아도 되는 건지. 고양이 소리를 주위 집에서 모두가 싫어해서 차라리 잘 가버린 건 아닐까. * 속절없다는 한자로 알기 쉬우나 순우리말이다. 사람이 아무리 애를 써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그치지 않는 눈물이라는 뜻이다. 결국 세월을 멈추거나 ..